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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건이 뭐야?
최지나 기자 | 승인 2022.08.23 11:17

그래서 비건이 뭐야?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며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건vegan’ 표시가 되어있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자도 최근 구매한 상품을 살펴보니, 비건 가죽으로 만든 가방, 비건 화장품, 비건 인증받은 영양제 등이 있었다. 7월 초에는 코리아 비건 페어까지 열리면서 비건 문화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는 걸 몸소 느끼지만, 어떻게 ‘비건’인증을 받는지 정확한 과정은 알 수 없었다. 이 기사로 소비자가 알아야 할 비건 상식을 전한다.

식생활을 넘어선 비건의 확대

육식을 피하고, 식물성 음식을 먹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던 ‘비건’은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최근에는 식생활 외에도 동물과 관련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비건은 동물의 젖을 이용한 유제품, 동물의 알, 꿀 등을 이용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 제품도 쓰지 않는다. 이런 소비 트렌드는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의 복지를 지킬 수 있다는 윤리적 가치를 소비에 반영한 것으로 더 이상 식생활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갔다.

눈에 띄게 커진 ‘뷰티’시장

비건 돌풍이 일찍 시작된 곳은 단연 화장품 업계이다.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안전성을 요구받았다. 그로 인해 저자극, 알러지 프리, 친환경을 넘어 비건으로 이어졌다. 비건 화장품의 경우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화장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거기에 동물에서 채취하는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비건 제품은 피부뿐 아니라 환경에도 해롭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고, 포장재 역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비건 가죽을 만드는 브랜드들

인조 가죽은 많이 들어봤어도 비건 가죽은 생소하다. 사실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가짜’ 가죽이라는 건 같지만, 합성 플라스틱을 주원료 사용하는 인조 가죽과 비교해 식물과 미생물에서 추출한 소재를 사용하는 비건 가죽은 차이가 있다.

비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천연 가죽을 이용해 고가의 제품을 판매해 온 브랜드에도 비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명품 에르메스는 버섯 균사체로 만든 비건 레더를 이용해 핸드백을 만들었고, 구찌는 목재 펄프와 비스코스 등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개발한 비건 레더 ‘데메트라’를 이용해 가방, 신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1.100% 식물성 재료인 대체육은 환경보전, 동물 복지 증진, 거기에 건강까지 지킬 수 있어 날로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2.비건화장품 러쉬. 상단에 있는 크루얼티 프리 로고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제품을 뜻한다.

패션업계 외에도 자동차 업계 역시 비건 가죽 개발이 한창이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성장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차 내부까지 친환경 바람이 불었고, 비건 레더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사내 스타트업인 ‘마이셀’을 통해 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가죽을 만들고 있으며 추후 자체 개발한 비건 가죽을 차 내부에 사용할 것이라 알렸고, BMW의 전기 자동차인 ‘i3’에는 유칼립투스와 아열대 식물인 케냐프를 각각 내장재와 대시보드에 사용함으로써 비건 자동차에 합류했다. 앞으로 BMW는 비건 가죽을 개발하여 ‘노 레더’ 라인의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벤틀리,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서 비건 가죽을 개발해 사용할 것을 알리며 천연 가죽 소비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1. 가죽 대체품으로 개발한 구찌의 비건 가죽 ‘데메트라’로 만든 운동화 2. 차량의 외부는 강철이 아닌 탄소 섬유로 만들어졌으며, 내부는 유칼립투스와 케냐프가 사용된 BMW ‘i3’ 모습. 3. 알로에 가죽으로 만든 가방 4. 에르메스가 선보인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방.
대표적인 비건인증기관 별 인증마크.

똑똑하게 선택하고 소비하자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2020년에 대비 올해 비건 식품은 44% 증가했고,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는 전 세계 비건 뷰티 시장 규모가 2018년 129억 달러(약 16조 원)에서 6%씩 상승해, 2025년에는 208억 달러(약 26조 원)의 되리라 전망했다. 아직 국내 비건 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많은 기업들이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비건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비건 시장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건’이라 표시했으나 실제론 동물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이 나와 소비자 혼란이 야기된 사례도 빈번하다. 또한 국내 최초 비건 인증 기관인 ‘한국비건인증원’은 식약청 인정은 받았으나 식약처가 관리. 감독은 하지 않는 민간 조직이다 보니, 국내에는 공인된 기관은 없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식품 및 화장품의 비건 제품 적합 여부를 심사하는 기관으로서, 가죽과 같은 제품에 관련된 인증은 미비하다.

비건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살 때 소비자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에게는 더 윤리적이며, 일반 제품보다 몸에 더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비건 제품이 아니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거나 불안전한 것은 아니다. 동물실험을 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여러 환경 단체에서는 ‘비건 가죽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것이 가죽 제품 하나를 구매한 것보다 더 큰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라며 우려하고 있다. *‘미닝아웃’ (‘미닝아웃’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드러낸다는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가치를 소비로 표출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행위를 뜻한다)이 어느 때보다 유의미해진 요즘이다. 비건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까지 꼼꼼히 따져보며, 똑똑하게 선택하고 소비해야 할 때이다.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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