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국왕이 통치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에스와티니는 국왕이 직접 통치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선교회에서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한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음악 학교에 다니던 두 여학생이 에스와티니로 단기 선교를 떠났다. 노래를 잘하는 두 학생은 그곳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에 찾아가서 노래를 부르며 복음을 전했다.

오늘 졸업식에서 축가를 불러주고 싶습니다

두 여학생이 에스와티니에서 활동하던 어느 날, 국립대학교에서 졸업식이 있었다. 두 학생은 그 대학에 찾아가, 졸업식을 주관하는 분에게 “우리는 한국의 음악 학교에 다니다가 이곳에 온 학생들입니다.”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뒤 “오늘 졸업식에서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불러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졸업식 행사 책임자는 안 된다고 했다.

“미안한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왜냐하면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곳에 국왕님이 오시거든. 어제 국왕님께 졸업식 프로그램을 보내드렸어. 국왕님이 보시고 결정된 프로그램은 어느 누구도 바꿀 수가 없어. 너희들 마음은 고맙지만, 안 된다.”

“알겠습니다.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은 괜찮죠?”

“그건 알아서 해라.”

두 여학생이 졸업식장에 앉아 있는데, 얼마 후 그 책임자가 찾아와 말했다.

“지금 행사장에 사람들이 다 와서 졸업식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는데, 국왕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다. 국왕님이 오시기까지 너희들이 노래를 불러줄 수 있어?”

“예, 좋아요. 몇 곡을 부를까요?”

“세 곡을 부르면 좋겠다.”

두 여학생은 앞으로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 두 사람이 두 번째 곡을 노래하고 있을 때 국왕께서 졸업식장에 도착하셨고, 국왕은 외국인 여학생들이 노래하는 것을 즐겁게 들으셨다. 여학생들의 노래가 끝나고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졸업식이 끝난 뒤, 국왕께서 식을 시작하기 전에 노래한 학생들을 불러오라고 하셨다. 두 여학생이 국왕을 만났다. 국왕은 기뻐하며 학생들에게 이것저것 자세히 물으셨다.

“너희는 어느 나라에서 왔냐?”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냐?”

“저희는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어서 어떤 노래든지 연습하면 잘 부를 수 있습니다.”

두 학생이 국왕과 이야기하던 중에 내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다니는 음악 학교의 설립자인 박옥수 목사님이 열흘 뒤에 에스와티니에 오십니다.”

“아, 그래?”

국왕께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비서실장에게 내가 오는 비행기 편을 알아본 뒤 공항에서 왕궁으로 모시고 오라고 지시하셨다.

에스와티니 국왕과의 만남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나는 먼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에스와티니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갔다. 음스와티3세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자 어떤 분이 “한국에서 오신 박옥수 목사님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자신을 청소년부 장관이라고 소개한 뒤 “국왕께서 목사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라고 하며 나를 공항 귀빈실로 안내했다.

장관님과 함께 차를 타고 왕궁으로 가면서 내가 물었다.

“제가 국왕님과 면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됩니까?”

한 나라의 통치자를 만날 때에는 시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40분입니다.”

“알겠습니다.”

왕궁에 도착해서 국왕을 뵙고 동행한 사람들과 함께 국왕께 인사를 드리고 나니 10분이 흘렀다.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 그 죽으심으로 어떻게 우리 죄를 사함 받는지 성경을 펴서 전해 드렸다. 국왕께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시는데, 눈도 깜박이지 않고 나를 보며 이야기를 들으시는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 40분이 다 흘러 내가 이야기를 마쳤다. 그러자 국왕께서 말씀하셨다.

“목사님, 조금 더 이야기해 주십시오.”

30분으로 복음을 충분히 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죄가 어떻게 씻어졌는지 좀 더 자세히 이야기했다. 다시 30분이 흘러 내가 이야기를 중단하자 국왕께서 또 말씀하셨다.

“목사님, 더 이야기해 주십시오.”

아주 진지하게 듣는 국왕을 보며 내 마음이 뜨거워졌다. 다시 30분 동안 복음을 더 자세히 이야기해 드렸다. 국왕께서 복음을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국왕께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자신의 죄가 씻어진 사실을 믿어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

내가 세 번째 이야기를 마치자, 국왕께서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감격스러워하며 말씀하셨다.

“목사님, 목사님은 참된 하나님의 종입니다. 제가 목사님에게 땅을 드리겠습니다. 거기에 국제청소년연합 센터 건물을 짓고, 목사님 집도 지으십시오. 그리고 이 나라에 자주 오십시오. 언제든지 와서 그 집에서 지내십시오.”

국왕께서는 비서실장을 통해 우리에게 아주 좋은 땅 3만 평을 주셨다. 그 후로도 내가 에스와티니에 갈 때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나를 불러 만나 주시고, 같이 성경 이야기도 나누셨다.

당장이라도 에스와티니에 가서 그곳 젊은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우리는 국왕께서 말씀하신 대로 에스와티니에 큰 센터 선물을 짓고 있다. 지금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 그 센터에서 에스와티니의 청소년들을 위한 여러 활동들을 하고, 신앙을 가르치려고 한다. 밝고 복된 일들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 길이 막혀 에스와티니 국왕을 얼마 동안 뵙지 못했다. 이제 코로나 장벽도 걷히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어 조만간 국왕을 찾아뵈려고 준비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국제청소년연합이 주관하는 여러 행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참석하는 월드캠프가 열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청소년부 장관들이 참석하는 포럼과 대학 총장들이 참석하는 포럼 등도 열린다.

그리고 우리 선교회의 성도들이 참석하는 여름 신앙 캠프도 같이 열린다. 그 행사들이 끝나면 제일 먼저 에스와티니에 가서 국왕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새로 지은 좋은 건물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가질 활동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곳에 가서 에스와티니의 젊은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그동안 에스와티니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목회자들도 많이 만났다. 그곳 목회자들은 하나같이 우리와 교류하길 원하고, 우리가 전하는 죄를 사함 받는 복음을 듣고 기뻐했다. 지금은 에스와티니에서 국왕뿐 아니라 많은 정부 인사들, 그리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님을 믿고 정말 기뻐하고 있다. 특별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예수님의 피로 죄를 사함 받는다는 말씀을 듣고 한없이 기뻐했다.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에스와티니에 선교사를 보내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그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로 변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국왕님도 내가 평생 잊지 못할 귀한 분으로 내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 에스와티니의 국왕과 모든 국민이 하나님의 은혜 아래서 복되게 살길 마음을 모아 기도한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서 마음의 세계를 연구해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마인드교육으로 집대성하였다.《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신기한 마음여행》,《마인드 교육 원론》등 자기계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6권과 신앙서적 66권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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