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아쉬울 도심 속 단풍 명소

빨갛고 노란 단풍이 여기저기서 늦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자칫 자연이 선사하는 감성조차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늦가을의 정취를 감상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어보자. 멀리 나가지 않아도 ‘숲멍’을 즐길 수 있는 전국 대도시의 힐링 스폿을 소개한다.

덕수궁 돌담길 담장 안의 단풍들이 화려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덕수궁 돌담길 담장 안의 단풍들이 화려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덕수궁 돌담길 담장 안의 단풍들이 화려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덕수궁 돌담길 담장 안의 단풍들이 화려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창덕궁의 후원은 인조가 병자호란 후 슬픔과 근심을 다스리기 위해서 많이 찾던 장소였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창덕궁의 후원은 인조가 병자호란 후 슬픔과 근심을 다스리기 위해서 많이 찾던 장소였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경복궁 경희루는 지금으로 치면 청와대 영빈관에 해당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경복궁 경희루는 지금으로 치면 청와대 영빈관에 해당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왕의 정원을 거닐다, 4대 고궁

서울 중심가의 4대 고궁은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최고의 장소이다. 올해는 11월 5일부터 15일까지가 단풍의 절정이라고 한다. 경복궁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서 북악산과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앞쪽으로는 정문인 광화문과 넓은 육조거리가 탁 트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사방을 물들인 후원의 단풍이 아름다우며 특히 올해에는 보수공사를 마친 향원정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창덕궁은 4대 궁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일한 곳이다. 부용지의 단풍은 꽃들이 붉게 핀 것처럼 화려하다. 창경궁은 세종대왕이 아버지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건립한 궁궐이다. 그 후원인 춘당지는 맑은 연못을 품고 있어 관람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덕수궁 역시 후원이 아름다우며 돌담길도 끼고 있어서 서울 시민의 산책 코스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억새풀 너머로 보이는 한강의 야경, ‘월드컵공원’

각종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매립지가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서 공원으로 재탄생되었다. 월드컵공원은 한강공원 중 두 번째로 큰 곳으로 면적이 270만 평에 이른다.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심 속에서 산책로와 연못, 징검다리 등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사람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노을 무렵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낭만적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그중에서도 하늘공원은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힌다. 월드컵 경기장 쪽에서 291개의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져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수시로 바람이 불면 하얀 억새풀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여기에 코스모스들이 사방 도처에 흐드러지게 피어서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기막힌 포토 존을 만들어준다.

공원 곳곳에는 잔디광장과 함께 다목적 운동장, 인조잔디축구장, 산책로, 캠핑장도 운영되고 있다. 유아 숲체험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풀어놓고 자유롭게 크는 토끼가 깡충깡충 돌아다녀서 자연학습 체험장이 된다.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포토 존과 함께 조명이 설치되어서 사진을 찍기에 좋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북서울 꿈의숲은 주변 길도 산책하기 좋게 꾸며져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북서울 꿈의숲은 주변 길도 산책하기 좋게 꾸며져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강북 최대의 수목원, ‘북서울 꿈의숲’

북서울 꿈의숲은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공원이다. 원래는 강북지역의 최대 놀이시설이었던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였는데, 서울시 공원화 사업을 거치면서 약 66만 평의 녹지공원 시설로 재탄생된 곳이다. 철쭉지, 경관숲, 단풍숲 등 다양한 모습과 규모로 공원이 꾸며졌다. 가을에는 단풍은 물론이며 갈대와 억새도 많아 인근 지역의 주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전망대에서 강북 지역뿐 아니라 롯데월드까지 볼 수 있다. 전망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이용료도 무료이다. 애월정이라는 정자 너머로 영월지라는 호수도 나온다. 빽빽하게 둘러싼 울창한 나무들이 꽃처럼 붉은 단풍과 함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이를 지나면 나오는 창녕위궁재사라는 한옥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감상하는 데 제격이다.

