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손정아
그림 손정아

1950년, 미국의 작은 도시 새기노Saginaw에서 태어난 스티브런드 하더웨이 모리스. 조산아였던 그는 출생 직후 인큐베이터에 들어갔으나 산소 과다 공급으로 눈의 망막이 손상되어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가난한 흑인 집안의 여섯 형제 중 셋째로 자란 스티브는 어딜 가나 아이들의 놀림거리였다.
“야, 장님이 왜 돌아다니냐? 집에 가서 잠이나 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스티브는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즐거움이었고, 혼자서 피아노, 드럼, 기타 등을 연주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브가 공부하는 교실에 쥐가 나타났다. 여자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책상 위로 올라가고, 선생님과 남자 아이들은 쥐를 잡으려고 몰려다녀 교실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데 쥐가 재빠르게 몸을 숨겨 보이지 않았다. 교실 어딘가에 숨어 있는 쥐를 그대로 두고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그때 선생님이 스티브를 불렀다.

“스티브, 넌 볼 수 없는 대신 뛰어난 청력을 가지고 있을 거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서 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한번 찾아보겠니?”
순간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스티브와 선생님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스티브 또한 선생님의 말씀에 놀라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고는 곧 쥐가 움직이는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스티브는 쥐가 숨어 있는 곳을 찾아냈다. 선생님이 다시 말했다.
“봐, 스티브. 너는 다른 친구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귀를 가지고 있단다!”
선생님이 한 말은 어린 스티브의 마음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스티브에게 했던 말들은 “너는 앞을 못 보는데 뭘 할 수 있겠어?” “너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흑인 장님 주제에!”라는 비웃음 섞인 이야기들이었다. 학교에서 쥐 소동으로 자신이 특별한 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스티브는 평소 좋아하던 음악에 더욱 열중하며 음악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의 열정과 노력은 오래지 않아 열매를 맺었다. 스티브는 열한 살에 큰 음반 제작 회사의 오디션에 합격했고, 열세 살에 발표한 앨범 ‘Fingertips’가 최연소로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

그림 손정아
그림 손정아

그가 바로 ‘Isn’t She Lovely’ ‘My Cherie Amour’ 등 서른 개 이상의 빌보드차트 톱10 히트곡을 냈으며, 그래미 상을 스물다섯 번 수상한 스티비 원더이다. 그는 50년이 넘게 음악을 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을 받고 있다. 남다른 음악적 재주를 가지고 있었지만, 남들은 물론 스스로도 ‘보잘것 없는 사람’이라 여겼던 스티비 원더.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치를 깨우쳐준 선생님을 만난 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특별한 재주가 있든 없든 혼자서는 길을 잃기도 하고, 중간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가치를 깨우쳐 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우리도 변할 수 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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