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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식과 면역억제제
편집부 | 승인 2017.09.29 13:48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간경화나 간암에 걸리면 불치병으로 알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아 제 2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수술 테크닉이 갈수록 발전하여 5대 이식 장기인 간·신장·심장·췌장·폐의 이식 건수가 2012년 1,573건에서 2016년에는 4,025건으로 증가했고(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자료), 이식이 불가능했던 중증 환자들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회생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희망과 생명 연장을 선물한다는 측면에서 이식수술은 꼭 필요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거부반응이다. 거부반응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 인해 나타난다. 아무리 혈액형이 같고 체질이 비슷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는다 하더라도, 원래 자기 몸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새로운 장기를 유해한 이물질로 간주하고 공격한다.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방식은 장기마다 다르고 종류도 다양하다. 급성거부반응은 일반적인 염증 반응과 같이 발열이나 오한 등의 증세로 나타나고, 만성거부반응의 경우에는 특이증세가 금방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식 후 첫 6개월은 세심하게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몸 안에 들어온 모든 이질적 요소들을 배척해서 내 몸을 보호하려는 면역체계의 기능은 이식한 장기를 파괴시키는 치명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식 수술 환자들은 평생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만 한다. 면역체계의 중심 역할을 하는 T림프구의 생산을 억제하거나 T림프구의 면역 활동을 차단시켜주는 이 약은 면역기능을 인위적으로 억제시켜 주므로, 규칙적인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면역세포가 장기를 조금씩 손상시켜 결국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부반응을 면역억제제로 잘 관리해야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면역억제제의 복용을 돕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면역억제제가 필요하다. 살면서 때때로 우리에게 문제가 찾아올 때 해결이 불가능해서 고민하고 불안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우울한 마음을 이겨보려고도 하고 ‘이렇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하며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써보지만 마음이 약해서인지 여전히 힘들기만 하다. 그럴 때 이식 수술을 받는 것처럼 밝고 건강한 사람과 대화를 해서 그 마음을 받아들이면 나의 우울한 마음이 사라지곤 한다.

작은 문제 앞에서도 걱정하며 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짜증, 원망, 불평을 쏟아내는 사람은 자신도 괴롭고 주위 사람들도 힘들게 만든다. 이때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 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자신에게 흘러 받으면 내 마음이 밝아지면서 행복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나와 다른 마음을 받아들일 때 거부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본래 자기 안에서 형성된 자기만의 경험이나 생각을 고집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낯설고 새로운 방법은 배격하려고 한다. 마치 면역체계의 기능처럼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좋은 마음을 해체하려고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주장과 아는 게 많은 사람일수록 마음속에 들어온 새로운 생각이나 지혜를 거부하는 힘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우리 마음에도 면역억제제가 필요하다. 마음에서의 면역억제제는 생각의 출발점을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어’ ‘내 생각을 믿는 것은 위험해’에 두는 것이다.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지혜는 정작 나에게서 나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외부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받아들일 때 발견한다. 우리 주위에는 인생의 길을 앞서가며 깊이 사고하고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지를 발견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같은 문제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 인생에 유익을 주고 한 단계 발전하는 기회로 삼는다. 그들의 귀하고 소중한 지혜를 받아들여 어려울 때 내 삶에 적용하면 되는데, ‘내가 옳아’ ‘맞지만 받아들이기는 싫어’와 같은 생각에 끌려 거부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설령 우리가 곤경에 빠지지 않고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내가 하는 생각이 최선은 아니야’, ‘더 나은 길이 있을 거야’,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배우면 좋겠다. 내 마음이나 기분, 의견을 언제든지 내려놓고 더 좋은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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