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이 내게 소중한 이유

제23회 IYF영어말하기대회에서 윤서린(연세대학교 1학년)씨가 최고상인 국회의장상을 수상했다. 청중을 감동시킨 그의 스피치 내용을 국문과 영문으로 소개한다.

여러분은 살면서 매일 기다려지는 것이 있나요? 누군가는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라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때로는 거창한 질문이 가장 간단한 답을 갖고 있죠. 제 대답은 바로 ‘아침 식사’입니다. 크림치즈와 아보카도를 올린 베이글을 먹든, 따뜻한 밥 한공기에 계란후라이와 김치를 먹든, 든든한 아침 식사는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뜻합니다. 아침 식사를 거른다는 건 제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한마디로 저는 ‘아침밥 애호가’입니다. 아, 제가 언제나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해외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저는 ‘외국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성장해야 했어요. 어린 시절 기억 중 하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겁에 질린 채 교실에 앉아 있던 제 모습입니다. 당시 전 유일한 한국 학생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울고 투덜거리는 날이 많았습니다. 제 입맛에 맞지 않는 현지 음식이며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엄마에게 불평을 늘어놓았죠. 그때부터 엄마는 매일 한국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챙겨주셨어요.

사진 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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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는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최대한 늦은 시간에 알람을 맞추곤 했어요. 당시 아침 식사는 제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죠. 엄마는 항상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며 “서린아! 아침밥 먹어야지. 한두 숟가락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셨지만 저는 “시간 없어, 늦었어! 아침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라며 짜증스럽게 답을 했어요. 엄마는 어떻게든 아침밥을 싸서 제 가방에 넣어주셨고, 저는 그걸 학교 가는 길에 먹곤 했습니다.

그렇게 때로는 아이처럼 고집을 부리기도 했지만, 사실 엄마에게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선 전날 밤에 재료를 손질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부지런함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잘 차려진 아침 식사가 엄마가 나를 향해 “사랑한다!”라고 표현하는 방식임을 알게 된 후, 아침 식사를 거를 수 없었습니다. 언제나 저를 지지해준 엄마를 향한 ‘감사’를 전하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고향의 맛’은 제 정체성을 잊지 않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엄마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랬기에 누구보다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엄마 덕분이었어요. 결국, 자신감은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얻는 평안에서 비롯된다는 것. 엄마의 헌신이 제게 남긴 교훈이었습니다.

아침밥을 사랑하는 소녀의 뒤에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딸이 학교 가기 전에 아침밥을 챙겨주신 부지런한 엄마가 있었습니다. 멀리 집을 떠나와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지금, 종종 집밥의 따스함을 떠올립니다. 저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요. 그래서 저는 아침 식사를 사랑합니다.

What do you look forward to in your life? You might be thinking, “Hang on there, that’s a deep question”. But sometimes it’s the big questions that have the simplest answers. If there is one thing that I never fail to look forward to, it has got to be breakfast. Whether it’s a toasted bagel with cream cheese and smashed avocados, or a warm bowl of steamed rice with fried eggs and kimchi, a good meal in the morning signals an energetic start of a new day and no matter how tired I am, skipping breakfast is never an option. Simply said, I am an avid breakfast-lover. However, it hasn’t always been this way.

Ever since my family moved to live abroad when I was 5 years old, I grew up with my identity shaped by the label ‘foreigner’. One of my earliest memories dates back to my first day in elementary school, sitting in class as a scared young girl. For the first years, I struggled to emerge myself within my classmates, especially being the only Korean student in class. There would be days I would come home crying and whining, and I would complain to my mother about small things, such as the school food not tasting to my liking. From then on, she would never let me skip a tasty meal of Korean breakfast.

Even in the hectic mornings of my high school days, I would snooze my wakeup alarm for as long as possible to squeeze in those extra minutes of sleep. Breakfast would not be in my list of priorities. My mother would always tell me from across the kitchen, preparing breakfast, even in the biggest rushes, “Seolynn, you have to have breakfast! At least have a spoon or two.” Then obviously, the ignorant, stressed high school student that I was would reply, “Mom, I don’t have time, I’m late! What’s so important about breakfast?” Nevertheless, she would always find a way to pack and slide the freshly prepared meal into my school bag and I would end up eating it on my way to school, in fact truly devouring it.

Although I acted childishly stubborn at times, truthfully, I was extremely grateful for my mother who has never failed to prepare home cooked food for me and my brother every single day. With time, I learnt that cooking breakfast for the family required the diligence of preparing the ingredients the night before and waking up early in the morning to prepare the warm dish. That was when I realized cooking breakfast for us was her way of saying “I love you”. Since then, I have never refused to eat in the mornings. Eating breakfast was a response to my mother who has been endlessly supportive of me behind my back.

The taste of home not only allowed me to stay in touch with my Korean identity but also served as a reminder of my mother’s love. Eventually, I was able to thrive in school and my mother undoubtedly deserves credit for the confident, loving person I have grown into now. Confidence is something that comes from within, and from the comfort of a loving family. Her devotion and commitment towards family has taught me that lesson.

Behind a breakfast loving girl, there is a hard-working mother who woke up earlier than anyone to make sure her daughter was fed before school. Now as I am away from home living the life of a university student, I am reminiscing about the warmth of a mother’s meal, but that is also what keeps me going. And that is why I love breakfast. Thank you.

IYF 영어말하기대회

글로벌 시대에 영어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에서 (사)국제청소년연합이 처음 시작한 대회. 올해 23회를 맞은 국내 최대의 영어말하기대회에는 중고등부, 대학부에 1천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본선을 통과한 76명 학생이 결선에 올랐다.

삶의 버팀목이자 원동력인 엄마와 함께.
삶의 버팀목이자 원동력인 엄마와 함께.

수상자 윤서린 인터뷰

‘아침밥’을 소재로 어머니의 사랑을 이야기했어요. 감동적이었습니다.

대회 출전을 결심한 후, 주최측에서 공지한 주제 리스트를 확인했어요. 그중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문구를 읽는 순간 엄마 생각이 났어요. 어릴 적에 ‘슬로바키아’로 이민간 저는 그곳 에서 10대를 보냈어요. 연세대 합격 후 학업을 위해 혼자 한국에 와서 지내고 있어요. 가족들과 떨어져 있으니까 엄마가 아침마다 준비해주신 밥이 무척 그리웠어요.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되돌아볼 수 있었죠. 이런 마음을 차곡차곡 원고에 담아냈어요. 각자의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청중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머님께서도 내용을 읽어보셨나요?

대회가 끝나자마자 전화를 드렸는데 막 우시더라고요. 그제야 원고를 보내드렸어요. 내용이 무척 감동적이셨대요. 제가 너무 그립고 보고싶다고 하셨죠.(웃음)

준비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대회 준비 시기가 시험 기간과 겹쳐서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원고를 쓰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하는 날도 있었죠. 또 제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주로 학교 캠퍼스 주변을 산책하며 밖에서 연습을 했어요. 몸이 피곤한 날도 있었지만, 솔직히 그 시간을 즐겼어요. 고교 졸업식 때, 제가 졸업생 대표로 스피치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의외로 즐거운 경험이었죠. 그 덕분에 발표를 좋아하게 됐어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발표하는 것은 달라요. 스피치만의 매력이 있죠.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스피치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꼭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요?

모든 발표가 끝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올라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그렇네! 내가 이미 성장했구나.’ 하며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물론 대상을 타서 기쁜 것도 맞지만, 이번 대회에 도전한 것 자체가 제게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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