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 

창문을 열었다. 

“의자를 가지고 와.”

의자를 창문 아래 가져다 놓았다. 

“의자 위로 올라가.”

의자 위에 한 발을 올리고, 나머지 발도 올려놓았다. 

“고개를 창문 밖으로 내밀고 뛰어내려.”

젊은 부인은 아무 생각 없이 마음에서 누군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깊은 밤, 말하는 이가 누군지 모르지만 마음에서 들리는 음성을 따라 부인은 행동했다. 그 음성은 부인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었다. 부인이 사는 집은 아파트 38층이었다. ‘뛰어내리면 죽는데….’ 누군지 모르지만, 속에서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따뜻하게 들렸다.

“뛰어내리는 거야. 그러면 모든 근심을 잊고 평안해져.” 

목소리가 재촉했다.

“그냥 뛰어내려. 그러면 평안해.”

그때 문득 이 부인의 마음에서 한 생각이 떠올랐다.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무슨 영문으로 사랑하는 가족까지 버리고 떠났는지…

한 달 전 일이었다. 아주 가까운 친구 다섯 명이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며 놀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내일 토요일인데 등산 가면 어때?”라고 했다. “그래, 그러자.” 

다섯 친구가 모두 좋다고 해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다음날 약속한 장소에 친구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그런데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한 친구가 오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빨리 오지 않고.”

기다리다가 전화를 걸었지만 친구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다시 기다리다가 지쳐 네 사람은 친구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집안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이,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네 사람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은 친구가 전날 밤에 욕실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친구들 중에서 가장 밝고 활기찬 친구였고,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내던 친구였기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전날 저녁을 먹고 즐겁게 놀다가 함께 등산 가자고 약속한 사람이, 무슨 영문으로 사랑하는 가족까지 버리고 저 세상으로 떠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네 사람은 한동안 그 친구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냈다.

말도 안 돼! 여기서 뛰어내리라고?

깊은 밤, 젊은 부인이 38층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고 의자를 놓고 올라가 마음에서 뛰어내리면 평안해진다는 음성을 계속 듣고 있었다. 그 음성을 따라 창밖으로 뛰어 내리고 싶었다. 그러면 인생의 고단한 짐들을 벗고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속에서 뛰어내리라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던 그때, 이 부인 마음에서 문득 한 달 전에 죽은 친구 생각이 떠올랐던 것이다.

‘아, 그때 그 친구가 밤늦게 욕실에서 지금 나에게 말하는 이 목소리에 끌려 생을 마쳤구나.’

퍼뜩 정신이 들었다.

‘말도 안 돼! 나에겐 엄마와 오빠가 있고, 무엇보다 예쁜 딸이 있는데 여기서 뛰어 내리라고?’

부인은 얼른 의자에서 내려와 창문을 닫았다.

‘그래, 그 친구가 이렇게 세상을 떠났던 거야. 우리 생각에는 그 친구가 죽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 이 소리에 이끌렸던 거야. 그런데 나에게 창문으로 뛰어내리라고 하는 존재는 도대체 누구지?’

부인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불안했다. ‘내가 그 목소리를 이기지 못하고 뛰어내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친구같이 되었겠지. 그 음성이 또 들리면 어떻게 하지? 내가 그 목소리에 속으면 내 인생이 끝이 나는데…. 그 목소리의 존재는 무엇일까?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것 아냐?’

부인은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이라도 받아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컴퓨터를 켜고 유명한 정신과 의사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때 친하게 지내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뭐해?”

“아,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상담을 받으려고 유명한 정신과 의사들을 찾아보고 있었어.”

“언니, 우리 교회 목사님을 한번 만나 보면 어때?”

부산에 사는 그 부인은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아는 동생과 함께 나를 만나러 왔다. 나는 그 부인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와 겪었던 일들에 대해 들었다.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일러스트=안경훈 기자)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을 파멸의 길로 이끄는 악한 영이 있다. 반대로, 거룩하신 하나님과 예수님도 계신다. 악한 영은 언제나 사람들을 속여서 인간을 파멸로 이끌며, 하나님은 우리를 복된 곳으로 이끄신다. 사람이 지혜로워도 악한 영에 사로잡히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 주위에는 악령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과도한 생각에 사로 잡히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에 이끌려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역사하는 악한 영이 있다. 또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도 계신다.

내가 일하는 집무실에 찾아온 그 부인에게 나는 악령의 존재에 대해 설명해주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날 부인은 하나님의 사랑을 마음에 받아들였고, 그 후 하나님을 믿고 우리 교회에 나오며 정말 복되게 살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면

길지 않은 인생 길, 우리는 한평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일들을 만난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사랑하는 사람, 미운 사람, 그리고 여러 일들을 겪는다. 그 가운데 아주 드물게, 우리 삶에 악한 영이 역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찬찬히 생각해야 한다. 악한 영이 주는 생각에 이끌리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때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알고 믿으면, 거기에서 쉽게 벗어 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악령의 역사는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단 악령의 영향을 받게 되면 그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야 한다. 곧바로 좋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하거나 신실한 목회자를 만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는 슬프거나 가슴 아픈, 크고 작은 일들이 있다. 불신, 이혼, 살인, 전쟁…. 이러한 일들은 악한 영에 의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그런 생각에 휩쓸려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급하게 행동하지 않고 찬찬히 생각하면 악령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는 악한 영의 영향을 받아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이 악령의 존재를 알고, 좋은 마음에 조금만 이끌리면 쉽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은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100세를 산다고 한다. 100년이나 되는 삶을 사랑하는 가족이나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면 삶이 더 좋아지고 밝아질 수 있다. 악한 영은 우리가 고립되어 있을 때 역사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이나 친구 간의 좋은 우정 속에서 지내 고립을 피하면 악한 영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신앙도 악령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하루에 조금씩 성경을 대하면 우리 마음에 믿음이나 소망이 더해지고, 어둠에서 벗어나 밝고 보람된 인생을 살게 된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 그려진 마음의 세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 내용을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신기한 마음여행》,《마인드교육 원론》 등 자기계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6권, 신앙서적 66권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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