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e you heard of ‘The Soombisori’?

제23회 IYF영어말하기대회에서 곽예승(경기대학교 3학년)씨가 1등에 해당하는 국회 교육위원장 상을 수상했다. 원고 내용이 좋아 영문과 국문으로 소개하면서, 생생한 스피치 도전기도 들어본다.

오랜 세월 해녀로 살아오신 할머니는 제주 해녀박물관에 소개되었다. 사진제공 곽예승
오랜 세월 해녀로 살아오신 할머니는 제주 해녀박물관에 소개되었다. 사진제공 곽예승

‘호오이~~~ 호오이~~~’ 숨비소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나의 할머니는 제주 마을 ‘하도리’에 사는 해녀입니다. 할머니는 열아홉 살부터 여든 살이 된 지금까지 60년 이상 해녀로 살아오셨어요. 해녀는 산소 공급 장치 없이, 오직 자기 의지로 호흡 조절을 해가며 해산물을 채취합니다. 그 때문에 바닷속에서 숨을 참고 있다가 수면에 올라오면 곧바로 이산화탄소를 내뿜죠. 이때 생기는 특유의 소리가 있는데요. 우리 귀에는 휘파람 소리와 비슷하면서도 길이는 훨씬 긴 ‘호오이~’와 같은 소리로 들립니다. 이를 ‘숨비소리’라고 부릅니다. 산소통을 메고 바다에 들어가면 더 오래 머물며 많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바로 여기에 해녀 정신이 있습니다. ‘가진 능력 이상은 욕심부리지 않는 마음’이지요. 저에게는 해녀란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이며, 동화에 나오는 인어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저는 우등생이었습니다. 학업 성적이 꽤 좋아서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았고, 수상도 많이 했죠. 그러니 더 잘하고 싶었어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작스레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학교도 다닐 수 없게 되었죠. 병을 인정할 수 없었던 저는 아픔을 참아가면서 공부했고 몸은 더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내색하진 않았지만 저는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어느 날, 저는 치료를 받으려고 제주도에 내려갔어요. 그때, 할머니가 물질하러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일을 마친 할머니가 저를 불러 말했어요. “해녀들 사이에 내려오는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숨이 다 되면 너의 것이 아니다. 눈을 감고 나오라.”

할머니는 위험천만한 바닷속에서 욕심을 부리다 목숨을 잃는 동료들을 많이 보았다고 했어요. 욕심을 부리는 순간 바다가 자신을 집어삼킬 것을 아는 해녀들은, 딱 자신의 숨만큼만 머물며 바다가 주는 만큼만 가져온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어쩌면 해녀들이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쉬며 내는 숨비소리는 오늘도 욕심을 떨쳐냈다는 안도의 한숨인 것 같기도 하다며 웃으셨어요.

생각해보니 세상에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욕심을 부리다 끝내 그 욕심이 자신을 집어삼키거나 예상치 못한 일로 무너지는 사례가 무척 많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자신의 숨만큼만 머물다 단호히 돌아서는 것이 그때의 저를 살리는 길이라고요. 바닷속에서 욕심을 부렸다간 숨을 먹게 되고, 그 물숨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맙니다. 그래서 숨비소리는 들숨과 날숨,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내뱉는 영혼의 소리라고도 불리죠. 때문에 해녀의 위대함, 저희 할머니의 위대함은 수십 년간 바닷속에서 실천해온 ‘절제’에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병에 걸린 제게 수면 위로 빨리 나와서 숨을 쉬라고 말하고 계셨어요. 그렇게 제 욕심을 내려놓고 보니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것도, 남들보다 1년 대학에 늦게 입학하는 것도 아무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매일 집 밖을 나가기 전 되새기는 말이 있어요.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나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 여러분들도 혹 지금 숨비소리를 낼 때는 아닌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린 시절, 하도리 바닷가 앞에서 할머니와 찍은 사진. 시진제공 곽예승
어린 시절, 하도리 바닷가 앞에서 할머니와 찍은 사진. 시진제공 곽예승

Hooui~ Hooui~ Have you heard of ‘The Soombisori’? My grandmother is a haenyeo, a female diver from the village of Hadori on Jeju Island. She started at age eighteen and has been diving for more than sixty years. Her movements underwater make a ‘Hooui’ sound as she collects marine products using controlled breathing without the aid of an oxygen supply.

After resurfacing, haenyeo quickly exhale. This kind a sound like a whistle but much longer, like ‘Hooui~’. That’s the sound of the throat closing up. People call this sound ‘the soombisori’. Although haenyeo could dive longer with oxygen tanks, they choose not to. Thanks to the haenyeo spirit: they don't exceed their natural capabilities. To me, they are like goddesses protecting the sea, even more beautiful and noble than Western mermaids.

