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전하다가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는데 차가 오른쪽으로 간다면 어떻겠습니까? 굉장히 당황스럽고 큰 사고가 날까봐 두려울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내 마음인데도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마음을 따라 행동한 것에 문제가 생겨 큰 어려움을 당하거나 고통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비뚠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나쁜 짓을 안 한 사람은 없습니다. 거짓말을 하든지 도둑질을 하든지, 어떤 나쁜 짓이든 모두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자동차가 어디로 가는지는 눈에 보이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어디로 흘러갈까요?

 

1995년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미국 LA에 갔을 때, 어느 부인이 저에게 찾아와 자기 아들을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 부인은 이혼한 후 열심히 공부해서 회계사가 되어 수입이 제법 좋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잘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비싼 옷, 비싼 운동화 등 무엇이든지 좋은 것을 사주었습니다.

부인의 기대와 달리, 아들이 점점 비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약에 손을 대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나중에는 권총을 지니고 다녔습니다. 부인은 너무 겁이 났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데도 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패거리들과 싸우다가 좋지 않은 일을 당한 상상 속 광경이 떠올라 몹시 괴로웠습니다.

그 부인이 아들을 불러서 자신의 고통스런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앤디야, 내가 살면서 여러 번 죽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네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런데 요즘은 너 때문에 너무 두렵고 괴로워. 너, 이렇게 살지 않으면 안 돼?”

아들이 말했습니다.

“엄마, 나에게 그런 소리 하지 마! 나는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줄 알아? 나도 이렇게 사는 게 싫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런데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그 부인은 어두운 삶으로 가는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괴로움 속에서 지내다가, 저를 보고는 울면서 “목사님, 제 아들을 도와주십시오!”라고 간청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고 그 학생은 미국에 있으니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느냐고 해도, 마음을 다 쏟아 도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한국에 데려가도 괜찮으냐고 물으니까 좋다고 해서 그 학생을 데리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제게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무지개 색깔로 물들인 머리카락, 엉덩이에 걸쳐 입고 다니는 찢어진 바지…. 앤디의 모습이나 일상이 저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성경 요한복음 8장에, 간음하다가 잡힌 어느 여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여자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간음하다가 잡혀서 이스라엘의 율법대로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비참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리가 그 여자의 마음을 들여다봅시다. 어느 날 어떤 남자를 향해 ‘저 남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 생각이 발전해서 그 남자와 자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때 마음 한편에서 다른 생각이 일어납니다. ‘이러면 안 돼! 난 남편이 있잖아. 게다가 간음하다가 잡히면 돌에 맞아서 죽게 돼.’ 여자의 마음에 두 생각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어떤 생각을 따르게 됩니까? 자신을 당장 행복하게 해줄 것 같은 생각을 선택할 것입니다.

 

어떤 남자가 결혼하려고 하는데, 그의 곁에 두 여자가 있습니다. 한 여자는 남자가 가진 돈이 탐나서 남자가 좋아할 행동을 하고, 한 여자는 진심으로 남자를 사랑합니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여자와 결혼해야 합니까? 잠시 좋아 보이는 여자가 결국엔 자신을 해롭게 하고, 누가 진짜 자신을 위할 여자인지, 깊이 생각해 보면 구분이 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선 좋아 보이는 쪽을 따라갈 때가 많습니다.

앤디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고 마약에 손을 대기까지, 그렇게 살면 즐겁겠다는 생각과 정신 차리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에 둘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해줄 것으로 보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길이었습니다. 도중에 ‘이렇게 살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이 자신이 선택한 길보다 크지는 않았기에 계속해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나중에는 자신이 걸은 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그 길에서 돌이키고 싶었지만 이미 깊이 들어서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앤디에게 불량한 행동을 그만두고 착하게 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잘못된 쪽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으면, 그가 하고 있는 잘못된 행동을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그만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유혹은 결심하고 각오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마음에 그보다 큰 기쁨을 가질 때 생깁니다. 마음이 행복할 때, 소망이 가득할 때 유혹을 이길 수 있습니다. 삶이 엉망인 사람의 마음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습니다. 마음을 바르게 붙들어줄 힘이 없으니까 악한 유혹에 빠지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대륙 여러 나라에서 반군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군에 가담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열대여섯 살 먹은 소년도 있습니다. 그 소년들은 별 감정 없이 “나는 사람을 다섯 명 죽였어요.”

