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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행복 찾은 카메룬 여교사Case of Change
김주원 | 승인 2020.06.17 09:04

사회적 규제, 도덕교육으로 청소년들의 자살, 범죄, 중독 등의 문제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증가추세로 지속되자 그 대안으로 마인드교육이 세계적으로 급부상하였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미국,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에서 마인드교육이 곧 시행될 예정이다. 그 나라의 교육관계자 및 교사들이 자국에서 마인드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연수를 받으러 한국을 찾았다. 마인드교육의 학습 과정과 시행 효과를 알고자 먼저 학습자의 위치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서이다. 마인드교육은 학습자의 실질적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기에 연수를 받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변화가 있으리라 짐작은 했는데, 연수 기간이 석 달째 접어들 즈음에 마음을 내놓는 한 여교사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나 같은 여자를 만난 걸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저는 카메룬에서 왔습니다. 여러분들 앞에 있는 제 모습이 여자 같나요? 지금은 많이 여자다워졌지만, 한국에 와서 마인드교육을 받으면서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처럼 살았던 제 모습이었습니다. 마인드교육은 저에게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마인드교육 연수차 한국에 온 카메룬의 여교사

이 여교사는 남편에게 보살핌을 받는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남편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기나 하겠어? 나 같은 여자를 만난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그런 마음으로 항상 남편을 쥐락펴락하고 싶었다. 교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남편에게도 교사처럼 대하는 게 일상이었다. 여교사가 생각하는 ‘부부생활’이란 두 사람에 의해 유지되는 작은 회사 같은 것이었다. 남편과 아내는 각각 절반의 책임을 갖고 성실히 일하며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부부생활에서 리더가 필요하다면 그건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남편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경험도 많고, 더 똑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어떤 일을 하면 ‘저러다 곧 실패하겠지. 여보, 못 하겠거든 미리 얘기해. 언제든 내가 도와줄게’라는 생각으로 옆에서 지켜보다가, 행여 남편이 잘못하는 것 같으면 “진작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 나에게 물어보지 않으니까 이런 꼴이 나잖아.”라고 하면서 남편을 무시했다.

사실 여교사의 남편은 자상하고 주위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까 생각하는 남편이었다. 최근에도 한국에서 돌아올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집안을 리모델링하는 중이었다.

“곧 집으로 돌아올 자기를 환영하기 위해 집을 리모델링하는 중이야. 당신이 와서 보면 깜짝 놀라게 될 거야.”

“잘 알아보긴 했어? 아니,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이렇게 해야지. 그리고 리모델링을 당신이 해야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불러야 하는데, 왜 잘 알아보지도 않는 거야?”

아내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다가 다시 잔소리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배우자에게 쓰는 편지 과제 때문에

여교사는 마인드교육 연수를 받으러 한국에 가야 한다는 결정이 났을 때, ‘남편 뒤치다꺼리하지 않고 한국에서 쉴 수 있어서 참 다행이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지내던 어느 날, ‘교류’에 대하여 수업을 받던 중에 ‘배우자에게 쓰는 편지’라는 과제가 나왔다. 교수님은 “편지를 쓸 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해보세요.”라는 특별한 미션을 주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전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이 여교사는 더더욱 어려운 과제로 느껴졌다. 갑자기 쓰는 편지에 뭐라고 적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여보, 한국에 왔을 때 솔직히 난 기분이 좋았어. 왜냐면 당신 얼굴 안 봐도 되니깐. 내가 볼 때 당신은 나의 남편이 될 자격이 많이 부족하고 또 철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해.”라고 메일을 보냈다.

아내가 보낸 충격적인 메시지에 남편은 화가 잔뜩 났다. ‘이런, 정 떨어지는 여자 같으니라고!’ 남편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불행한 모든 일에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나는 당신이 한국에 갈 때에도 응원하고 후원해 주었어. 그런데 고작 나를 안 볼 수 있어서 잘됐다는 말이나 듣고 있는 내가 불쌍하군. 더 이상은 못 살겠어. 당신은 너무 강한 사람이야. 어떻게 한집에서 남자 둘이 살 수 있겠어? 그렇게 자신이 사랑스럽고 귀하다면 나와는 헤어져야겠지. 아니면 여자가 되어 아내의 자리로 들어오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그때 여교사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남편이 화가 많이 났구나. 용서를 구해야겠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여교사는 생각하다가 어처구니없는 말을 해버렸다.

“여보, 당신은 두리안 같아. 냄새가 안 좋고 코를 찌르는 향기를 가지고 있어. 당신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니까 나는 받아들여야만 하겠지?”

여교사는 나름대로 용서를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음이 남편보다 높으니까 용서를 구하는 말조차 이상하게 나갔다. 아내의 메시지를 받자 남편은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며칠 후, 남편이 이런 소식을 전해왔다.

