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곡물수출국가인 미국의 가뭄으로 곡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식량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또 계속된 가뭄으로 남미와 러시아, 중앙아시아도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어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요인 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9위로 최하위권 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2008년의 애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이상기후 등 공급원의 불안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국제곡물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에 대비해 선제적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모든 곡물을 수입하는 나라로 밀과 옥수수 자급률은 0.8%, 콩 8.7%에 불과해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쌀 소비도 밀이나 옥수수로 대체되었을 뿐 자급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식량문제가 대두되자 정부는 2018년까지 해외식량기지 138만 헥타르를 확보하고, 생산된 곡물 38만 톤을 들여온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국내 기업이 20개 국가에 진출해 4만2300헥타르에서 약 17만 톤의 곡물 확보에 그쳤다.

정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 수입 곡물 위주로 정책을 추진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식량기지 정책을 강력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농사지을 땅 확보도 중요하지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업의 곡물 가공업 진출을 정책적으로 지원·육성하는 방법도 부족한 곡물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국내 농·축산업의 위축을 우려해 해외식량기지 건설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생산도 중요하지만, 곡물 거점 확보 차원에서 가공공장의 진출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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