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흡연자 ‘제로’가 될 때까지

출근 시간이 집중되는 오전 8시 경, 명동이나 여의도 고층 빌딩 숲을 지날 때 눈에 띄는 광경이 있다. 회사를 목전에 두고 담배 한 대를 급히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담배 한 대 피우려고 32층 빌딩을 오르내리는 일도 번거롭고 시간도 아까워서 출근 전에 피우고 들어간다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다고 한다. 사실, 요즘 세상은 흡연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실내는 대부분 금연구역이고, 길을 가거나 한적한 공원에서도 흡연 행위는 자유롭지 않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담뱃값, 게다가 담뱃갑엔 건강 경고문구와 흉측한 그림들이 들어가 있다. 그런 불편한 제재 속에서도 흡연자는 줄어들지 않고, 담배회사들은 여전히 흑자를 내고 있다. 흡연의 실태와 금연 성공법에 대해 전문가들과 질의응답 형식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금연구역의 강화 등 정책적으로도 흡연자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흡연동향은 어떻습니까?
담배는 예방 가능한 사망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직접적인 소비뿐 아니라 간접흡연에 의한 노출로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약 600만 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고 있습니다. 그 중 60만 명 이상은 간접흡연 노출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담배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약 1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즘에는 간접흡연뿐 아니라 제 3흡연에 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흡연은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인 간접흡연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을 20~30% 가량 증가시킵니다.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에서는 금연구역 규정을 권고하고 있으며, 간접흡연 예방 차원에서 금연구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곧 12월부터는 당구장, 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에서도 흡연이 금지됩니다.

담배를 피울 때 우리 몸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또 담배의 어떤 성분이 인체에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용하여 중독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걸까요?
7천 종 이상의 독성 및 유해물질이 담배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발암물질은 69가지 이상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해 물질은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이며,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은 니코틴입니다. 흡연 시 니코틴이 혈관을 통해 7초 만에 뇌에 도달하여 니코틴 수용기(nicotine receptor)에 작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활성화시켜 쾌감과 긍정적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몸속으로 들어온 니코틴은 혈중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2시간 정도가 지나면 절반이 됩니다. 이때 흡연자는 금단증상을 느끼고 다시 흡연을 하게 되는 반복의 악순환이 이뤄집니다. 그러다보면 내성이 일어나고 흡연자는 사실 별다른 감흥 없이 습관적으로 종일 흡연을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새해를 앞두고 금연 결심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질 텐데요.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흡연자의 80%는 언젠가 금연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금연은 다이어트와 같아서 ‘오늘까지만 실컷 먹고 내일부터는 다이어트 해야지’ 하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그래서 바로 시도하지 못하고 특별한 날이나 새해 목표로 금연 계획을 세우고 시도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담배의 대안으로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몸에 확실히 덜 해로울까요?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에 의하면, 전자담배는 일반담배 제품과 동일하게 분류되고 니코틴 함유 유무와 상관없이 규제 대상입니다. 국내에서는 니코틴이 들어 있는 제품을 전자담배로 분류하여 담배사업법의 관리를, 들어있지 않는 제품은 흡연욕구저하제로 분류하어 약사법의 관리를 받게 하고 있습니다. 전자담배가 금연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된 연구가 없습니다.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도 파이프를 빠는 습관으로 인해서 흡연의 갈망을 높이기 때문에 완전한 금연을 위해서는 니코틴의 함유에 상관없이 모든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유합니다.

작가, 영화감독, 음악가 등 창의력이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담배의 흥분작용과 쾌감, 잡념을 사라지게 하는 진정작용 등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요? 그럼에도 담배를 끊어야 할까요?
금연을 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예컨대, ‘흡연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집중력을 좋게 한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등의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금연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흡연을 계속하기 위한 흡연의 당위성이라고 보면 됩니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 비흡연자들도 많습니다. 계속 흡연을 하게 된다면 이로 인한 만성피로 등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인쇄하고, 가격을 올리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 금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고문구 및 경고그림은 WHO에서 권고하는 50% 수준을 겨우 충족하고 있으며 이 중 30%는 경고그림, 20%는 경고문구를 삽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담뱃갑의 경고그림이나 담뱃값 인상은 담배제품의 매혹도 감소시키고 건강경고의 효과 및 가시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담뱃갑의 경고그림이나 담뱃값 인상은 청소년들의 호기심어린 흡연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뿐만 아니라 흡연자들이 담뱃갑의 경고그림에 충격을 입어 금연을 시도해 볼 것으로 생각됩니다.

