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측이 지난 4년 8개월간 광화문에 설치해 운영했던 세월호 천막과 분향소에 대해 자진 철거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서울시와 유족 측은 이 공간에 4월 12일(금)부터 올해 12월까지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이하 기억 공간)'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억 공간'의 상설화 여부는 서울시와 유족 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 설계안에도 세월호 추모 공간은 반영되지 않았고, 세월호 천막을 현 상태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와 세월호 가족협의회 측은 운영 방안을 두고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5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합동분향소' 설 합동 차례에 참석해 '기억공간'의 설립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기억공간이 2020년 1월 새 광화문광장 사업 착공과 함께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유가족협의회 측은 상설화를 요구했던 것이다.   

지난 1월 21일 발표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딥 서피스(Deep Surface)'의 조감도.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규모가 3.7배 넓어진다. 서울시는 오는 2021년 5월까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서울시)
지난 1월 21일 발표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딥 서피스(Deep Surface)'의 조감도.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규모가 3.7배 넓어진다. 서울시는 오는 2021년 5월까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서울시)

현재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은 총 14동으로, 7동씩 마주 보고 있다. 서울시와 유족측은 최근 합의 끝에 기억 공간을 오는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3월 17일(일) 오전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열고, 다음날인 18일(월) 오전 10시부터 14개 동 천막 철거를 시작하고, 교보문고 방향의 현 분향소 위치에 목조형태의 추모공간을 79.98㎡ 규모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들어설 기억공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실1 ▴전시실2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4개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세월호 외에 각종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안전에 대한 교육도 가능하게 한다는 취지다.

광화문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 조감도(이미지 서울시)
광화문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 조감도(이미지 서울시)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 구성.  공간은 전시실1,전시실2,시민참여공간,진실마중대 등 총 4개로 구성된다. (이미지 서울시)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 구성.  공간은 전시실1,전시실2,시민참여공간,진실마중대 등 총 4개로 구성된다. (이미지 서울시)

서울시에 따르면, 기억 공간은 시가 전담직원을 지정해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 및 시민 자원봉사자의 참여로 운영할 예정으로, 전시공간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을 고려해 우선 금년 말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 이후 재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유가족 측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공간 설치부터 운영까지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두고 논란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억 공간이)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시민들이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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