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시아 대사관, "러시아, 침공 의사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철수 명령을 내렸다.

23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행동 위협이 지속됨에 따라 23일부로 미 정부가 직접 고용한 인력에 자발적 출국을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 출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미국 뒤를 이어 영국, 호주, 독일도 키예프 주재 대사관 인력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에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부무 대변인은 24일, “자국 외교관들을 보호하려는 외국의 권리를 인정하지만 그러한 미국 측의 결정은 시기상조이며 지나친 경계의 표출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자국의 기술과 디자인을 사용해 제조한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을 막는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반도체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이 제재는 거의 모든 반도체의 반입을 막아 경제 전반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대러시아 반도체 수출을 막을 경우 전자·항공·우주 등 반도체를 쓰는 첨단기술 분야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휴대전화 등 소비자 제품 가격의 상승과 수급 불안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 거래 금지 같은 통상적인 금융 제재보다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8일에 주미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미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모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라며 “러시아는 누구도 침공할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명의 군대를 배치한 것에 대해서는 “자국 영토 내에서의 군대 이동 훈련”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은 “미국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를 둘러싼 히스테리를 멈추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 러시아는 내달 10~20일 우크라이나의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에서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19일 러시아 국방부는 ‘연합의 단호함-2022′ 훈련에 참여할 첫번째 러시아 부대가 군사장비를 갖추고 벨라루스 훈련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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