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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특별한 한마디 “아, 그러네요”
박옥수 | 승인 2018.12.31 17:37

사람들은 불행이나 어두움에 빠지면 그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다 해결하려면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겁니다. 그런데 마음이 먼저 해결되면 그 문제에서도 금방 해결됩니다. 암 환자도 그렇습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김윤옥이라는 부인이 살고 있다. 이 부인은 미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어여쁜 딸을 낳아 잘 키웠고 지금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이 부인이 암에 걸렸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우리 윤옥이가 암에 걸렸다.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의논했다. 가족들은 이 부인이 얼마 살지 못할 것으로 알고, 여동생에게 돈을 모아 주며 “네 가 이 돈으로 미국에 가서 언니에게 좋은 음식도 만들어 주고 돌봐주다 와라”고 했다. 그 여동생이 미국으로 가기 전에 나에게 전화를 해서 언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는 목사로서 암 환자들을 많이 만나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기에, 여동생에게 “언니를 만나면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해주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그 여동생이 미국으로 출발했을 즈음, ‘아, 내가 잘못했다. 그분에게 전화해서 내가 직접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튿날 내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부재중으로 찍혀 있어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암에 걸렸다는 바로 그 부인이었다.

 

우리 마음에 가득한 것이 몸을 이끌고 삶으로 나타난다

암 환자들이 갖는 공통적인 마음이 있다. 다르게 표현하는 것 같아도 대부분 거의 같은 생각을 한다. 첫 번째는 암이 무서운 병이니까 죽음을 생각한다. 두 번째는 ‘내가 죽기 전에 이 일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앞둔 딸이 있다면, ‘내 손으로 딸 결혼 준비를 다 해주고 죽고 싶다. 백화점에 가서 좋은 옷도 사주고, 미장원에 데리고 가서 신부 단장도 예쁘게 해주고, 딸을 위해 손님들 음식도 내가 준비하고…’ 라고 생각한다. 딸이 아직 어리면 ‘우리 딸 시집보낼 때까지만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라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이든 모두 죽음과 연결된 것들이다. 암 환자들 마음엔 죽음이 꽉 차 있다. 마음에 죽음을 가까이하면 할수록 죽음과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죽음과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진다. 그렇게 해서 서서히 마음이 죽음에 물들어간다. 암에 걸리면 마음에서 죽음을 떠나보내지 못하기에 소망을 잃고, 결국 몸도 죽고 마는 것이다.
