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는 농부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농부와 농가의 삶에 대한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 노르망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누드화와 초상화를 그리며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한 그는 화가로서 프랑스 최고 훈장까지 받을 정도로 공로를 인정받아 유명해졌습니다. 그가 그린 <씨 뿌리는 사람The Sower>을 보면, 농사를 지으면서 겪는 수고와 희생이 느껴집니다.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계속 짓는 이유는 땀을 흘린 뒤 얻는 열매가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짓는 일이 어렵지만, 씨앗이 열매 맺는 것을 생각하면 소망이 생겨 고된 농사일도 기쁜 마음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Jean-François Millet, The Sower (Walters Art Museum, 1865)
Jean-François Millet, The Sower (Walters Art Museum, 1865)

사람의 마음은 밭과 같습니다. 잡초처럼 일어나는 생각도 있지만, 마음에 소망이나 믿음이나 사랑을 심으면 그것이 마음에서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싹이 트고 자라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일 년쯤 지나면 결코 전과 같은 마음이 아닙니다. 사랑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자라서 그 사랑이 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믿음도 마음에 심기면 신기하게 그 믿음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벼나 밀 같은 곡식은 종자를 뿌린 후 6개월 안에 열매를 거둡니다. 사과는 제대로 열매를 거두려면 5년은 지나야 합니다. 사람은 10년, 15년, 20년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 농사만큼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사람들 마음을 들여다보면 대개 불평과 원망이 가득합니다. 그것을 땅 갈아엎듯이 뒤집어서 그 마음에 소망을 심고, 사랑을 심어 키워갑니다.

 

우리 마음은 땅과 아주 비슷해서 마음에 어떤 생각을 심으면 그 생각에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 속에서 이런저런 마음이 올라올 때 왜 그런 마음이 생기는지 모릅니다. 어떤 씨앗이든 수분이 있는 흙에 떨어지면 자랍니다. 그곳이 지붕 틈새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렇듯이, 사람의 마음에도 생각이 심기면 자랍니다. 슬픔이 심기면 슬픔이 자라고, 미움이나 사랑도 그렇게 자랍니다.

 

사과 씨를 심으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처럼, 사람들 마음에 뿌려진 씨는 10년, 20년이 지나면 자라나 사랑과 소망의 열매를 맺으며 새로운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꿈을 가지고 마음에 사랑과 소망의 씨를 뿌립니다. 이 밀레의 그림 속 씨 뿌리는 사람도 그런 심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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