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했지만, 제로 음료와 막걸리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B군에는 김치 등 일반적인 식품도 있는 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일일 섭취 허용량을 그대로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첨가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요인 중 하나로 추측된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아스파탐 논란이 불거진 이달 1일부터 16일 사이 제로음료와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GS25의 경우 제로음료 매출이 39.8%, 막걸리 매출이 47.1% 상승했고, CU에서도 제로음료와 막걸리 매출이 각각 37.2%, 13.2% 올랐다. 세븐일레븐도 각각 40%·20%의 매출 상승이 확인됐다.

아스파탐은 식품에 단맛을 내기 위해 쓰는 첨가물이다. 미국에서 1981년 승인된 이후 일본과 유럽 등 전 세계 국가가 사용 중이다. 한국은 지난 1985년부터 사용해 왔다. 열량은 설탕과 같지만 단맛이 설탕보다 200배 강하다. 덕분에 소량만으로 단맛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제로 음료, 과자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최근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확정해 논란이 일었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된다. 고사리나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 채소류도 포함되어 있다. 크게 문제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배기가스와 납 같은 물질도 존재해 논란이 커졌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설명하는 국내 아스파탐 허용 기준치는 몸무게 1㎏당 40㎎이다. 몸무게 60kg의 성인이라면 하루에 제로 콜라 250㎖ 55캔을, 막걸리는 750㎖ 33병을 섭취해야 하는 양이다.

식음료업계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시장 반응이지만, 일찌감치 가동됐던 '아스파탐 대체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며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아스파탐을 뺀 제품 만들기에 더 속도를 내는 업체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로 칼로리 트렌드와 맞물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공감미료에 대한 연구도 늘어났고, 그에 따라 계속해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공감미료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졌고, 매번 같은 논란을 겪지 않을 것이라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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