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보류하기로 했다.

20일 대한항공은 “마일리지와 관련해 현재 제기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1일 부터 새로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소비자 불만을 넘어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자 개편안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대한항공 에어버스 A321neo(출처=대한항공)
대한항공 에어버스 A321neo(출처=대한항공)

앞서 대한항공은 오는 4월 1일부터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꾸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 현재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세분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 경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은 공제율이 축소되는 반면 장거리 노선은 마일리지가 더 많이 필요하다. 장거리노선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 15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고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 17일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이 낸 혈세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것을 잊고 소비자를 우롱하면 되겠나”라며 마일리지 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이 4월1일부터 시행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이후까지 일단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보며 다양한 방안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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