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칭 시장 인터뷰

청소년 교육을 주제로 한 LA 리더스 포럼에 큰 관심을 보인 인물 중 에릭 칭Eric Ching 월넛 시장이 있다. 많은 시정 활동 속에서도 청소년 선도 교육, 약물 중독 치료에 대한 것만큼은 대충 하지 않고 꼼꼼히 챙긴다는 그에게 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지 물었다.

Q. 한국과 미국은 정치와 행정 시스템이 좀 다르지요. 미국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LA카운티 동부에 위치한 월넛 시의 시장인데요, 이곳에 사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노인까지 모든 시민들을 돌아보고, 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임지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한국과 다른 점을 꼽자면, 미국의 작은 도시의 경우 시장이 상근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본업에 종사하면서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합니다. 월넛 시도 그 경우에 속합니다. 저도 사업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시정을 돌보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시민들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바쁘긴 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보다 남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훨씬 즐겁고 보람이 크지요.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보고, 타인을 위해 헌신해보는 것은 우리 삶 속에 정말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제가 그 기회를 누리고 있는 것이죠.

Q. 시민들을 향한 존중과 희생정신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이군요.

사실, 저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통신 기술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살면서, 종종 시간이 될 때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좋은 일’ 했다고 뿌듯해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더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지요.

그러다 인생에서 시련을 겪으며 삶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5년간 저는 25명의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고, 소중한 친구들과 이웃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보았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삶을, 성공 우선이 아닌 사랑으로 사람들을 섬기며 살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미션이 생긴 것이죠. 25명의 사람들은 각각 다른 상황과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했었는데요. 그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그 고민한 시간들이 바탕이 되어, 사람들이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네, 시장님께서는 특히나 청소년들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주려는지요?

청소년들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과 학습하는 학교 외에, TV와 라디오, SNS 같은 미디어 매체를 경험하면서 형성된 영역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보기에 잘못된 것일지라도, ‘이렇게 해야 해’ 혹은 ‘이렇게 하면 안 돼’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이들을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레크리에이션과 같은 즐거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열고,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들을 보여주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음에 ‘소망’이나 ‘꿈’의 씨앗을 심는 일도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저를 일으켜주고, 삶에 소망을 불어넣어 준 것은 성경 말씀이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학교에서 일체 종교 교육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에 저는 학생들을 만나면 제가 그랬듯이 삶 속의 어려움이나 슬픔을 성경 말씀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순찰 근무 중, 안타까운 사고로 순직한 부관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이 있다.
순찰 근무 중, 안타까운 사고로 순직한 부관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이 있다.

Q. LA에서 열리는 리더스 포럼에도 지속해서 참여하고 계시는데, 이를 통해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십니까?

리더스 포럼을 통해, 한국의 마인드교육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인드교육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 마음의 세계를 알려주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에게 마약 하지 마라, 공부해라 이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바탕으로 마음의 구조를 파악하고, 마음에 가득 차 있는 분노와 좌절, 죄책감을 감사와 행복, 사랑으로 채워 마음의 근본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설명회에서 들었습니다. 그 내용을 들으며 정말 놀랐습니다. 이 교육을 만든 분은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꾸준히 연구해온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교육은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실제 삶을 완전히 바꾸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저는 여러 단체와 함께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주에서, 성경을 교과 과정으로 다시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마인드교육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게 그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꿈꿔온 교육의 방향이 이것이며, 미국에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이 포럼에 참여해서 더 좋은 교육, 더 나은 청소년들의 미래를 고민하려고 합니다.

Q. 청소년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시장님의 메시지가 있을까요?

마음을 순수하게 열어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삶은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고, 배운 것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꿈을 꾸기도 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는 착각 때문에 슬픔과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여러분이 경험한 것보다 더 넓은 세계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을 가지고 있다면 마음껏 그리고 최선을 다해 보기 바랍니다. 그러다 어려움이나 문제를 만날 때면, 마음을 열고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그리고 스스로 어떤 길이, 나를 진정 행복으로 이끄는 길인지 생각하면서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지역사회 리더들의 소감 한마디

제시카 마틴즈 Jessica Martinez 시의원

마인드교육 강연을 들으며 생각이 명쾌해졌습니다.  오늘 강연자께서 부모의 이혼이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무척 공감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이나 에어컨을 조절하듯 우리 마음에도 서로 마음을 맞추며 살아갈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메시지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적절한 비유였어요. 우리가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사실 무거울 때가 많은데, 무척 쉽게 설명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히엘 뉴먼 Hillel Newman 이스라엘 총영사

훌륭하고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한국의 마인드교육을 창시한 박옥수 목사께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청소년들을 위해 하시는 일을 보고 놀랐습니다. ‘슬픔이나 절망, 죄 속에 빠진 청소년들의 마음에 행복과 감사가 가득 차면, 더 이상 어두운 삶을 살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이 단체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는 우리 유대인들이 추구하는 것과 방향이 같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잠들고 소망으로 눈뜰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지진행 애니 박 Annie Park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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