“나는 일곱 명 죽였어요.”라고 말합니다. 어떤 소년들이 그런 길을 걷겠습니까? 장차 직장을 잡아 돈을 벌어서 차와 집을 사고 예쁜 아내를 만나 결혼할 꿈이 확실한 소년들은 그 길을 걷지 않습니다. 현재도 소망이 없고, 미래도 뿌옇기만 한 소년들이 반군에 가담합니다.

저는 앤디와 함께 지내는 동안 앤디가 아직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그이 마음에 넣어주려고 했습니다. 앤디가 우리와 함께 석 달을 머물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다시 LA로 돌아갔을 때 사람들이 몰라보게 달라진 앤디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해서 이렇게 변했니?”라고 물었습니다. 앤디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제 행복해요.” 그 후 앤디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갔고, 결혼하여 좋은 가정을 이뤄 살고 있습니다. 요즘도 제가 가끔씩 앤디에게 전화를 하는데, 앤디는 “목사님, 그때 참 행복했어요.”라고 합니다.

 

우리 마음이 행복으로 채워질 때 마약이나 범죄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이 강해집니다. 좋은 차를 타야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예쁜 아내나 멋진 남편이 있어야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행복을 찾아서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행복을 찾지 못하면 마음이 계속 불행한 쪽으로 흘러갑니다. 마음에 행복을 가진 사람은 인생길에서 힘겨운 일을 만날 때 그것을 이겨내지만, 행복이 없는 사람은 짜증을 내고 괴로워하며 심하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필리핀 굿뉴스코 단원들
필리핀 굿뉴스코 단원들

6.25 전쟁이 끝난 후, 손재주가 좋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군이 두고 간 부서진 자동차에 지붕을 얹거나 시트를 만들어 넣고 이것저것 고쳐가면서 타고 다녔습니다. 그 후 우리나라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을 안 사람들이 자동차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의 부품들을 다 만들 수 있었지만 엔진은 잘 만들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연구하고 의논해도 길을 찾지 못해, 결국 일본에서 엔진을 사와서 차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에서는 엔진을 팔 수 있으니 아주 좋아했습니다. 대신 ‘나중에 엔진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는 한국 기업의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일 년이 지나, 한국 자동차 회사의 사람들이 일본으로 찾아가서 ‘우리가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이 좋아졌으니 엔진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쉽지 않다고 하며, 한국은 아직 기술력이 멀었다고 했습니다.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자동차 회사 사장이 ‘가르쳐 주지 않으면 우리가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일본인 사장이 “한국이 자동차 엔진을 만든다고요? 당신들이 만든 엔진으로 자동차가 굴러갈 거라고 생각해요?” 하며 웃었습니다.

한국의 사장이 귀국해서 직원들 가슴에 일본 사장이 한 조롱 섞인 말을 새기게 한 후, 엔진 개발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쉬지 않고 연구했습니다. 다른 자동차의 엔진을 뜯어서 살피고, 그것을 본떠서 엔진을 만든 후 테스트해 보고…. 그렇게 해서 마침내 엔진을 만들었습니다. 그 엔진을 사용한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았고, 그 자동차가 잘 달렸습니다.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다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도전해서 만들어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아주 잘 만듭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는 밝은 생각도 일어나고, 어둡고 악한 생각도 일어납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밝은 생각도 일어나고 어두운 생각도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살펴서, 나를 이롭게 하는 생각을 가까이하고 해롭게 하는 생각을 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이 우리를 속입니다. 나를 해롭게 만드는 생각인데도 그 생각대로 하면 좋고 즐거울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우선 보기에 좋은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속임수요, 거짓말이기 때문에 생각 없이 따라갔다가는 인생이 고통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맙니다. 사람이 마음에 행복을 담고 있으면, 소망을 품고 있으면 삶이 건전해집니다. 행복하고 소망을 가지고 살 때 때 죄의 유혹을 이길 수 있고, 건설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새해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 소망이 있어 삶이 더욱 건전해지고, 단순해지고,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글 | 박옥수(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
국제청소년연합의 설립자이며 목사이다. 세계 최초로 마인드교육을 창시한 청소년 문제 전문가로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한다.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마음의 세계를 성경에서 찾은 그는 젊은이들에게 물질세계가 아닌 마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에 이어 재작년 교보인터넷 청소년부문 19주 연속 1위에 오른 <마음을 파는 백화점>을 냈고, 지난해는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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