월간 <투머로우>는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주요 독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연령대에 담배를 배우는데요, 어떻게 지도하십니까?
청소년과 대학생 흡연자들은 의외로 담배에 대한 지식이 낮습니다. 따라서, 흡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담배에 관한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청소년 및 대학생은 담배로 인해 초래될 질병이나, 건강상의 악영향, 니코틴 중독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나 인식수준이 낮은 상태입니다. 특히 담배 광고를 보면서 흡연 행위가 굉장히 멋있고 독립적이라고 판단해,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담배의 폐해와 건강에 미칠 위험성을 청소년들에게 교육해서 중증 흡연자가 되지 않도록 그들의 금연을 돕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가정에서 노약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고 임신까지 해야 하기에 흡연을 하면 폐해가 더 크겠지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명의 성인여성이 흡연자로 추산되며 남성흡연율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여성흡연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30~40년 전까지 담배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여성의 흡연이 용납되지 않았던 문화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남녀 평등사상이 사회전반에 퍼지고 여성들의 사회적인 역할이 확대되면서 여성의 흡연은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담배의 독성 물질은 대부분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지방이 10% 정도 더 많은 여성의 몸에서 잘 녹고, 오랜 시간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여성흡연자의 폐암발병률이 3배나 높을 뿐 아니라,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여성의 사망률이 더 높고 평균수명도 더 큰 폭으로 감소합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의 금연이 더 어려운데, 담배의 중독성분인 니코틴의 분해가 상대적으로 더 느려서 중독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여성흡연자들은 대개 남성보다 담배를 적게 피우지만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서, 금단증상도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자들을 위해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난 <투머로우> 5월호에 소통과 공감으로 가는 4단계 易地四之의 내용을 인용하고 싶은데요.

易地思之 (역지사지). 상담을 할 때 흡연자의 입장에서 입장을 바뀌어 생각하라는 뜻이다.
易地感之 (역지감지). 움직이는 마음을 간파하라는 뜻이다. 상대의 감성까지 읽으려는 노력이해져야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易地行之 (역지행지). 행동 없이는 변화도 없다.  어떤 변화를 만들려면 실천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易地成之 (역지성지). 그것을 해결했을 때 비로소 성공한다는 뜻이다.

금연이 생각보다 힘들고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흡연율도 아주 높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곁에는 늘 흡연자의 입장에서 흡연자의 마음을 이해하며 도와드리는 금연상담사가 있습니다. 금연을 실천하지 않으면 성공의 가능성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금연을 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미루고 계신다면 지금 바로 금연을 실천하세요. 그래야만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금연전문가로 열정적 활동을 하는 울산금연지원센터의 4인

 

울산금연지원센터 Tel. 052-249-9030~1

울산금연지원센터는 흡연자의 금연을 위해 어떤 도움을 제공하며, 어떤 프로그램을 실시하십니까?
기존 금연지원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학교 밖 청소년, 여성, 대학생, 장애인,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연서비스 등록 후 결심일로부터 6개월 간 9회차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며 흡연욕구 완화를 위한 행동 강화 물품, 니코틴 보조제(NRT)를 제공합니다. 금연캠프에는 중증고도흡연자를 대상으로 병원의 입원실에서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전문치료형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흡연자 또는 단체흡연자를 대상으로 2일 이상의 전문금연교육 및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반지원형도 있습니다.

흡연자들이 금연할 수 있도록 실제로 어떻게 상담하고 도움을 주십니까?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는 이름 그대로 금연하려는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 금연의지 및 금연동기를 강화시켜 금연의 성공에 한 발짝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드리고 있습니다. 내담자의 흡연유형을 파악하고 니코틴 의존도를 확인하여 일대일 맞춤 상담을 실시합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니코틴 의존도 및 담배 개비 수에 따른 니코틴 패치를 무료로 지급해드리며, 흡연욕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등록 후 대면상담과 전화 및 문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금연의지를 격려하고 금연을 독려해 드립니다.

무작정 안 피우는 식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나요? 특별한 요령이나 정석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금연에는 특별한 요령이나 정석은 없습니다. 금연을 하기 해서는 본인의 금연의지가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기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이라고 합니다. 금연을 하는 데에는 주변에 금연지지자가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동료나 친구, 배우자가 든든한 금연지지자가 되어 계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독려를 한다면 금연하는 기간이 쉬울 것입니다. 금연상담사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그동안 미루어 왔던 금연을 시작해 보세요. 금연은 계속 시도를 해봄으로써 경험을 쌓고 성공에 더욱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전국 Tel 국가금연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로 전국에 18개 지역금연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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