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청결하게, 외출 후 세안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를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외출시 꼭 착용하는 마스크. 그런데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되면서 피부가 자극을 받아 볼 주변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마스크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뿜어내는 작은 침방울 속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 있다. 그것들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유입되면 같은 질환을 일으키는데, 코로나19도 이와 같은 경로로 전파된다. 우리는 공기 중에 있는 코로나19의 유입을 막고,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대화 도중에 침이 튈 수도 있기에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나 좁은 실내, 지하철, 버스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곳에서는 더욱 신경을 써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작은 틈으로 인해 받는 피부 자극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하는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로, 일반 방한 마스크와 달리 섬유가 무작위로 얽혀 있어 틈이 더 작고 필터도 이중 삼중으로 되어 있어 작은 입자도 거를 수 있다. KF(Korea Filter) 뒤에 숫자 80, 94, 99 등을 표시하여 해당 제품의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더 많은 유해성분을 걸러낼 수 있지만 숨쉬기가 답답해 오랫동안 착용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또한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착용 부위가 습해져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나타나는 피부염

마스크 장시간 착용시, 땀과 열기로 인해 코와 입 주변 피부의 온도와 습도가 높아진다. 피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 보습에 도움이 되지만, 입김과 땀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피부에 상재하고 있는 세균의 번식이 증가한다.

특히 만성적 피부염(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는 환자는 피부자체의 항균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피부장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세균에 의한 농가진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피부 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코와 입주변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모낭염, 입 주위 피부염이 있는 환자들 또한 세균 증식과 밀폐된 환경으로 인해 피부 염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축축해진 마스크는, 사소한 자극에도 트러블과 피부염을 일으키는 민감성 피부에는 치명적이다.

또한 피부가 연약한 아이들이나 짙은 메이크업을 한 사람이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 피부와 마스크가 닿는 부분에 접촉성 피부염, 구순염, 모낭염 등이 생긴다. 마스크를 장기적으로 착용할수록 마스크를 거는 귀 주변에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부분적으로는 유·수분 밸런스가 깨지고 피부가 짓물러져 습진이 생기고, 정상적이던 피부 세균총(바이러스를 포함해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 집단)에도 변화가 생겨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된다. 평소에 아토피나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면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피부질환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개선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예방과 관리 팁을 소개한다.

1. 피부와 마스크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닿는 면이 부드러운 면 마스크도 괜찮다.

면 마스크로도 코로나19가 들어 있는 침방울에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 면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환기도 좋기에 여러 부분으로 피부 질환을 줄일 수 있다.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매일 세탁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면 마스크의 보호능력은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므로, 사람이 많은 밀폐된 공간 등 감염의 위험이 높은 곳에 머물러야 될 경우에는 면 마스크 위에 보건용 마스크를 덧대어 쓰는 것이 권장된다.

2. 마스크는 입김과 땀으로 축축해지기 전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교체가 힘들 경우에는 1시간에 10분 정도, 감염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고 충분히 환기해주는 것이 좋다. 외출을 자제해 마스크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귀가 후 세안 습관이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과 저자극 약산성 세안제로 꼼꼼하게 씻은 뒤, 피부 보호 및 강화를 위해 아토피 전용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4. 여드름이 올라와 불안할 때는 방치하지 말고 전문 의료기관에서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드름이 악화되면 주변 조직을 침범하여 손상시킬 수 있고, 흉터나 자국이 남을 수 있다. 병원에 가서 증상을 정확히 진단받은 후 빠르게 호전되도록 치료를 받고 처방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청결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또한, 환기가 잘 되거나 안전한 장소에서는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어 피부가 쉬고 호흡할 수 있는 틈을 주자. 그리고 외출 후에는 바로 미온수로 세안한다면 피부 질환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글=이운하
인제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나와 현재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피부과학 교실 부교수와 피부과 책임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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