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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재고조사
조현주 | 승인 2019.09.27 10:31

편의점 알바생 카페에 보면 가끔 재고조사에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온다. 편의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판매하는 상품수가 3천 종 이상이라서 전체 재고조사는 월별 또는 분기별로 한다. 담배나 상품권 같은 중요 품목만 실시간으로 조사하는데, 인수인계 과정에서 손실이 생기면 넘겨주는 알바 책임이니 주의하라는 조언도 등장한다.

재고조사란 자재나 물품에 대해 기록상의 재고량과 실제 재고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물건은 기업의 자산이므로 재고조사는 매우 중요하다. 몇몇 품목은 잘 관리해서 생산이나 유통량을 조절하고, 창고만 차지하는 오래된 물건은 폐기할 기준이 된다. 즉, 재고조사를 통해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잘 가려낼 수 있다.

이런 재고조사를 개인의 삶에도 적용시켜 보면 어떨까?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과 방해꾼을 구분해보는 것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개인의 재고조사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겠다. 첫째는 내가 소유한 물건들을 총정리하는 일이다. 현재 내가 가진 물건들을 조사해서 가질 것과 버릴 것, 그리고 언젠가 쓸 것으로 분류해본다. 이 정도만 해도 내 주변은 상당히 가볍게 바뀔 것이다.

둘째 영역에서는 내가 가진 무형의 능력을 조사하는 것이다. 타고난 재능, 성격의 장단점, 어떤 습관의 유무 등 자아분석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능력을 하나하나 분석해 가면 자신의 단점을 정확히 알고 장점은 더 확대시킬 수 있다. 자기계발에 열심인 사람들이 주로 스스로를 체크해 잠재능력을 더 끄집어내고 문제성 기질은 개선시켜 나간다.

마지막으로, 내 삶의 재고를 조사할 세 번째 영역은 마음속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면 늘 변하는 게 맞고, 마음도 수시로 변한다. 종잡을 수 없는 우리 마음속엔 원치 않는 상태로 삶을 몰아가는 어떤 생각이 있다. 마음속에 똬리를 튼 부정적인 생각들, 예컨대 아픈 기억, 슬픈 추억, 실패한 경험, 두려운 느낌, 불길한 기분 등은 재고조사 후 즉시 폐기처분할 목록이다. 이걸 그대로 두면 첫째 영역과 둘째 영역을 잘 정돈했더라도 내 삶에 활기가 솟아나지 못한다. 생각이 물질세계를 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이 일은 어려워 보여도 궁극엔 내게 좋은 것이 될거야’ 하는 긍정적인 생각들을 마음에 두고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가 가진 것이 없고, 타고난 능력도 없을지라도, 마음속에 치밀하게 뿌리내린 긍정의 생각들은 내 삶이 고통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그래서 마음의 세계는 신기하고 오묘한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열매 없는 가을 나무를 탓하기 전에, 내 마음속 재고조사부터 해보자.

글=조현주(발행인ㆍ편집인)

조현주  realantiqu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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