한편, 북서울 꿈의숲은 많은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사랑받는 명소이다. 나무가 많아서 공기도 좋고, 가을에는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이 도처에 깔려 있어서 가을 분위기를 느끼며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자전거 라이더들은 올림픽공원 앞 몽촌토성에서 성내천, 잠실철교, 뚝섬유원지, 석계역, 우이천, 월계2교 사거리로 이어지는 코스를 거쳐 1시간 40분만에 이곳에 도착한다. 면적에 비해 한적한 편이어서 자전거 초보자들이 연습을 하기에도 좋다.

단풍나무가 아름드리 우거진 강원도립화목원의 가로수길. 사진 한국관광광사
단풍나무가 아름드리 우거진 강원도립화목원의 가로수길. 사진 한국관광광사

꽃보다 화려한 강원도 단풍의 향연, ‘강원도립화목원’

강원도립화목원은 1999년 개원한 이래로 지금까지 춘천시민들의 대표적 휴양공간이자 생태학습장이다. 관엽식물원, 난대식물원, 다육식물원, 생태 관철원 등 1,800 종의 식물과 함께 연못과 인공폭포, 정자, 어린이 놀이정원이 조화롭게 조성되어 있다. 특히 매년 가을에 국화 전시회가 대규모로 열린다.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국화 축제가 열렸고 그 행사의 여운으로 정문에서부터 형형색색의 국화들이 도처에 가득하다. 더불어 코스모스와 구절초, 맨드라미, 천일홍도 만개해서 관람객들을 향긋한 꽃향기에 취하게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양버즘나무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강원도립화목원에서도 가장 멋진 식물로 손꼽히는 나무로서 110세가 된 나이를 자랑한다. 높이가 무려 30미터가 넘으며 둘레도 자그마치 5.6미터에 이른다. 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서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이밖에 산림 박물관이 있어서 강원도 특유의 산촌 생활과 다양한 동식물도 만나 볼 수 있다.

영화 ‘만추’처럼 거닐어보는, 아산의 은행나무길

은행나무길은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1킬로미터를 일컫는 말이다. 아산시는 현충사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1973년에 10년 생 은행나무들을 심어 현충사의 진입로를 만들었다. 그것이 50년 흐른 지금은 아름드리 거대한 은행나무가 되어 만추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곡교천 주변에는 이와 더불어 350여 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고, 코스모스도 만개한다.

산림청과 생명의 숲 국민운동 본부가 주관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이곳이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되었으며, ‘전국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 ‘2020 가을 비대면 관광 100선’ 등에도 뽑혔다. 2013년에는 충남경제진흥원과 아산문화재단이 전국적인 명소가 된 이 길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은행나무길 주변으로 아기자기한 카페도 많이 들어섰다. 충남경제진흥원 앞쪽으로는 푸드 트럭까지 생겨서 간식거리들이 즐비하다.

아산시 곡교천의 은행나무길. 가을에는 청명한 하늘 아래 더욱 아름다워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소이다. 현충사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휴일이면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아산시 곡교천의 은행나무길. 가을에는 청명한 하늘 아래 더욱 아름다워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소이다. 현충사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휴일이면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사진 한국관광광사
사진 한국관광광사

이곳에서는 곡교천 남쪽으로 생태관광지를 바라보는 코스가 가장 아름답다. 근처에는 캠핑장도 있는데, 매점에서 캠핑과 바비큐 장비 등을 구매할 수도 있고 대여도 가능하다. 또 자전거를 빌려 타고 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다. 차로 5분만 더 가면 현충사가 나온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결혼 후 기거했던 집과 장군을 기리는 사당, 각종 유물을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동물들과 함께하는 단풍축제, ‘세종 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는 세종특별자치시를 대표하는 동식물원이다. 약 10만 평에 1,000여 종 40만 점에 이르는 꽃과 나무, 비단잉어와 반달곰, 꽃사슴 등이 어우러진 곳이다. 1백여 마리의 비단잉어가 서식하는 오색연못을 시작으로 수백 마리의 반달곰과 불곰이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식물원 내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는 ‘단풍 낙엽 산책길’은 가을철 대표 관광지로 11월 6일까지 단풍축제가 열린다. 붉게 물든 단풍 감상은 물론 음악과 댄스 공연, 전시회,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세종베어트리 파크. 이곳에는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광사

