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자전으로 낮과 밤이 번갈아 찾아온다. 좋은 일이 있어서 밝은 것이 아니고 나쁜 일이 있어서 어두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사는 곳이 빛을 보내는 태양을 향하면 밝고, 태양을 등지면 어두워진다. 

사람들은 어두운 상태를 싫어해서, 밤에도 어둠을 밀어내 밝게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호롱불로 방안을 밝히기도 하고, 전구를 만들어 더 넓은 곳을 밝히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밤은 밤이다. 낮에는 등불을 켜지 않아도 밝지만, 밤에는 등불을 많이 켜도 대부분의 공간이 어둡다. 도시의 밤은 어둠을 밝히는 많은 불빛들로 환하지만, 먼 곳에서 보면 짙은 어둠에 싸여 일부분만 반짝이고 있는 도심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이미지 ⓒ언스플래시
이미지 ⓒ언스플래시

우리 삶도 밤과 같을 때가 많다. 밝은 낮처럼 인생이 기쁨과 만족으로 가득 찬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두운 가운데 자신의 인생을 밝혀줄 등불들을 켜고 산다. 원하는 대학, 좋은 직장, 승진, 많은 돈…. 이런 것들을 얻을 때 우리는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런 등불들 밖으로 나가면 어둡기 때문에 등불 아래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처음에는 좋지만 조금 지나면 답답함을 느끼고, 더 넓은 공간에서 좀 더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진다. 그러려면 더 큰 힘, 더 많은 돈, 더 깊은 지식 등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더 밝혀줄 더 큰 등불을 켜기 위해 오늘도 애를 쓴다. 원하는 등불을 켜지 못하면 상실감을 맛보고, 켜져 있던 등불마저 꺼지면 인생은 어둠에 덮여 슬픔과 외로움과 괴로움에 휩싸인다. 인간이 켠 등불은 밝아도 조금 벗어나면 어두운 법이다. 즐겁지만 조금 벗어나면 우울해지고, 진실하지만 조금 벗어나면 위선으로 바뀐다. 그래서 행복한 줄 알았던 사람이 갑자기 불행한 사람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착한 줄 알았던 사람이 악한 사람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낮에는 어디나 밝다. 그것처럼 참된 것은 언제나 참되고, 진실한 것에는 거짓이 없다. 세상에 그런 것이 드물다 보니 사람들이 대부분 참된 것을 찾으려는 마음을 포기하고 산다. 밝은 낮은 기대하지도 않고 밤에 등불을 켤 수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여긴다.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위치를 얻고,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더 똑똑하고, 더 누군가를 위하며 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행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우리 삶이 우울하거나 고통스러운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덜 가졌거나 덜 누리기 때문이 아니다. 빛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다. 빛을 향하면 밝아진다. 해가 뜨면 온 세상이 밝아지듯, 빛이 가득하면 우리 인생 자체가 밝고 행복해진다. 그런 사람 마음에는 자유와 행복이 흐르고, 온 세상이 밝다. 

글 박민희 편집위원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