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투머로우 캠페인

‘아버지와 데이트’이벤트에 여대생 박지수 씨가 응모해 주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묻는 <투머로우> 설문조사에서 아버지와 사이가 아주 안 좋다고 답한 그가 5월호에 소개된‘아버지와 데이트’기사를 읽고 아버지와 가까워지고자 용기를 내었습니다. 부산 광복로에서 시작된 데이트 현장을 소개합니다.

 

‘아버지와 데이트’ 하고 싶어요.

저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제가 7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았고 5년에 한 번 정도 아버지를 만났기 때문에 아버지와 제대로 대화해 본 적이 없습니다. 5월호 ‘아버지와 가까이’를 통해 신지훈 씨가 아버지와 데이트한 이야기를 읽고 ‘나도 사이가 좋지 않은 아 버지와 이렇게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내가 몰랐던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고 마음을 표현하면서 아버지를, 아들을 이해하고 행복해 하는 5월의 주인공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상처도 서운했던 마음도 모두 치료됐을 테니까요. 저도 아버지의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우리 아버지도 자식을 향 한 마음을 꼭꼭 담아두고 살아오신 건 아닐까’ 알고 싶어서 데이트를 신청 했습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김성국,고창호, 진옥수 님께감사드립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김성국,고창호, 진옥수 님께감사드립니다.

1막, 만나기 전

데이트할 날짜와 장소, 시간이 정해졌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릴 아버지와 딸에게 질문해 보았는데요, 이들의 짧은 대답에서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딸에게 질문합니다

아버지와 둘이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게 얼마만인가요?

처음입니다.

아버지와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나요?

그냥 평범한 것들요. 손잡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다니고….

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운동회 날 아버지가 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을 하나씩만 말해보세요.

좋은 기억: 어렸을 때 밤에 껴안고 같이 잤던 기억

안 좋은 기억: 온다는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았던 기억

아버지와 함께 먹고 싶은 음식은 뭔가요?

피자, 파스타.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서요. 사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몰라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고 싶어요.

 

아버님께 질문합니다

딸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듣자마자 곧바로 하자고 했죠.

그동안 딸과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여행, 대화요.

딸에게 사주고 싶은 음식은 뭔가요?

딸이 먹고 싶어 하는 건 다 사주고 싶어요.

딸이 가장 보고 싶을 때는 언제였나요?

매순간 보고 싶죠. 특히 일 마치고 운전하고 있을 때 보고 싶었습니다.

딸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사직야구장요.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같이 가서 응원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2막, 만남의 시작 만나길 잘 한건지…‘너무 서먹해요’

광복로 태국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데이트를 시작합니다. 처음 나누는 대화라 어색한 기류가 맴돌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딸은 차근차근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데이트의 주인공들을 만나려고 광복동 ABC 마트 앞에 갔는데 예쁜 원피스를 입고 서 있는 딸 박지수 씨만 보였다.“아버지는요?”라고 물으니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는데 그곳에 아버지가 무척 긴장하신 듯한 모습으로 서 계셨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행복한 데이트를 할 준비가 되셨나요? 딸과 맛있는 점심식사부터 하러 가시죠~

좋은 시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그동안 일만 하고 살았습니다. 나쁜 아빠죠. 부모가 자식이 먹고 살게 해주는 게 다는 아니잖아요. 딸이 아버지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사업을 벌인다고 바빴고 다른 문제도 있었고…. 딸에게 제 상황도, 마음도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태국 음식을 먹으며 이어지는 대화. 딸이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을 보이다가 한번씩 원망 섞인 질문을 던졌다. 둘 다 아무 말 없이 시간이 흘러가기도 했다.“먹어. 입맛에 맞아?”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빠가 우리보다 먼저 데이트 한 사람들 이야기를 읽어봤으면 좋겠어. 내가 그걸 읽고 생각이 바뀌었거든. 솔직히 아빠를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 지금까지 아빠 없이 살아왔잖아….

 

그래. 그동안 너하고 만나도 대화 없이 그냥 안부 묻고 밥 먹고 그랬다. 아빠가 처한 상황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 보니 이런 시간 가질 마음은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어. 너희 엄마와 헤어지고 나서 직장도 원만하게 안 돌아갔고. 솔직히 그런 모든 일들을 너한테 설명할 수 없었어. 같이 지내고 영화도 보고 놀러 다니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되더라. 아빠로서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너희 앞에 나서는 게 내 욕심인 것만 같았어.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최선인지, 나는 딸을 위해 뭘 했는지 생각해볼 때가 있어. 앞으로 우리 관계가 남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네가 데이트 하자고 했을 때 사실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었지. 아빠 마음도 이야기하고 지수 이야기도 듣고 싶고.

아빠는 참 많은 걸 잃고 살았어. 너희가 지금까지 힘들게 버텨왔다는 걸 알아. 아빠도 생각하 있어. 올해 안에 아빠 일, 빚 문제를 모두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면 여유가 생기겠지.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걸 해보려고 해. 노력할게. 너희들에게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아. 아빠를 바라봐 줬으면 좋겠고, 아빠한테 전화도 하고 이야기도 해주었으면 좋겠어. 네가 뭘 하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그런 것도 알고 싶고. 너와 가까워지고 싶어. 그게 아빠의 욕심일까? 아빠가 많이 잘못한 건 알고 있어. 미안해. 너한테 정말 미안해.

