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서부 오악카사 주에 있는 ‘라 에스코빌라 해변La Escobilla Beach’에는 알을 낳으려고 찾아오는 바다거북이 약 200만 마리에 이른다. 바다거북이 산란하는 25km의 긴 해변은 생태학적으로 볼 때 멕시코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들은 보통 7~8km 되는 면적에 ‘둥지 터’를 만든다. 7종의 바다거북 중에서도 등딱지가 올리브색인 ‘올리브각시거북Lepidochelys Olivacea’은 크기가 작고 몸무게는 50kg 안팎이다. 이들은 산란기가 되면 1천여 마리씩 거대한 떼를 지어 해변으로 몰려온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 바다거북들이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해 일제히 기어간다. 그 사이에 이들을 노리는 천적에게잡아 먹혀 최종적으로 살아 남는 바다거북은 1천 마리 당 1마리 꼴이다. 사진 프리픽
알을 깨고 나온 새끼 바다거북들이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해 일제히 기어간다. 그 사이에 이들을 노리는 천적에게잡아 먹혀 최종적으로 살아 남는 바다거북은 1천 마리 당 1마리 꼴이다. 사진 프리픽

부화한 바다거북들이 다 살아 남는다면

일반적으로 바다거북의 기대 수명은 50년 이상이다. 번식은 주로 10년에서 30년 사이에 이루어진다. 성숙한 암컷 바다거북의 경우 산란기가 되면 서식지를 떠나 자신이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온다. 대개 3년마다 알을 낳는데, 그 시기는 6월에서 9월 사이다. 그때 모래 속에 둥지를 2~3개 만들어 각각 60~170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 후 평균 6~13주 동안 품고 나면 부화된다. 갓 태어난 새끼들은 본능적으로 가장 밝은 빛, 대개 달을 향해 기어간다. 하지만 이때를 노리는 천적들이 있다. 너구리, 오소리, 스컹크, 야생 돼지, 개, 독수리, 게, 파리 유충과 같은 천적들에게 잡아 먹히고, 최종적으로 살아 남는 바다거북은 1,000마리 당 1마리 꼴이다. 그리고 이들이 성체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

인간의 시각에서 보면, 새끼 바다거북의 대량 희생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200만 마리의 바다거북이 각각 낳은 170개의 알들이 운 좋게 살아 남아 모두 성체가 된다고 가정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수치만 봐도 바다거북은 3억 4천만 마리씩 매년 늘어난다. 그러면 바다의 생태계는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먹히는 자와 먹는 자의 관계 속에서 동물들이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 해가는 것을 ‘세렝게티 법칙’이라고 한다. 일종의 ‘에코 필터링’이라고 볼 수 있다.

민들레 씨앗이 날아가 모두 싹을 틔운다면

필자의 어린 시절에 길가나 들판에서 가장 흔히 보는 꽃이 봄에는 민들레, 가을에는 코스모스였다. 그 계절에는 어디를 가도 민들레와 코스모스가 지천에 만발해 있었다. 민들레가 번식할 때면 작은 솜사탕 같은 꽃봉오리에 씨앗이 100~200개씩 들어 있다가 바람이 불면 씨앗을 물고 있는 하얀 갓털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그 모습이 신기해 꺾어서 입으로 불면 마치 낙하산처럼 민들레 씨앗이 바람을 타고 퍼져 날아갔다. 민들레 꽃씨는 가깝게는 30km, 멀게는 150km까지도 날아갈 수 있는데, 만약에 그 많은 꽃씨들이 날아가 어딘가에서 싹을 틔운다면 사방엔 온통 민들레로 꽉 찰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민들레 씨앗을 쪼아 먹는 새들이 있어서 적당 분량만 날아간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이 땅에는 조물주가 정한 섬세하고 완벽한 자연의 질서가 존재하고 있다.

1분마다 마음에 떠오르는 42개의 생각을 계속 받아들인다면

청소년 멘토링을 주로 하는 필자가 상담하러 온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내 생각에는’, ‘내 느낌에는…’라는 표현이다. 사람들은 말을 시작할 때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을 먼저 꺼낸다. 그리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맞는지 틀린지 확증하지 않고, 그냥 느낌을 붙잡고 고민부터 하는 것이다.

사람은 처해 있는 형편과 상황이 좋고 나쁘냐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매일 변화하는 생체리듬에도 영향을 받아 감정의 기복이 생긴다. 그럴 때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 또 그 내용을 자신의 경우에 대입해 보면, 무의식적인 생각들이 본래 밝고 명쾌하기보다 어둡고 무거운 쪽에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쉐드 햄스테더Shad Halmstetter 박사는 실제 연구를 통해 사람이 하루에 5~6만 개의 생각을 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 생각들 중에서 85%는 부정적인 것이며, 15%만 긍정적이라고 한다. 하루에 깊이 잠드는 숙면 시간을 4시간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머지 20시간 동안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즉 1시간에 2,500개, 1분에 약 42개 생각을 하는 셈이다. 그 중에 85%는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끊임없는 부정적인 생각들과 싸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경우를 살펴 보면 이것이 과장된 수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종일 어떤 수많은 생각들로부터 무의식중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각들을 정리하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날의 행복이 좌우 된다고 할 수 있다.

사진 프리픽
사진 프리픽

원하지 않는 생각의 이물질을 걸러내야

‘필터filter’라는 단어는 ‘여과’라는 뜻으로, 원하지 않는 이물질 및 내용을 걸러내는 것을 ‘필터링filtering’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기체나 액체 또 전기신호의 이물질이나 잡음을 여과시키는 필터들이 많이 있다.

필자는 용도에 따라서 다른 인터넷 메일 주소를 사용한다. 그중에는 필자가 소속된 단체의 공용 메일도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 그 단체는 소형 서버를 만들어 독립적으로 운영했다. 당연히 필터링 기능이 약했다. 단체의 공용 메일 주소가 인터넷 상에 올라오다 보니, 원치 않는 상업 목적의 스팸들이 점점 많이 들어왔다. 매일 아침마다 메일을 확인할 때면 여간 수고스럽고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서버에 필터링 기능이 없으니까 메일 사용자가 일일이 스팸 메일로 분류해 휴지통으로 보낸 뒤 삭제 버튼을 클릭해야 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단체가 대용량 서버로 교체하면서 필터링 기능을 강화하였더니 그때부터는 공용 메일 사용이 얼마나 수월하고 안전해졌는지 모른다.

사진 프리픽
사진 프리픽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생각의 필터링

양질의 삶을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가 중요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건강한 정신이 더 중요하다. 왜냐면 육체는 건강하지만 정신이 건강하지 못해 인생을 어둡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날이 더 많아지고 있으며, 더러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인 결말을 맞는 일들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정신을 소유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바로 ‘생각의 필터링’이다. 속에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마음을 지배하게 방치해두면 안된다.

그러려면 들쑥날쑥하는 감정의 기복과 무관하게, 생각의 출처와 근거를 짚어보고 확증해 보아야 한다. 즉, 생각의 필터링을 통해 아무런 근거 없는 85%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마음의 휴지통으로 보내 삭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확한 근거를 가진 생각들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깊은 사고와 원활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 안정되고 균형 잡힌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된다.

글쓴이 신재훈

30년 가까이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그는 중남미 대륙의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심어주고 있다.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의 중미 회장을 맡고 있으며, 멕시코 치아파스 대학에서 명예신학 박사, 아스테카 대학에서 명예교육학 박사, 니카라과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개신교대학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