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자해 학생들 보며 ‘당황’…"교사 교육도 병행돼야"
정신과 의사 ‘자해 자살 콘텐츠 심의 강화해라’ 청와대 청원

최근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자해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사고력과 자제력을 길러주는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 도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명 ‘자해 스왜그(Swagㆍ랩 등에서 잘난 척하는 표현)’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사용되고 SNS는 각종 자해 관련 인증 사진들이 넘쳐나고 있다. 자해를 시도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을 자랑으로 삼고 ‘멋있다’고 인식하는 위험한 문화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것.

실제로 SNS에 자해를 해시태그로 검색할 경우 수만 여건의 인증샷이 여과 없이 노출돼 있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는 하루에만 1,000여건에 달하는 자해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학업 스트레스, 친구와 갈등, 가정 내 갈등 등 자신이 닥치는 어려움이나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죽음’을 연관시키고 이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해 시도 횟수가 늘수록 결국 자살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각종 대중매체의 규제와 심의가 필요하다는 주장한다.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 교육이나 인성교육이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하고 학생뿐만아니라 교사들에게까지도 폭넓게 진행돼야한다고 지적한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J씨는 “어느 날 저희 반 학생이 손목을 붕대로 감고 있는 거에요. 봤더니 칼로 손목을 그었던 거더라고요. TV에서 본 한 래퍼의 손목 자해 흔적이 멋있어 보여 그랬다는 겁니다. 학생에게 이유를 듣고 너무 당황했습니다. 이런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민입니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천호중학교 송형호 교사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생명존중 교육을 한다면서 한 두 번 영상을 보여주고 만다. 교사가 애들이 왜 자살을 선택하는지 이유를 이해하고, 그 과정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며 “애가 잘 하는걸 하나라도 끄집어내서 인정해주고 칭찬하면서 ‘나는 괜찮은 존재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한 정신과 의사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청와대 국민 청원도 넣었다.

그는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해 문화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해 관련 사진(동영상)이 게재되지 않게 해당 회사들이 대책을 강구하고 자해사진, 자해하는 법을 전파하는 내용은 삭제되거나 경고 문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고 많은 시민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과거 자살예방법이 제정되며 맹독성 제초제의 생산과 유통이 금지된 뒤 농촌 노인들의 음독자살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에 비췄을 때 자해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리는 행위를 제재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하는 것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 인성교육이 보다 실효성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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