‘베어트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곰들이 재롱을 부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곳의 최고 인기 스타인 불곰 ‘안녕이’는 먹이를 주는 관람객에게 앞발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이밖에도 염소와 토끼, 원앙, 공작, 기니피그, 다람쥐,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의 이효철 이사는 “이곳은 상점이나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없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라며 “올해는 단풍축제 기간에 공모전과 전시회 등 여러 문화행사를 함께 열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예술작품과 함께 즐기는 가을, ‘광주 상무시민공원’

광주 서구의 신도심 아파트 내의 상무시민공원은 광주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주민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KTX 광주송정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면 김대중컨벤션센터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이곳에는 우거진 단풍이 있고 호숫가에는 조각 공원이 있는데, 조각가 18명의 작품 22점이 설치되어 있다.

야간에는 조명을 받은 조각품들이 멋지게 빛나서 경관이 더욱 아름답다. 여기에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테니스장은 물론이며 수경관, 열린 광장 등도 함께 자리한다. 아이들을 위해 공룡나라, 공룡동산 등 테마파크도 조성되어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화명수목원의 연못가는 봄에는 목련이 만개하고 올챙이들도 볼 수 있어서 사계절 내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화명수목원의 연못가는 봄에는 목련이 만개하고 올챙이들도 볼 수 있어서 사계절 내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낙동강 하구의 무릉도원, ‘화명수목원’

아파트와 고층 건물로 가득 찬 부산 시내에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금정산 자락에 있는 화명수목원이다. 부산 최초의 공립수목원인 이 곳은 뒤로 금정산 고당봉을 두고, 앞으로는 맑은 대천천이 수목원 사이를 흐르고 있다. 화명수목원은 근래 가을 숲을 즐기러 온 관객들로 더욱 북적인다. 정문에서부터 생태연못과 중앙광장 주변으로 국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산책로 옆으로 동백나무들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관람객들은 낙동강 하류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을 즐기며 이곳에서 1~2시간 정도 여유 있는 산책을 할 수 있다. 작은 동물원에서 염소, 양, 오리, 토끼 등의 모습을 보며 시골 농장에 온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화명수목원의 연못가는 봄에는 목련이 만개하고 올챙이들도 볼 수 있어서 사계절 내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화명수목원의 연못가는 봄에는 목련이 만개하고 올챙이들도 볼 수 있어서 사계절 내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황색으로 물든 경남수목원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각종 화보와 웨딩 촬영, 인생 컷을 찍기 좋아서 전국의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진 진주관광청
주황색으로 물든 경남수목원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각종 화보와 웨딩 촬영, 인생 컷을 찍기 좋아서 전국의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진 진주관광청

경남 최대의 자연 생태종합학습장, ‘경남수목원’

경남수목원은 본래 경남 산림환경연구소로 옛이름은 진주수목원이다. 규모가 자그만치 30만 평이 넘는 이곳은 규모 면에서 부산 화명수목원의 10배에 달한다. 곳곳이 테마공원, 동물원, 체험장, 박물관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어서 산림과 동식물에 관한 자연 생태종합학습장이라 할 수 있다. 경남수목원의 가을은 고운 빛깔의 단풍나무도 일품이지만, 붉게 물든 메타세쿼이아 길이 단연코 백미이다.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키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예로부터 경남 지역의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로서 주변에서 보리수 열매나 참다래 같은 열매를 따먹어볼 수도 있다. 이밖에 대나무숲, 전망대, 산정 연못도 있으며 자연학습장으로 제공되는 야생동물관찰원에서 꽃사슴과 공작, 사막여우, 원숭이 등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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