지난 13일에 열린 제 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반중 기조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약 4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에 중국은 대만 선거 전 대만해협에 수시로 항공모함 등을 출격시키고,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대만해협에 전쟁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구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라이 후보 당선으로 역내 질서가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심화할 경우, 북한을 등진 한국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봤다.

13일에 열린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와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오른쪽)의 당선 기자회견. 사진 라이칭더 페이스북
13일에 열린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와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오른쪽)의 당선 기자회견. 사진 라이칭더 페이스북

앞서 외교부는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대만의 선거 결과를 잘 지켜보았으며, 앞으로도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계속 증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대만과 관련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면서 한-중 간 긴장이 높아진 바 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대만 경제의 핵심을 이루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해왔다. 특히 대만이 보유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해외 생산시설 투자에 긍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으로 TSMC가 최근 힘을 싣고 있는 해외 사업확장 및 투자확대 기조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TSMC는 독일을 비롯해 일본, 미국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특히 일본에선 구마모토에 1공장 구축 작업을 최근 마쳤고 2공장 건설 계획도 이미 확정했다. 3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친미 성향인 대만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TSMC가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특히 미국 반도체 산업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수록 일각에선 국내 반도체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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