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반성을 하고, 연초에 계획을 세워 다짐도 했는데 2~3개월 후 다시 돌아보면 계획대로 실행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하겠다고 집에 운동기구까지 샀는데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처럼, 작심삼일 또는 용두사미 같은 일들이 늘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

2023년도가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났고 머지않아 꽃피는 봄날을 맞이하는 이 상황에서, 나 자신을 살펴보면 부끄러울 때가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 계획이 내 능력만으로 할 수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꼭 해야 하는 절실함이 없었던 것인지, 또는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만 하므로 계획에 넣은 것인지 정확히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계획하는 나, 실행하는 나

스스로는 자기 자신이 한 개의 모습이라 표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에게는 두 개의 모습이 들어 있다. 인간 안에는 이성과 감성, 육신과 영혼, 선과 악이 병존하면서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특성이 다르고, 그 빈도도 다르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특성이 두드러지게 작용되느냐에 따라 이성적인 사람 또는 감성적인 사람, 좋은 사람 또는 나쁜 사람 등으로 평가된다. 

이는 감정적이나 특성적인 면에서의 차이도 있지만, 내 안에 관리자나 리더로서 계획하고 지시하는 나와, 실행자로서의 나 자신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관리자나 리더로서 나는 늘 미래를 생각하고 크게 보려 하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계획을 짜곤 한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실무적인 나로서 구체적인 액션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서 ‘계획하는 나’는 새해를 맞아 당연히 다짐을 하고 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자신과의 소통이나 역량은 크게 고려하지도 않은 채 멋지고 그럴 듯하게 세운 목표를 지키려고만 한다.

하지만 ‘실행하는 나’는 자신의 능력과 주변 상황에 따라서 많은 걸림돌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실행하는 내가 자발적으로 즐거운 마음이 되어 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나’는 늘 고민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정해주어야 한다. 한편 ‘실행하는 나’는 즐겁고 자율적으로 일이 진행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계획하는 나’에게 요청하고 함께 고민해서 조정된 계획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자

우리는 늘 희망사항을 계획으로 세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희망을 현실에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가 계획을 수립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실행 가능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실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어려운 환경이 아니라 ‘미루는 습관’이다. 그러므로 미루는 습관을 어떻게 없앨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루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즉, 생각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 습관을 쌓는 것이다. 

‘가두리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상황 속에 인위적으로 나를 집어넣는 것이다. 하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상황 속에 나를 투입하는 것이다. 하지 않았을 때 큰 손해가 나게 하거나 자존심이 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의외로 자신과의 약속을 남들과의 약속보다 더 못 지키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 나와의 약속은 스스로 통제가 안 되고, 노출되지 않고, 지키지 않더라도 패널티가 없기 때문이다.

전해지기를, 《레미제라블》 작가 빅토르 위고는 속옷까지도 모두 벗어 하인에게 주며 해질 무렵까지 세탁해서 가져다 달라고 했다. 이 일화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각해보니 옷을 다 가지고 갔기 때문에 그는 꼼짝 못하고 방에서 글을 써야 했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기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닐까.

회사는 꼭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게 만드는 곳이며, 꼭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람이 상사이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하면 너무 ‘타의적이다’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타의적으로라도 몸에 익히는 훈련을 한다. 그 다음엔 과거의 습관을 버림으로써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셀프리더십 키우기

내 안에 있는 나를 잘 관리할 수 있어야 방향, 목표,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실행해서 성과를 낼 수 있다. 실행해 본 사람만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내가 할 줄 모르면서 남을 하게 할 수 있는가? 리더가 본인의 실무경험을 통해서 일의 중요도 구분, 선택과 포기, 집중하기 위한 걸림돌 제거 등을 해주어 팀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계획하는 나’와 ‘실행하는 나’는 서로 잘 조율하고, 발전할 수 있는 셀프리더십을 자기 자신에게 발휘할 수 있어야 조직을 관리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셀프리더십을 키워 조직의 리더로서 팀워크를 강화하고 즐겁고 도전적이며 성과지향의 보람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둘의 역할을 인정하고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나를 성장시키고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글쓴이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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