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 스무살 그들의 선택_사랑#2

1년 전, 코로나로 온 세계가 멈춰 있을 때 남다른 선택을 한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166명의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이 그들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 돌아온 단원들이 그곳에서 받아온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더군요. 떠올리기만 해도 벅차오르는 추억과 경험을 여러분께 전달해 드립니다.  편집자 주

 

아빠 엄마, 세계 최고의 아들 대현이에요.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죠?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아들 뒷바라지로 8년 동안 고생하시고, 부상으로 결국 축구를 그만두고 방황하는 아들 때문에 맘고생도 많이 하셨잖아요.

저는 축구를 하면서 너무 힘들 때도 많았지만 국가대표가 되어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한순간에 그 꿈이 산산조각 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리고 사고뭉치인 저를 가족들이 부끄러워하고 싫어할 거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대화도 하지 않고 스스로를 가둬두었어요.

그런데 탄자니아에 와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면서, 축구에 대한 제 생각이 달라졌어요. 나에게 축구는 절망을 안겨준 것이었는데, 탄자니아에서는 축구가 많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었거든요. 내가 축구 선수로 지내온 시간은 결코 실패가 아닌,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런 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저는 부상을 당해서 꿈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치료해 주는 재활치료사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재활을 돕는 것뿐만 아니라 탄자니아에서의 행복한 1년을 이야기하며 좌절과 절망으로 가득 찬 그들의 마음까지 치유해 주고 싶어요. 

탄자니아에서 처음으로 아빠 엄마에게 전화해서 제 속마음을 말씀드렸을 때 제게 그러셨잖아요. “아들아, 아빠 엄마는 널 한 번도 부끄럽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넌 우리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야. 아빠 엄마는 항상 너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한다. 사랑해 우리 아들.” 그때 전화를 끊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제가 축구를 할 때도, 축구를 그만두고 방황할 때도 아빠 엄마는 언제나 절 사랑하고, 위해주고 계셨는데 저는 그 사랑을 보지 못했어요. 이제야 비로소 그 사랑이 보입니다. 

언제나 제 곁에서 사랑으로 저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엄마, 사랑해요.

글 이대현 탄자니아 해외봉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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