성경 누가복음에 보면 부자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재산을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으로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자기 몫을 챙겨 먼 나라로 갔지만, 그 돈을 모두 허비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마침 흉년이 들어 어느 집에 얹혀살며 돼지 치는 일을 해야 했다. 하도 배가 고파 돼지가 먹는 쥐엄열매라도 먹으려 했지만, 그것마저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서야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러다가 내가 굶어 죽겠다. 내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풍족한 일꾼이 아주 많은데,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내가 아버지 집으로 가야겠다.”
둘째 아들이 돼지우리에 살고 있을 때 마음도 거기에 있었으면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몸은 돼지우리에 있었어도 마음은 아버지 집으로 향해 갔다. 우리 마음에 가득한 것이 삶으로 나타난다. 마음에서는 많은 생각들이 일어난다. 그 생각들이 서로 싸우다가 힘이 가장 센 어떤 생각이 나머지 생각들을 다 이기는 시점이 있다. 그때 최후로 이긴 그 생각이 마음을 차지하고, 그 생각이 차지한 마음이 몸을 움직여가는 것이다. 불행이 마음에 가득하면 불행한 마음이 내 몸을 이끌어가고, 행복이 마음에 가득하면 행복한 마음이 내 몸을 이끌어간다.
내가 교도소에서 수많은 재소자들을 만나 그들이 죄를 지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발견한 사실이 있다. 처음에는 작은 생각 하나가 들어 와서 마음에 자리를 잡고, 그 생각이 점점 자라서, 마음에서 그 생각을 이길 상대가 없을 만큼 크고 강해졌을 때, 몸은 여지없이 그 생각의 종이 된다.
암에 걸린 그 부인을 살리려면, 먼저 마음을 암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했다. 둘째 아들이 돼지우리에 살면서도 마음은 아버지 집에 가서 행복했던 것처럼, 마음이 암에서 벗어나야 행복해진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분에게 소망을 이야기했다.
“부인, 몸 상태가 어때요? 어렵지요? 힘들지요?”
그분과 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무엇보다 그분이 마음에서 암을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 마음에서 지면 암의 노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암에 대한 의학적 상식이 많진 않지만,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사람에게는 면역체계가 있고, 그 면역체계는 암을 충분히 이길 수 있어요. 의사들이 말하길, 사람 몸에는 매일 수많은 암세포가 생긴대요. 그런데도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이에요. 내추럴 킬러Natural Killer라고 하는 NK세포가 혈관을 타고 세포마다 다니면서 암세포를 잡아먹는대요.
우리 몸에는 매일 암세포가 생기지만 NK세포가 다 잡아먹기 때문에 암에 걸리지 않는 거예요. 부인이 지금까지 암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매일매일 암세포와 싸워 다 이겼다는 증거예요. 부인의 몸에 암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소망을 가지세요. 마라톤 선수가 어쩌다 넘어질 수 있듯이, 우리도 어쩌다 몸의 균형이 깨지면 암세포에게 져서 암에 걸릴 수 있어요. 하지만 넘어진 마라톤 선수가 다시 일어나서 뛰듯이, 몸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이기면 문제가 없어요.
진짜 문제는, 부인이 암에 대해 두려워하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마음이 그 생각에서 벗어나면 아무 문제도 아니에요. 그러니 절대 두려워하지 마세요. 생각해 봐요. 부인은 50년 이상 암을 이겨온 거예요. 그러니까 ‘암세포, 너 까불지 마라!’ 하고 한 대 때리면 되는 거예요.”
나는 그 부인에게 소망스런 이야기를 계속 해주었다. 그 뒤 부인이 자기 사진을 찍어서 나에게 병 상태를 알려 주었는데, 얼굴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도 감사했다.

