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고민 Q&A

자취를 처음 시작한다면, 사소한 것 하나도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고 말이다. 초보 자취러들의 고민 사연을 모아, 선배 자취러에게 물었다.

Q. 20살, 대학생입니다.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생활패턴이 엉망이 되었어요. 자는 시간이 늦어지니, 일어나는 시간도 불규칙해지고요. 늘 급하게 준비하고 나가다 보니 집안은 늘 어질러져 있네요. 공간도, 시간도 잘 관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단, 5분이라도 조금씩 지속적으로 

정리 정돈은 단 5분이라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지속적으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니까요^^;; 저는 피곤하더라도 퇴근 후 바로 정리해요. 그게 시간이 제일 적게 걸리더군요. ‘쓴 물건 제자리에 두기’, ‘최대한 어지르지 않기’를 실천 중입니다. (자취 7년 차, 이나은)

침대를 멀리하기

저는 최대한 침대를 멀리하는 편이에요. 침대는 잘 때, 잠옷을 입은 상태에서만 눕습니다. 침대에 한번 들어가면 일어나는 게 쉽지 않잖아요. 게을러지기 쉽고요. 아주 힘든 한 주를 보낸 것이 아니라면, 주말에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실보단 거실에서 주로 생활합니다. (자취 3년 차, 정소현)

시간도 이미지 트레이닝

사람의 성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퇴근길에 ‘집에 가면 해야 할 일’ 등을 대략 정리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할 일,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할 일을 나누어 생각해요. 계획을 100% 모두 실천하지 못해도, 미리 생각해두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타이머나 습관 형성 어플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취 4년 차, 김태환)

Q. 자취 5개월 차 사회초년생입니다. 월급이 들어오지만, 관리비와 월세 등 하나둘 내다보니 수중에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네요. 다들 ‘돈’ 관리 어떻게 하고 있나요? 특히, 자취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식비인데, 이를 절약하는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규모 있는 소비를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저는 적금, 청약, 예금, 고정지출 생활비, 용돈, 비상금을 따로 분배합니다. 지금 내 월급에서 어느 정도를 저금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청약을 제외한 월급의 대부분은 적금에 넣어요. 비상금은 적더라도 꼭 따로 두는 편이에요.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식비를 절약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되도록 직접 요리를 해서 먹고 있어요! (자취 8년 차, 김민아)

요리와 조리를 적절하게 병행하기

‘식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저의 경우 우선, 편의점보다 시장이나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 치 장을 미리 보는 편이에요. 한번 요리할 때 양을 넉넉하게 해두고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고, 식사 때마다 해동시켜 먹고 있습니다. 요리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면, 종종 밀키트 등을 활용해 간편하게 ‘조리’하는 방식도 추천합니다. (자취 5년 차, 이지훈)

청년 및 1인 가구 지원 사업 꼼꼼하게 확인하기

지역사회에서 1인 가구 및 청년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있습니다. LH 청년 전세 임대 주택, 청년 월세 지원 사업,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 등이요. 저 또한 서울로 오자마자 청년 월세 지원 혜택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집을 구하고 계약하는 과정을 돕는 서비스, 1인 가구 경제교육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자취 3년 차, 권은영)

Q. 몇 개월 전, 부모님과 진로 문제로 크게 다투었습니다. 그 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와 집을 구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가 있습니다. ‘역시 내 선택이 잘못된 걸까?’ 싶고요. 의지도 약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네요. 일도 집중이 잘 되질 않습니다. 이런 고민 해본 적 있나요? 

A. 함께 대화할 사람이 있다면 

전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자취를 시작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이 ‘외로움’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는 것 혹은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는 그 싸움을 끝낼 수가 없었어요. 결국, 찾은 해결법은 ‘대화를 해야 한다’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평일이나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거나 동아리 및 봉사 활동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자취 4년 차, 김주언)

좋은 강연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

저도 생각이 무척 복잡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좋은 강연 영상을 틀어놓고 하루를 시작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단순해지는 걸 느껴요. 배울 점도 많고요. 또한,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단 가능하면 밖으로 나가려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집안에서도 책 읽기 등 목표를 세워 실천하려 합니다. (자취 9년 차, 권오윤)

버킷리스트 실천하기

저도 가족들과 함께 살다가 자취를 시작하면서 혼자가 되니 외로움과 우울함이 찾아왔었어요. 특히나 회사에서 힘들었던 날이면, 회사 생각을 떨쳐내는 게 쉽지가 않았죠. 회사에서 실수한 것들, 자책과 후회 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를 물어 멈출 수가 없었어요. 집에 혼자 있으면 더 생각이 많아졌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 첫 번째가 ‘카페 아르바이트하기’였어요. 퇴근 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니, 외롭거나 우울할 틈이 없었습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자연스레 친해졌고 덕분에 동네 친구가 생겼습니다. 또한, 언어 교환 스터디도 시작했어요. 언어 공부도 하고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모임이었죠. 그때 사귄 외국인 친구들과는 한국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지금은 동네 친구들도 있고, 직업 군인인 남동생도 저희 동네 인근으로 발령을 받아 자주 만나니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아요. 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24시간이 부족합니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그걸 하나씩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여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새로운 경험을 얻어가는 걸 추천합니다! (자취 7년 차, 김보혜)

내일의 성숙한 ‘나’를 위해 필요했던 시간

저는 대학 시절, 부모님의 과도한 관심과 간섭이 부담스러워 독립을 결심한 적이 있었어요. 특별한 목적도 없었고,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허비한 시간과 돈이 아깝기만 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그렇게 고생했던 시간도 제게 필요했던 시간이더군요. 관념 속에서 생각했던 ‘삶’이나 저 스스로에 대한 착각이 많이 깨졌거든요. 

예를 들어,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자유를 얻어도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나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님 안에서 내가 얼마나 편하게 살아왔는지 등이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아무 말 없이 저를 다시 받아주셨던 부모님의 사랑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완벽한’ 삶을 꾸리는 사람은 잘 없을 거예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 때문에 너무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자취 6년 차, 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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