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최 한달전 단일팀 구성…남북 합의내용 IOC에서 최종 결정

11년만에 올림픽 남북단일팀ㆍ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입장

남북 수석대표인 천해성(오른쪽)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KBS 갈무리
남북 수석대표인 천해성(오른쪽)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KBS 갈무리

남북이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진행한 올림픽 참가 관련 실무회담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행진 하고,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북한은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에서 선수들을 응원할 응원단 230명을 올림픽에 파견할 것을 제안했고,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은 육로로 이동하는 안을 전달했다. 또 3월에 열릴 패럴림픽에 150명의 북한대표단을 파견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남북은 전야제를 금강산에서 합동 문화행사와 북한 마식령 스키장을 훈련시설로 이용하는데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이러한 내용을 받은 공동 합의사항은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 주관으로 열리는 남북 간 회의에서 결정된다. IOC당국자들은 이날 평창 올림픽조직위와 남북한의 스포츠 및 정부 관리들과 만나 합의 사항에 대해 의논할 예정이다.

남북단일팀은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으로

북한은 올림픽에 피겨스케이팅 페어와 여자 아이스하키에 이어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에도 선수를 파견할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 선수단 규모 등은 오는 20일 IOC 주재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북이 합의했더라도 북한 선수의 참가 숫자 등은 전적으로 IOC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며, 구체적인 북한의 참가 인원은 공개하지 않으며 이 같이 설명했다.

남북이 회담 직후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 밝혀지자, 이전에 남북단일팀구성때와는 달리 비난 여론이 거셌다.

여자하키 남북단일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우리 선수들의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북한 선수들에게 특별 엔트리를 적용한다고 해도 경기 출전 명단은 22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단일 여자 하키 팀을 구성하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역사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새러 머리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갈무리
새러 머리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갈무리

새러 머리 여자아이스하키팀 감독은 기자들에게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에서 단일팀 얘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다”며 “북한 선수를 추가할 경우 분명 우리 선수들에게 영향이 있다. 조직력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력에 대한 부분에서도 정부는 문제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우리 경기력이 저해될 것이다 우려하시는 것은 경기 내용을 알면 우려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새러 머리 감독은 “우리 전력에 도움이 되는 북한 선수는 2~3명에 불과하고, 기량이 뛰어난 것이 아닌,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라며 북한 선수를 쓰라는 직접적인 압박이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1991년 남북단일팀과 2018년의 남북단일팀의 차이점

사실, 남북단일팀 구성이 이번처럼 극적이고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남북은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에 남북단일팀을 꾸렸었다.

1991년은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때 당시 9연패를 노리는 강력한 중국을 물리치고 여자탁구 남북단일팀이 우승을 차지했고, 다른 한 대회는 세계청소년축구로 포루투갈에서 열렸다. 당시 남자 축구 단일팀은 8강까지 진출했었다

탁구 단일팀은 대회 2개월여 앞두고 단일팀 구성이 확정돼 50여일 가깝게 합숙훈련을 하며 양측 선수들이 호흡을 맞췄다.

축구 단일팀 역시 대회 한 달 전 한국과 북한 경기장에서 각각 1차례씩 대표 선수 선발전을 치르고, 팀 구성을 원만하게 했고, 당시 경기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11년 전 구성됐던 두 차례의 남북단일팀은 공통점이 있다.
당시 탁구, 축구 종목은 기량에 별 차이가 없어 선수들 사이에서도 단일팀 구성에 이견이 없었고,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었다. 또 대회 사전에 준비 시간을 확보해 합숙 훈련을 하며 경기에 임했다는 점이다.

1991년 탁구 남북여자대표팀이 중국 선수팀을 꺽고 여자단체전 우승컵을 들었다. 좌로부터 홍차옥, 유순복, 현정화, 리분희 선수 ⓒ 동아일보 보도 화면 갈무리
1991년 탁구 남북여자대표팀이 중국 선수팀을 꺽고 여자단체전 우승컵을 들었다. 좌로부터 홍차옥, 유순복, 현정화, 리분희 선수 ⓒ 동아일보 보도 화면 갈무리
1991년 포루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를 앞두고 남북 단일팀 선수 선발을 위한 평가전이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열렸다. 사진은 잠실 주경기장 선발전 경기후 남북 선수단의 모습. ⓒ한국 축구 100년사 자료집
1991년 포루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를 앞두고 남북 단일팀 선수 선발을 위한 평가전이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열렸다. 사진은 잠실 주경기장 선발전 경기후 남북 선수단의 모습. ⓒ한국 축구 100년사 자료집

반면, 높은 조직력을 요구하는 아이스하키 종목에 대회 한 달 여를 앞둔 시점에서 남북단일팀 구성은 시기, 준비 기간, 선수 기량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로부터 적잖은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이번 평창 올림픽을 위한 남북 공동합의 사항은 오는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회의에서 최종 결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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