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나온다. 아주 오래 전 고대 이집트 시대에 살았던 사람으로, 그의 아버지는 야곱이고 어머니는 라헬이었다. 야곱은 맏아들인 형 에서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으며, 그로 인하여 형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가나안 땅에 있던 집을 떠나 밧단 아람(메소포타미아 북부, 현재의 터키 중남부 지역)에 있는 외삼촌 라반에게로 간다.

야곱이 사랑한 라헬

야곱의 외삼촌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첫째 딸의 이름은 레아, 둘째 딸의 이름은 라헬이었다. 언니인 레아는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었고, 동생 라헬은 곱고 아름다워서 남자들이 보았을 때 첫눈에 호감을 갖게 하는 여자였다. 야곱 또한 밧단 아람(메소포타미아 북부, 현재의 터키 중남부 지역)에 도착해서 라헬에게 마음이 끌렸고, 라헬을 마음으로 사랑하며 가까이 지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지내며 외삼촌의 양을 치는 일을 했다. 라반이 야곱에게 “네가 내 양을 치는데 품삯을 어떻게 주면 좋겠느냐?”라고 묻자, 야곱은 작은딸 라헬을 아내로 주면 7년 동안 품삯을 받지 않고 일하겠다고 대답한다. 당시에는 친족 간에 결혼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야곱은 약속대로 아무 보수도 받지 않고 외삼촌의 양떼를 쳤으며, 라헬을 사랑하는 마음에 빠져 지내다 보니 어느덧 7년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 드디어 라헬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다. 라반은 주위 사람들을 불러모아 잔치를 베풀었고, 저녁이 되어 야곱은 신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이 되어 날이 밝았을 때 야곱은 깜짝 놀랐다. 자기 옆에 누워 있는 여자가 그토록 사랑하며 기다렸던 라헬이 아닌 언니 레아였기 때문이다. 야곱은 라반에게 찾아가 울분을 토했다.

“외삼촌, 어찌하여 이렇게 하셨습니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봉사했거늘 왜 나를 속이셨습니까?”

그러자 라반이 대답했다.

“우리 지방에서는 동생이 언니보다 먼저 결혼하는 법이 없다. 7일 뒤에 내가 라헬도 아내로 주리니, 앞으로 7년 동안 또 내 양떼를 쳐라.”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라헬의 죽음과 남겨진 요셉 형제

야곱은 라헬만 아내로 얻은 것이 아니라 레아까지 얻어 두 아내와 함께 살았다. 문제는, 레아는 자녀를 잘 낳았는데 라헬은 야곱의 사랑을 받았지만 자녀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힘들게 지내다가, 아주 늦게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었다. 요셉이라는 말의 뜻은 ‘더함’으로, 아들을 더 낳게 해달라는 바람을 담아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이다.

그 이름의 뜻대로 몇 년 뒤에 라헬은 두 번째 아이를 가졌다. 그즈음 야곱은 외삼촌을 떠나 자신의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야곱은 외삼촌의 방해를 받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적절한 때를 기다리다가, 좋은 기회가 생기자 가족들과 가축들을 이끌고 밧단 아람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했다. 그 길은 멀고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에 라헬이 둘째 아들을 해산하게 되는데, 지친 몸으로 아이를 낳다가 아들이 태어난 뒤 라헬은 죽고 만다. 그 아들 이름이 베냐민이었다. 그때 요셉의 나이가 다섯 살이었는지 일곱 살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요셉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말았다. 그 뒤로 야곱의 열두 아들들 가운데 열 아들은 어머니가 있어서 별 문제 없이 지냈지만, 요셉과 그의 동생 베냐민은 어머니 없이 외롭게 자라야 했다.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사람들을 살린 요셉의 지혜

요셉은 어릴 때부터 더 어린 동생 베냐민을 돌보며 지내야 했다. 다른 형들은 어머니와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낼 때 요셉은 동생과 함께 지내며 동생을 돌봐주어야 했다. 자신도 어려서 동생을 돌보기에 힘이 부족할 때면, 어려운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면 요셉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도움을 간구했다. 자연히 요셉은 야곱의 열두 아들들 가운데 하나님과 가장 가깝게 지냈다. 그는 하나님께 은혜를 간구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해 갔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요셉에게는 형들이 갖지 못한 지혜가 생겼고,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다.

어느 날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받아서 그 지역을 왕래하던 상인들에게 팔렸고, 이집트로 끌려가 파라오의 시위대장이었던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팔려갔다. 그곳에서 일들을 지혜롭게 처리해 집안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가정 총무가 되었지만, 다시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계속 이어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요셉은 자신이 어려서부터 찾았던 하나님을 의지해 역경을 이겨 갔고, 마침내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나타내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다.

요셉이 가진 지혜는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었다. 당시 세상에 7년 동안 큰 풍년이 이어져 양식이 넘치다가, 곧바로 흉년이 7년 동안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기근으로 죽어갔다. 요셉은 그러한 사실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풍년 기간에 남은 곡식들을 나라 곳곳에 저장해두었다. 이어지는 흉년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은 기근으로 죽어갔지만 이집트 사람들은 요셉이 저장해둔 곡식으로 대흉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가나안 땅에서 기근으로 인해 굶주리며 살던 아버지와 가족들이 이집트에 양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곡식을 사러 왔다가 요셉을 만난다. 그 일로 야곱의 온 가족이 이집트로 옮겨와 요셉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우리를 지혜롭게 만드는 시련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시련이나 가난이나 고통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려운 일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에서 지혜의 샘을 파게 한다. 시련이 사람을 지혜롭게 만드는 것이다. 지혜의 샘을 파서, 거기에서 퍼올린 지혜로 시련을 이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때로는 가난도, 예기치 못했던 사고도 우리로 하여금 생각을 더 깊게 하게 만들어서 더 지혜롭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요셉은 어려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일찍 어머니를 잃었고, 소년 때 형들의 미움을 받아 노예로 팔려갔으며, 주인의 신임을 얻어 괜찮게 지낼 만한 자리에 오르자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야 했다. 그런 시련들이 요셉을 지혜롭게 만들어, 흉년이 온 땅을 뒤덮어 사람들이 굶주리며 고통과 절망 속에서 죽어가야 할 때 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준비해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건졌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어려움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어려움이 싫지만 말이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서 마음의 세계를 연구해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마인드교육으로 집대성하였다.《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신기한 마음여행》,《마인드교육:원론과 사례연구》등 자기계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6권과 신앙서적 66권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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