 

….

왜 울어? 지수는 아빠한테 바라는 거 없어?

바라는 거?

섭섭했던 거, 아빠가 나쁘게 한 거, 못해준 거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 그런거 없어?

잘 모르겠어. 생각 안 해 봤거든.

(얼마 동안 침묵이 흐른 뒤)

 

아빠가 엄마한테 고마워했으면 해. 왜냐하면 엄마가 우리를 잘 자라게 해줬거든. 엄마가 많이 희생했어.

엄마는 너희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

아빠가 그거 알아?

당연하지. 엄마가 아니었으면 너희들이 제대로 크지 못했어. 아빠가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해?

아빠는 우리랑 같이 안 살았으니까 엄마가 우리를 어떤 마음으로 키웠는지 모르잖아.

너희 엄마는 대단한 사람이야.

그동안 왜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어?

그래. 왜 그랬을까? 회피. 회피하고 싶었던거 같아. 아빠가 고통스러웠으니까. 너희를 만나려고 하면 일단 겁부터 났어.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까?’ 너희는 너희대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니까 답답하고. 네 말대로 간절히 원했다면 할 수 있었겠지. 엄마가 희생한 거 알아. 젊은 나이에 너희들을 기르기 위해 모든 걸 희생했어. 그 사실을 알면서도 너희들을 양육하는 일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게 너무 미안해. 엄마한테 가서 사과하고 긴 세월을 보상해줘야겠지. 앞으로 너희 엄마의 짐을 나눠 질게. 아빠한테 시간을 좀 줘봐. 최선을 다해볼게.

 

보수동 책방골목은 40년 전 중학생이었던 아버지가 책을 샀던 곳. “딸아, 앞으로 종종 와서 필요한 책도 사고하자. 아빠가 사줄게~”
보수동 책방골목은 40년 전 중학생이었던 아버지가 책을 샀던 곳. “딸아, 앞으로 종종 와서 필요한 책도 사고하자. 아빠가 사줄게~”

3막, 만남 진행 중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어요

아버지와 딸 사이지만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묻고 대답하고 속상했던 일도 이야기해 보는데, ‘아, 그랬구나!’라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게 많습니다. 질문지를 번갈아 하나씩 뽑아 질문하고 답하며 상대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아버지부터 질문지 하나 뽑아서 물어보세요.

 

지수의 꿈은 무엇이니?

러시아어권 나라에 가서 러시아어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주제로 강연하는 거요. 언어를 배우는 단계이고 강연하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인성교육 분야에서 배우고 일할 계획이에요.

평소 제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나요?

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하나밖에 없지. 사랑한다는 말, 그 말밖에 없어. 참 서먹하다. 내가 거리를 두는 건지, 세월이 거리를 두게 하는 건지, 무엇이 거리를 두게 하는지 모르겠어.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건 알아. 너를 안아주고도 싶고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도 하고 싶어. 당장 아니더라도 서서히 그렇게 하고 싶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되어 너무 고맙고 좋아.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구와 제일 이야기 많이 해?

엄마지.

 

저와 동생의 양육권을 포기한 이유가 뭐예요?

양육권을 포기한 건 아니야. 사실 엄마와 이혼할 마음은 없었어. 감정이 상해서 냉각기를 갖기 위해 잠시 헤어져 지내자고 한 건데 이렇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야. 당시에 양육권 이런 건 생각도 못했어.

 

그동안 왜 좀 더 적극적으로 아빠에게 다가오지 않았어?

어렸을 때부터 헤어져 살았기 때문에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거 같아요. 엄마와 동생과 잘 지냈고 주위에 친하고 중요한 사람들도 생겼고요. 그런데 <투머로우> 5월호 ‘아버지와 가까이’를 읽으면서 아버지와 막혔던 걸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까지 담 쌓고 살 수는 없잖아요.

 

스트레스 받을 때 어떻게 푸세요?

주로 혼자 있어. 아무도 없는 공간에 30분이든 1시간이든 혼자. 술을 못 마시니까.

 

아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담배 좀 그만 피웠으면 좋겠어요. 안 좋잖아요.

알겠어. 좀 줄이도록 할게.

 

저의 어떤 점이 아빠와 닮았다고 생각하세요?

음… 너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대답할 수가 없구나. 한 번도 딸과 어디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아빠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뭐야?

인생을 왜 이렇게 힘들게 사시냐고 묻고 싶었어요. 좀 더 쉽게 살 수도 있잖아요.

그래. 나 스스로가 힘들게 살았지. 말 못할 고민이 많았어.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일을 했어. 지쳐야 아무 생각 없이 잘 수 있으니까. 마음을 누르는 제일 큰 문제가 너희들 문제였다.

