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새해마다 결심과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

2018년 새해도 벌써 한 달 여가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갖가지 계획들을 세운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계획들 중 실천에 옮긴 것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지난해에도, 그 지난해에도 이런 일들은 반복되었던 것 같다. 우리는 왜 해마다 이런 일들을 계속 겪는 걸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계획은 어떻게 하면 세울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새해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의 심리를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새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와 분위기에 들뜬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새해는 지난 해의 연장선일 뿐이다. 달력의 숫자가 2017에서 2018로 바뀌었다고 특별한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막연한 기대감에 ‘올해는 헬스장에 등록해 체력을 키워야지’ ‘나는 외국어를 배울 거야’ ‘일기장을 구입해 매일매일 써볼까?’ 하는 식으로 지난해 이루지 못한 것들을 쏟아내듯 계획을 세운다. 마치 로또에 당첨돼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백화점에 가서 한풀이하듯 그동안 사지 못한 물건들을 쓸어담는 것처럼.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돈이 많지 않다. 그래서 가계부를 써가며 규모있게 돈을 쓴다. 계획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계획을 세운다는 건 시간운영을 설계하는 일이다. 시간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일 년은 누구에게나 365일이며, 하루는 정확히 24시간이 주어진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충동구매하듯 무작정 이것저것 계획만 세우다보면, 결국 한 가지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계획에 파묻혀버리고 만다. 계획을 세울 때는 반드시 시간과 숫자를 염두에 두자. 일기를 써도 ‘잠자리 들기 전딱 10분만 써 보자’ 식으로 시간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토익책을 봐도 ‘총 300페이지이니 하루에 20페이지는 읽어야 한달에 두 번을 볼 수 있다’식으로 정량화定量化되어야 한다.

목표와 방향이 분명한 프로가 경쟁력 있는 인재다
계획을 세우는 데 또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방향성方向性’이다. 그 일을 왜 할지 분명한 이유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지, 하면 좋고 안 해도 되는 일인지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루는 24시간으로 한정된 만큼, 불필요한 계획은 과감히 쳐내는 선택과 집중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길 원한다. 경쟁력은 경력에서 나오며 경력은 경험에서, 경험은 체험에서 나온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체험이란 일회성一回性의 경험이다. 입사하고 싶은 프랜차이즈 회사의 매장을 방문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단편적인 체험이 쌓여 경험이 된다. 자신이 실제로 겪어본 일들, 거기서 얻은 지식과 기능이 바로 경험이다. 체험이나 경험은 여러분이 앞으로 종사하게 될 직장에서 하게 될 일, 즉 직무職務와 직접적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가령 취미생활에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도 경험이 될 수 있다.

경력은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의미다. 단순히 ‘뭔가를 해 봤다’를 넘어 전문적으로, 남에게 보수를 받고 일을 해 준 경험을 가리켜 우리는 경력이라는 말을 쓴다. 쉽게 말해 ‘프로professional’라는 의미다. 스스로를 프로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숙련도와 정확성, 책임감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경력의 다음 단계는 경쟁력, 즉 비교우위다. 다른 사람보다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까 말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 의도나 이유, 목표 등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단지 ‘돈을 벌겠다’는 자세로 음식을 만들고 파는 데만 초점을 맞춰 일한다면 그 일은 단순 경험이나 체험에 머물고 만다. 그 일이 경력이나 경쟁력으로 발전하려면 ‘고객은 어떤 서비스를 기대할까?’ ‘이 일은 앞으로 내가 직장생활 할 때 어떤 도움이 될까?’ 등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도와 방향성을 갖고 일하는 데서 ‘내’가 성장하고 경쟁력이 싹트는 법이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경쟁력 있는 사람, 어디서도 쓰임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다시 새해 계획을 점검해 보자
흔히 사람은 개성이나 특기 등 특별한 한 가지로 판단되고 기억된다. 너무 많은 일을 어중간하게 잘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한 가지 역량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호수에 떠 있는 청둥오리들을 생각해 보자. 수면 위 청둥오리는 뭍에서 걸을 수도,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 육해공陸海空을 모두 아우르는 셈이지만 청둥오리는 어디서도 최고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사자, 고래, 독수리는 모두 저마다의 강점으로 육지, 바다, 창공에서 왕으로 불리는 동물들이다.

사람도 그렇다. 단 한 곳이라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자신만의 강점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경쟁력을 갖추려면 자신이 무엇을 갖추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체험이 경험을 넘어 경력으로, 나아가 경쟁력으로 발전하려면 이처럼 구체적인 목표와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 초에 세운 계획들을 다시 점검해 보자. 불필요한 계획은 과감히 버리고, 이미 실천하는 계획이라도 왜 그 일을 해야 할지 꼼꼼히 점검해 볼 일이다.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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