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을 품으라

저는 1944년에 태어났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듬해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으로 있었을 때의 일을 잘 모릅니다. 역사 자료들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압니다.

우리나라를 점령한 뒤, 일본은 중국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일본에게 전쟁을 확대시키는 것이 좋지 않으니 중국 침공을 그만두기를 요청했습니다. 일본은 ‘남이야 전쟁을 하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라는 식으로 미국의 의견을 묵살했고, 그 일로 미국은 그동안 일본에 해왔던 석유와 고철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미국의 고철 수출 중단으로 일본은 전쟁 무기를 만들 철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철로 된 물건들을 모두 수탈해갔습니다. 나중에는 밥그릇은 물론 숟가락, 젓가락까지 다 빼앗아갔다고 합니다.

미국의 보복적 대응에 화가 난 일본은 야마모토 장군에게 미국을 공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야마모토는 일본 함대를 이끌고 하와이 섬으로 갔습니다. 공격이 있던 날 아침, 수백 대의 일본 전투기가 미국 태평양 함대의 기지가 있던 하와이의 진주만으로 날아갔습니다. 진주만에 주둔해 있던 미군은 본토에서 오는 아군 비행기로 알고 무방비 상태에 있다가 공격을 당했습니다. 항공모함 애리조나 호가 침몰하고 2천 명이 넘는 병사들이 죽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몇 년 후, 미국 항공모함이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원자탄을 실은 전폭기가 일본 본토로 날아가 히로시마에 투하했습니다. 사흘 뒤에는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다시 투하했습니다. 그 일로 일본 천황은 항복했고, 제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일러스트=안경훈
일러스트=안경훈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어느 나라든 각기 추구하는 바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시작된 뜻을 따라 전쟁도 하고, 평화롭게 살기도 합니다. 국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도 모두 각기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렇게 지내면서 형성된 마음을 따라서 살아갑니다. 자신이 잘났다는 마음이 형성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얕잡아보거나 무시하고, 심하면 함부로 대합니다. 자신이 잘났거나 힘이 있다고 생각하면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반대로 자신이 부족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겸손한 자세로 삽니다. 남을 해치거나 남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하지 않고, 주위 사람을 생각하면서 삽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인생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일본이 진주만 공격을 성공시킨 뒤, 앞으로 모든 일이 자신들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자신보다 힘이 훨씬 센 미국 앞에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도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만나면, 우리 뜻은 그 앞에서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큰 권력을 가졌거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손쓸 수 없는 일을 만나 추락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제가 태어나고 이듬해에 우리나라가 해방되었고, 5년 후엔 다시 한국전쟁이 일어 났습니다. 전쟁은 정말 비참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학교 친구들 가운데 아버지를 잃거나 어머니를 여읜 친구가 많았습니다. 부모를 다 잃어 고아원에서 지내는 아이도 많았습니다.

당시는 우리나라가 무척 가난했던 데에다 전쟁 직후여서 사는 것이 정말 어려웠었습니다. 무엇보다 먹을 것이 없어서 배가 고팠습니다. 저도 소년 시절에 배가 고파서 친구들과 도둑질을 많이 했습니다. 밀이 익어갈 무렵이면 친구들과 남의 밭에서 밀 이삭을 꺾어 산에 올라가서 불을 피워 구워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남의 밭 땅콩을 캐서 먹기도 하고 참외를 따먹기도 하고, 과수원에 들어가서 사과를 따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가면 지은 죄를 고백하며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죄를 짓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짐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다시 나쁜 짓을 했습니다. 제 뜻과 상관없이 저는 죄에 지배를 당하면서 살았습니다.

일러스트=안경훈
일러스트=안경훈

새로운 힘이 생겨 나를 이끌어가고

저는 내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나쁜 놈이라고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죄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힘이 빠져, 어느 순간부터 손에 성경을 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마음이 보였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알게 되자 더러운 내 마음이 더 또렷이 드러났습니다. 내가 거짓되고 추하고 악하고 더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을 버리고 나도 예수님과 같은 마음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경 말씀이 내 생각과 맞지 않지만, 내 생각을 버리고 성경 말씀을 하나하나 마음에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성경 말씀을 마음에 받아들이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힘이 생겨 나를 이끌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힘이 세서 우리나라를 지배했지만 힘이 더 센 미국 앞에 항복해 우리나라가 해방되었습니다. 그것처럼 죄가 나보다 힘이 세서 나를 지배했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생겨 나를 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 삶이 점점 밝아지고, 점점 깨끗해졌습니다. 내 마음이 조금씩 예수님의 마음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받아들이면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빌립보서 2장 5절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우리에게 성경은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하는 말에는 우리 마음이 담겨 있는 것처럼, 성경 말씀에는 예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으면 예수님의 마음이 보입니다. 성경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리 마음에 예수님의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예수님처럼 변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면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서 마음의 세계를 연구해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마인드교육으로 집대성하였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신기한 마음여행》, 《마인드교육:원론과 사례연구》등 자기계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6권과 신앙서적 67권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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