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싱할라어로 보름을 뜻하는 '포야'는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스리랑카 싱할라어로 보름을 뜻하는 '포야'는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부처님 앞에서는 왕도 평등하다.’라는 신념으로 오래 전부터 불교를 이어 온 스리랑카 사람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특별한 휴일이 있다. 바로 포야데이(Poyaday).

‘포야’는 스리랑카 싱할라어로 보름이라는 뜻이다. 한 달에 한 번 달이 차면 스리랑카 불교인들은 계율을 지키고 몸을 단정히 하는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데 이날 길거리에서는 온통 흰옷을 입고 불교 사원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집집마다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등을 볼 수 있다.

포야데이에는 거리마다 형형색색의 등이 달린다.ⓒ권신영글로벌리포터
포야데이에는 거리마다 형형색색의 등이 달린다.ⓒ권신영글로벌리포터

포야데이는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절제의 날’이다. 평소 스리랑카 불교도들은 ‘살생하지 않는다’, ‘도둑질 하지 않는다’, ‘간음하지 않는다’, ‘거짓말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와 같은 불교의 기본 계율을 지키며 살아가는데 이를 ‘판 실(Pan Sil)’이라고 한다.

그런데 포야데이만큼은 ‘높은 자리에 앉거나 눕지 않는다’, ‘가무를 즐기지 않는다’, ‘때가 아닐 때 음식을 먹지 않는다’와 같이 절제와 관련된 3개의 계명이 더해진 ‘아타 실(Ata Sil)’을 지킨다. 평소보다 조금 더 육체의 욕구를 절제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생각하는 것이다.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포야데이는 단순한 휴일이 아닌, 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고귀한 삶의 의식이다.

ⓒ권신영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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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시간에 쫓겨 바쁘다는 이유로 삶을 돌아보지 못하고, 커져가는 욕구를 절제하지 못해 박탈감과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현대인들에게도 한 달에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이 날이 절실해 보인다.

절제를 즐길 줄 아는 스리랑카인들의 여유와 느긋함 속에서 그와 반대되는 것만을 쫓아왔던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비춰본다. 마음속에 자신만의 포야데이를 두고 잠시 나의 삶을 성찰해보는 건 어떨까.

콜롬보(스리랑카)=권신영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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