“난 지금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어. 더 이상 너랑 같이 못 살아.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아내라고 생각하면서 잘 살아보려고 했었어. 그런데 네가 나를 이겼어. 너에게 두 손 들었다고.”

남편의 답장에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평소처럼 남편을 이겼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었다.

누구든지 내 얘기를 들어야 해

이 여교사는 어렸을 때부터 ‘강하게 살아야 해. 강하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어머니도 그녀를 강하게 키웠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율법을 잘 지켜야 하고 최고의 성도라는 칭찬을 받아야 했다. 누구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했고, 직장생활도 23살의 나이에 남들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서는 20대 초반에 직장을 구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에, 주위의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여겼다. ‘누구든지 내 얘기를 들어야 해.’ 항상 교사처럼 남편과 주위 사람들을 가르쳤다.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했지만 그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마인드교육 연수 중에 싸우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문제가 점점 드러났다. 자신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그런 자신을 보는 게 화가 나서 연수도 받고 싶지 않았고, 하루라도 빨리 카메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와중에 남편에게 이혼까지 당하게 생겼으니 갑자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간다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고, 불행을 초래할 것이 분명했다.

여교사는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조금씩 생각했다. ‘난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 세상에서 나를 받아줄 수 있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 내가 이렇게 질이 나쁜 여자일까?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이혼한다고 하면 부모님은 과연 뭐라고 하실까? 결혼을 축하해주던 사람들이 이혼 소식을 듣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자신의 능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았다. 그제야 자신이 강한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연약하고 부족한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루는 자신의 마음에 대하여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여교사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사실은 강한 여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눈물이 터졌다. 여교사는 그 자리에서 기력이 바닥나도록 펑펑 울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이 어떤 건지 모른다면 여러분은 오늘 저를 만나서 알게 된 겁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이에요. 전 절대로 연약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저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사람과 당장 몸싸움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언제든지 반격하고 싸울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저를 항상 두려워했어요. 그게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아, 사람들이 나를 두려워하는구나. 나를 조심스럽게 대하겠군.’ 이러면서요. 말로 싸운다 해도, 남자와 싸운다 해도 거뜬히 이길 자신 있었어요. 저는 남편을 마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처럼 마음대로 했어요. 남편이 저보다 3살 어리거든요. 그냥 남동생으로 여겼어요. ‘내가 왜 남동생을 이렇게 봐줘야 되는데? 나보다 어리잖아?’ 그런 생각을 가지니까 대화중에 “네가 뭔데?”라는 말이 항상 튀어나왔어요. 특히 남편은 그 말 듣는 것을 참지 못했어요. 한국에 와서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제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어머니가 옳았고 친구들이 다 옳았어요. 저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무시하며 살았어요. 그런 저를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모든 사람들이 그랬어요. 그런데 오늘은 저 자신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답장이 없어도 남편에게 계속 보내세요

여교사는 이혼 위기에 처한 문제로 교수님에게 상담을 받았다. 교수님은 여교사에게 매일 남편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했다. 그 말대로 여교사는 매일 이메일로 편지를 보냈다.

“세상에서 최고 좋은 남편, 저 같은 여자를 사랑해주고 받아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며칠 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

“교수님, 메일을 보냈는데 그이한테서 답장이 오지 않아요.”

“답장이 없어도 계속 보내세요.”

교수님 말대로 계속 편지를 보냈다. 그러자 어느 날, 답장이 왔다.

“여보, 당신도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아내야. 당신을 아내로 얻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

남편은 아내의 편지를 받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아내를 다시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겼다.

여교사는 한국에 와서 마인드교육을 받으면서 이전에 한 번도 배우지 못했던 ‘마음 꺾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접했던 교육에서는 자신을 믿으면 안된다는 것을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과 마음이 흐를 수 있는지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보게 되는 자신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내 마음을 보고 적은 게 아닐까? 아니, 어떻게 내 인생을 책 속에 다 그릴 수가 있지? 이건 내 이야기잖아? 이건 내 마음인데…. 아프리카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내 마음을 알 수 있었을까?’

여교사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잃어버릴 뻔했던 좋은 남편도 다시 찾았다. 자신의 잘난 마음에 취해서 주변 사람들도 자신의 삶도 불행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이제 행복을 향해 갈 수 있게 되었다.

“마인드교육을 받으면서 제 안에 형성된 감사하는 마음이 제게 힘을 주고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교재로 사용한 책은 꼭 저 자신에게 쓴 편지와 같았어요. 이 책을 쓰신 저자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앞으로도 제 마음과 인생을 변화시켜 줄 편지들이에요. 그리고 제가 마음에 상처를 입고, 힘을 잃고, 무엇을 해야 될지 몰랐을 때 저를 도와주신 모든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제야 배운 말 한마디입니다. 감사가 행복의 비밀입니다. 감사합니다.”

글=김주원 오남인드 단행본 팀장

김주원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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