In high school, I excelled academically, earning admiration and awards, but the pursuit of more and more left me unsatisfied until I lost the ability to be content. Then, at the age of 18, I was diagnosed with a sudden autoimmune disease. Suddenly I had to leave school and because the disease was not officially recognized, I endured the pain and my health got worse. At that time, I hid my emotions, but I was afraid of death.

One day, I went with my grandmother to the seaside on Jeju Island, where I saw many haenyeo. My grandmother dove into the sea, a place that could turn into her grave at any moment if she were to get too greedy. She told me, “If your breath runs out, the sea won’t be yours anymore. So just close your eyes and come out.” Perhaps, the ‘Hooui~’ sound they make when they come up for air is a sigh of relief, knowing that they have resisted greed once again.

How many times have people’s insatiable desires led them to downfall, swallowing them like the sea? That’s when I realized. The path to saving oneself lies in accepting only what you can handle. Breathing just enough, is the key to survival. Maybe the ‘Hooui~’ sound also represents the soul transcending life and death. My grandmother’s greatness lies in her restraint: working in the deep sea for decades, yet only collecting marine products in proportion to her breath’s capacity.

My grandmother wanted me to come out of my own sea and breathe. After letting go of my greed, I realized that being a year late for college or leaving high school wasn’t a problem at all. Since that day, I made a vow: “Do not covet today. Just breathe in as much as I can.” I discovered my own sea of life and I hope all of you listening can also just breathe and reflect on your own life’s breath. Thank you.

1등 수상자 곽예승 인터뷰

스피치 대회 참여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익숙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새로운 일이나 부담스러운 일은 어떻게든 피하려 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올해 초에 ‘부담스러운 일을 하나라도 해보자.’라고 다짐했는데, 이번 대회 소식을 듣고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심정으로 도전했어요.

스피치 초반부터 ‘숨비소리’라는 생경한 단어와 할머니 사진이 청중의 이목을 끌었더군요.

사실, 처음에는 해양 오염을 주제로 원고를 쓰려 했어요. 그런데 ‘바다’를 떠올릴수록 저희 할머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점점 잊혀가는 ‘해녀’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해녀들의 ‘숨비소리’와 제 삶의 이야기를 연결해 원고를 완성했습니다. 발표 때 할머니 사진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할머니에게 연락을 드렸는데, 일하는 사진이 한 장도 없다고 하셨어요. 제가 해녀 박물관에 연락하는 등 수소문하고 있을 때, 할머니가 사진을 몇 장 보내주셨어요. 일하러 나가셨을 때 동료 할머니에게 부탁해 찍은 것이었죠. 대회에 나간다는 손녀를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사랑이 느껴졌어요. 대회날 스피치 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실시간 송출되었는데 그때 할머니가 꼭 보겠다고 하셨는데요.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IYF 영어말하기대회 글로벌 시대에 영어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에서 (사)국제청소년연합이 처음 시작한 대회. 올해 23회를 맞은 국내 최대의 영어말하기대회에는 중고등부, 대학부에 1천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본선을 통과 한 76명 학생이 결선에 올랐다.대회에서 스피치 하는 곽예승 씨. 돋보이는 영어 실력과 감동적인 내용으로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사진 IYF
IYF 영어말하기대회 글로벌 시대에 영어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에서 (사)국제청소년연합이 처음 시작한 대회. 올해 23회를 맞은 국내 최대의 영어말하기대회에는 중고등부, 대학부에 1천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본선을 통과 한 76명 학생이 결선에 올랐다.대회에서 스피치 하는 곽예승 씨. 돋보이는 영어 실력과 감동적인 내용으로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사진 IYF

특히 어떤 부분에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암기’에 자신이 없는 편이에요. 남들보다 ‘몇십 배’로 연습해야 한다는 각오로 학교 가는 길에도, 밥 먹을 때도 종일 원고를 외웠어요. 또 제스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발음은 괜찮을까? 고민이 되어서 주변 외국인 친구들에게 여러 번 피드백을 부탁했습니다. 끝까지 더 좋은 표현법을 찾아 수정하고 연습했어요.

스피치 대회 참여를 망설이는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에 1년 늦게 입학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뒤처진 게 아닐지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 생활을 하면서 보니 그 ‘1년’이 웬만한 어려움을 이기게 하는 단단한 마음을 만들어주었더군요. ‘어려움’은 거친 겉모습과 달리, 반드시 따르는 선물이 있다고 생각해요. 혹 ‘실수’나 ‘실패’가 두려워 망설이고 있다면 꼭 대회에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람마다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수상 여부도 다 다르겠지만 분명 도전한 만큼 성장해 있을 거예요. 저희 이야기를 마음껏 말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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