 

그 부인은 그대로 믿고 따랐다

어느 날 그 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 안될 것 같아요.”
“왜요?”
“밥을 먹을 수가 없어요.”
“왜 밥을 못 먹죠?”
“항암치료를 받고 입맛이 없어서 밥을 못 먹어요. 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무슨 그런 우스운 이야기를 해요? 나는 먹을 게 없어서 못 먹는 줄 알았네요. 밥이 있는데, 왜 못 먹어요? 병에는 영양보다 좋은 게 없어요. 밥을 꼭 먹어야 돼요. 자동차는 휘발유 맛을 몰라요. 맛을 느끼는 기능이 전혀 없어요. 휘발유 맛을 알면 삼키고 모르면 뱉는 것이 아니고, 그냥 휘발유를 넣으면 자동차가 저절로 가요. 병을 이기려면 면역체계에 힘이 있어야 하기에 영양공급이 가장 중요해요. 밥이 맛있든 없든 그냥 드세요. 그러면 그 영양분이 몸에 들어가 서 병을 이겨줘요.”
“아, 그러네요.”
그 부인은 내가 이야기한 그대로 믿고 따랐다. 집안 곳곳에 음식을 놔두고 눈에 띌 때마다 무조건 집어먹고 또 먹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기력이 살아났고, 밥맛도 돌아왔다고 했다.
얼마 뒤, 나는 미국 댈러스에 갔다가 그 부인을 거기서 만났다. “제가 부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어떻게 내가 이야기한 그대로를 받아들이셨어요?”
“목사님, 제가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 그럴 때입니까?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럴 때에도 안 듣는 사람은 안 들어요. ‘목사가 어떻게 알아? 자기가 암에 걸려 보았나?’ 그렇게 생각해요. ‘자기가 암에 걸리면 저렇게 이야기 못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렇게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부인은 다시 몸이 좋아졌고, 우리는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했다.
그런데 얼마 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목사님,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제는 안 될 거 같아요.”
“또, 왜요?”
“위경련이 심해서 죽을 것 같아요.” “지금도 위경련이 일어나요?”
“지금은 아니에요.”
“위경련이 있었더라도 지금 안 일어나면 그건 나은 거예요. 다시 위경련이 일어날지라도 그치면 또 나은 거예요. 위경련이 일어났다가 나았는데, 위경련 또 일어날 것을 생각하면서 미리 걱정한다면 말이 안 되지요. 365일 내내 위경련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위경련이 있다고 다 죽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네요! 지금 위경련이 일어나지 않는데 내가 괜히 걱정하고 있었네요.” 그 부인은 그날 위경련을 잊어버렸고, 마음이 병에서 다시 벗어났다. 내가 하는 말이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부인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내 말을 부인이 그대로 믿고 따라주니, 고마웠다.
그런 과정을 몇 차례 겪으면서 그 부인이 달라졌다. 전에는 눈에 보이는 대로 생각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믿고, 눈에 보이는 대로 말했는데, 이제는 더 좋은 마음을 받아들이려고 하고, 그 마음을 따라서 살려고 하는 사람이 되었다.
무슨 병이든지 몸의 힘이 약할 때 걸린다. 살면서 나쁜 유혹에 넘어 가는 것은 마음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그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받아들이면 그 힘이 내 마음에 작용한다. 성경을 읽어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내가 받아들이면 훨씬 큰 힘을 얻는다. 성경을 자세히 읽어 보면,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마음을 받아들이면 내 마음에도 하나님의 마음이 흐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때부터 전에 내가 이길 수 없었던 유혹이나 어려움을 이기는 힘을 갖게 된다.
하루는 그 부인이 사각모를 쓰고 졸업 가운을 입고 꽃 속에서 찍은 사진을 나에게 보냈다. 사진 제목이 ‘암 치료 졸업’이었다. 항암치료가 끝난 것이다. 마침 석사 학위를 마친 딸에게 졸업 가운이 있어서 그 옷 을 빌려 입고 항암치료를 마친 기념으로 찍었다고 했다.
얼마 뒤 부인은 다시 학교에 출근했다. 교장 선생님이 무척 기뻐했고, 전교생이 모여서 암을 이기고 온 김윤옥 선생님을 박수로 환영했다고 한다. 그 부인은 지금도 미국에서 아주 건강하게 살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의 변화를 보는 가장 기쁜 일

나에게는 기쁜 일이 많다. 가장 기쁜 일은 어둠에서 살던 사람들이 밝아지는 것이다. 내가 성경에서 배운 사실들을 이야기해서 그들의 삶이 달라질 때 가장 기쁘다. 성경은 겉만 보면 재미없는 이야기 같다. 소설에는 감정이 들어 있지만, 성경에는 감정이 없고 내용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경의 속을 보면,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을 때 어떻게 그 어둠에서 벗어나는지를 가르쳐 준다. 우리가 괴로울 때, 병들었을 때,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가르쳐 준다. 나도 내가 병들었을 때, 어려웠을 때, 성경이 가르쳐 준대로 하여 병과 어려움에서 벗어난 경험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기회가 없고 잘 모르기에, 내가 아는 성경 지식으로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들이 어둠에서 벗어날 때 마다 나도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자주 이야기하지만, 그래서 나는 앞으로 마음을 파는 백화점을 차리고 싶다. 두려워하는 사람, 근심하는 사람, 미움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 의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새 마음으로 바꾸어 주는 그런 백화점을 열고 싶다. 아직 백화점을 차리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나를 찾아올 때마다 마음을 바꾸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밝고 복되게 사는 것을 볼 때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의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최고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마음을 파는 백화점><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마음밭에 서서> 등 네 권을 집필했다. 마음의 세계를 만화 컨텐츠로 만든 <신기한 마음여행>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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