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스킬을 배우는 인턴십

인턴이라고 하면 의과대학 6년을 졸업하고 수련을 받는 의사를 많이 떠올린다. 병원의 다양한 과에서 의사의 보조역할을 하면서 업무를 익히고 일의 특성을 배우며, 향후 어느 분야를 전문으로 할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으로서 졸업 전에 직장에서 업무를 통해 일을 배우면서 취업준비를 한다는 면에서는 의사의 인턴 과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이론으로만 배우게 되지만, 직장에 투입되면 일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에 기여하는 것을 체험하며 일을 통해 직무능력을 키우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어떤 직무가 나의 적성에 맞는지, 취업 준비를 위해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를 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체험이자 역량강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 ‘OJT’라고 하는 ‘온더잡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온더잡 트레이닝은 내가 실무를 할 때 필요한 업무를 미리 익히고 그 일을 하기 위한 것들을 준비하는 ‘일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턴은 일 경험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 경험을 하면서 스킬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보통 우리는 하드 스킬Hard Skill을 이야기한다. 하드 스킬이란 어떤 규정 또는 프로세스나 일하는 방법, 문제해결 역량을 배우는 것이다. 인턴들은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서 문제해결 역량 등을 배운다. 인턴 과정을 수행할 때 대체로 일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일을 잘하기 위해선 직무능력은 물론, 관계역량과 상황대처 능력의 필요성을 깨우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사진 언스플래쉬
사진 언스플래쉬

소프트 스킬을 배우는 멘토링

인턴십은 하드 스킬을 배우는 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조직 생활에서 어떻게 소통을 하고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 또 어떻게 인정을 받을 것인가 이런 부분들을 살펴보면 결국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의범절과 같은 부분은 학교에서 가르쳐 준 적이 없고 회사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알려 주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사람의 이런 능력들은 테스트할 방법도 없다.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모르는 건 다 똑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누구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협력을 받는 사람이 되는 반면에 어느 누구는 배척당하는 사람이 된다면 결국 이는 인턴십의 개념보다는 멘토링의 개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멘토링이라고 하면 선배가 후배에게 삶의 지혜 등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나, 디지털 리터러시가 강조되는 지금은 후배가 선배를, 사원이 간부나 임원을 가르치는 ‘리버스 멘토링’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처음 사회에 진출하는 젊은이가 사회생활을 먼저 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배우는 일반적인 멘토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회생활에서는 어떤 선배를, 어떤 상사를 만나는 가도 자신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다. 이는 선배나 상사로부터 일에 대한 코칭과 함께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적응이 빠르고 인정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링은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현명한 것인지, 소위 말해서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것이다. 아무리 내게 훌륭한 멘토와 코치가 있어도 자기 스스로 성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따른다. 누군가가 끌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 즉, 스폰서가 있으면 좋다. 내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코치,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의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멘토, 그리고 나를 인정하고 나에 대해 호감을 갖는 선배나 상사가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직장은 없을 것이다. 어떤 선배,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나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윗사람들과의 관계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도 연결된다.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인토링

인턴십과 멘토링의 특성을 묶은 ‘인토링’의 개념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코치나 멘토를 만나는 것은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다. 똑같은 조건의 인턴이 있다고 가정하자. 똑같은 지시를 했는데 어떤 인턴은 일하는 과정에서 선배나 상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보거나 자기의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알아보는 등 부족함이 있어도 잘하려고 노력하며 책임감을 갖는다면 선배나 상사는 그 인턴에게 호감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할 것이다.

멘토의 경우도 내가 원한다고 그 멘토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나의 멘토가 되고 싶어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윗사람과 대화할 때 메모하고 실천하며 또 실천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고,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한다면 직장 상사나 선배는 흥이 나서 더 잘해줄 것이다. 또한 책임감이 강하고 겸손하며, 배우려는 의지와 희생정신이 있고 예의도 바르다는 평을 듣는 인턴이나 신입사원이 된다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도 너그러이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사람의 편에 서서 도와주려고 하며 기회가 되면 이끌어주려고 할 것이다. 결국 인턴이든 신입사원이든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코치나, 멘토, 스폰서 역할을 자청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만약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나를 지원해주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직장에서의 나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 인턴은 일만 배우려 하지 말고 직장생활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멘토링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턴십과 멘토링을 합친 ‘인토링’을 제안하는 것이다. 인토링으로 여러분이 인턴으로서 그리고 멘티로서 겸손하게 선배나 상사가 이끌어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즉각 실행을 하고 리뷰를 생활화하다 보면 선배와 상사가 더 도와주려고 할 것이다. 또한 그들은 앞으로 여러분을 성공의 길로 끌어주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글쓴이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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