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나라 소개 Vol.15] 태국, 어디까지 알고 있어?

우리나라 열 배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태국은 위치에 따라 다양한 기후와 문화를 보여준다. 남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덥고 인도네시아와 가까워 이슬람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북쪽 지역은 높은 산이 많고 태국의 주요 물줄기가 시작된다. 알면 알수록 새롭고 신비한 매력을 지닌 태국으로 배낭 하나 메고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보자 !

국왕을 존경하는 태국 사람들

태국에 가면 아이돌 사진보다 국왕 사진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식당, 도서관, 은행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도 국왕 사진이 걸려 있다. 한번은 태국인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집에 국왕 사진과 왕족으로부터 대학 졸업장을 받는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알고 보니 탐마삿대학교나 쭐랄롱꼰대학교 같은 태국의 명문 대학교는 왕족이 졸업장을 수여하는데 이를 굉장한 영광으로 여겨 그 순간을 사진에 담아 가보로 물려준다고 했다.

제9대 태국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
제9대 태국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사람들과 국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진을 형식적으로 걸어놓은 것이 아니라 국왕을 진심으로 존경해 하는 행동임을 느낄 수 있다. 태국은 입헌군주제 국가이지만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와는 달리 왕실의 권위와 권한이 막강하다. ‘전 국민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2016년 10월에 서거했으며, 2016년 12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왕위를 승계 받았다.

왜 미소의 나라일까?

태국은 ‘미소의 나라’라는 별칭이 항상 붙는다. 그만큼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의미인데, 이는 태국의 국교인 ‘불교’와 관련이 있다.
태국 학교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떠돌이 개가 다가오면 학생들이 먹던 음식을 퍼서 나눠주거나 심지어 음식을 사서 개에게 주는 모습이다. 이런 광경을 처음 봤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태국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불교의 윤회사상을 믿기 때문에 개가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환생할 수 있으며, 자신도 공덕을 많이 쌓으면 사람으로 다시 환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덕을 쌓는 것, 즉 ‘탐분'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탐분은 봉사활동을 하거나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고 동물들을 돌봐주는 행동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신념에서 나온 생활방식으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이 태국인을 특별히 친절한 국민으로 느끼는 것 같다. 또 태국에서는 남자가 만 스무 살이 되면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수행을 하는 ‘부왓’ 문화가 있다. 수행을 하면 부모님이 극락에 갈 수 있고 수행하는 자신도 복을 받게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인데, 요즘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국말 어렵다 vs 쉽다
태국어를 처음 본 사람은 글자 자체가 복잡하게 보여 배우기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태국어는 쉽지만은 않다. 자음 44개와 모음 21개로 구성되었는데 성조가 총 5개로 중국어보다 하나 더 많고 단음과 장음도 구별해야 한다. 태국어는 같은 단어라도 어떤 성조를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말이 된다.
태국어 문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챤/폼(나는) 락(사랑한다) 쿤(당신을)”, “챤/폼(나는) 낀(먹는다) 카우(밥을)”에서 보듯이 ‘주어 + 동사 + 목적어’ 순서로 이어지는데, 한국말에 있는 ‘은/는, 이/가’와 같은 조사가 없기 때문에 필요한 단어들을 선택해 잘 나열하기만 하면 된다. 쓰기에서 특이한 점은 띄어쓰기도 없고 물음표도 없고 마침표도 없다는 점이다.

태국의 한국 사랑

길거리에서 처음 만났는데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건네는 태국인들을 보면 한국에 마음을 활짝 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태국에서 지내다 보면 패션, 화장품, 언어, 연예인 등 여러 부분에서 한국을 느낄 수 있는데, 처음 볼 때는 반갑지만 너무 자주 봐서 일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태국 교육부에서는 한국어를 대학 입학시험에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다. 또 여러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생겼는데 지원자가 많아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대단하다. 송혜교와 송중기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는 태국 총리가 즐겨 본 드라마로도 유명하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 음식과 각종 한국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배우들이 사용한 휴대폰이 인기를 끌면서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의 인지도 또한 높아졌다.

에피소드 1_태국어를 태국어로 통역한다?
태국에 가서 난생 처음 ‘태국어’를 배웠는데 1년 뒤에는 태국어로 통역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노하우는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하루 종일 태국어를 사용했다는것! 태국에서 나는 필리핀, 중국, 페루, 케냐 등 여러 나라에서 온 봉사단원들과 함께 활동했다. 우리는 대화할 때 공용어로 태국어를 사용했는데, 문제는 성조에 서툰 우리들이 말하는 ‘태국어’를 현지인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를 자주 만나는 현지인들은 우리가 태국어로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잘 알아들었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해 대화를 할 때면 옆에 있던 현지인이 다시 통역을 해주곤 했다. 가끔씩 태국어를 태국어로 통역하던 추억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태국의 모든 것이 그리워진다.박하영(태국 굿뉴스코 11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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