 

살면서 가장 후회스러웠던 일은 뭐예요?

너희 엄마와 법원 간 거. 그때 법원에 왜 갔는지 모르겠어. 그때 엄마가 법원에 가자고 해도 안 갔으면 됐을 텐데. 이렇게까지 상처를 줄 줄 몰랐지.

 

제비를 뽑아 나온 질문지의 ‘아버지를 안마해 드리세요’라는 지시에 따라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
제비를 뽑아 나온 질문지의 ‘아버지를 안마해 드리세요’라는 지시에 따라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

한 질문지에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드리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아버지는 반가운 얼굴로 “이거 좋네요!” 하시며 돌아앉으셨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어깨가 피곤해요. 지수 손힘이 좋네. 됐다. 시원하다.” 하시는 아버지.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의 어깨를 안마해드리는 지수의 마음은 어떨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야?

작년에 키르기스스탄에서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어. 그때가 제일 행복했지. 러시아어도 많이 배우고. 그곳에서 봉사단 지부장님과 같이 간 단원들, 현지인들과 가족처럼 지냈어. 매일 아침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데 그게 정말 좋았어.

 

제 손을 꼭 잡고 한마디 해주세요.

아빠는 진심으로 고맙다. 이런 시간을 만들어준 거에 대해 너한테 정말 고마워. 앞으로 아빠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가 방향을 제시해 준 거 같아서 이 시간이 소중하다. 자주 만나서 이런 시간 갖자.

 

아빠에 대한 감정은 어땠어?

글쎄… 아빠가 안쓰럽다,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곤 해. 나이가 들면 더 외로워질 텐데 상황이 좋지 않잖아. 그래서 이번 데이트를 신청했는지도 몰라.

지수야, 한 가지 말할게. 아빠는 불쌍하지 않다. 지수가 보는 관점으로 그렇게 말하지 마라. 현재의 조건이 안 좋지만 그게 다는 아니잖아. 아빠는 지수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불쌍한 사람은 아니야. 좋아질 거야. 그지?

 

‘아빠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야’라는 아버지의 말에 기자가 얼른 끼어들어‘맞아요!’하고 소리쳤다. 이렇게 건강하고 예쁜 딸을 둔 아버지가 불쌍한 사람일 리 없기 때문이다.

 

4막, 만남 마무리 이제 시작입니다!

영도 바다를 앞에 두고 아버지와 딸의 대화는 이어집니다. 딸이 하는 말에 ‘그건 맞아’라며 고개를 끄덕이시는 아버지.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벌써 많이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두 분은 알까요?

 

오늘 데이트 하면서 어땠어요?

아빠가 그동안 어떻게 사셨는지, 저를 향해 어떤 감정이었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했는데 충분히 들을 수 있었어요. 아빠의 마음을 많이 알게 됐어요. 그냥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트를 신청한 거였는데 하고 보니 아빠한테도 무척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아요.

그건 맞아. 저는 제가 앞으로 딸에게 얼마나 충실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요. 또 한 번의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지수가 아빠라고 인정해 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겠구나’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두 사람 사이를 가로 막은 가장 큰 장애물은 뭐였다고 생각하나요?

대화가 없었던 거요. 서로의 감정과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서 마음의 거리가 멀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맞아. 문제를 두고 서로 대화하면서 마음을 이해할 때 둘이 하나가 되는 거거든요. 지수 말대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관계가 되는데 저와 지수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어요. 작은 일에서부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이 시간을 시발점으로 해서요.

 

딸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해 주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하고 싶고요. 안주하는 여성보다 펼치는 여성, 수동적인 여성보다 능동적인 여성이 되라고 말하고 싶어요.

 

부산에서의 특별한 데이트를 마치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다음 날 아버지께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어제 고생 많으셨죠? 감사합니다. 귀한 시간 만들어 주셔서요. 딸과 이제 시작입니다. 지수가 아빠를 조금은 이해한다고 하네요. 고맙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이 자식이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갈 때다. 아버지에게 한 깜짝 생일잔치 걸음 다가서는 딸을 만나 가슴 훈훈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박지수 씨와 비슷한 나이의 대학생 기자들이 취재하는 중에 자꾸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생각나서였겠지요. 사진과 영상에 아버지와 딸의 마음을 어떻게 담을까 고민하면서도 가까워지는 두 분으로 인해 즐거워한 두 기자의 소감을 들어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면서 어색해 했지만 아버지와 딸의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다. 울컥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이혼하고 딸을 키우지 않았지만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져왔다. 촬영하는 내내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다. 나도 아버지의 사랑과 속마음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트를 신청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용기를 낸 딸.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딸의 제안에 모든 일을 뒤로하고 달려오신 아버지. 이번 만남이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었다.

홍금빈 캠퍼스 포토그래퍼

 

영도 바다 앞 카페에서 작은 케이크를 두고 갑작스러운 생일잔치를 하는데 그동안 생일을 혼자 그냥 그렇게 보내셨을 아버지 모습이 그려졌다. 아버지와 딸 모두에게 데이트한 그날의 시간은 아마도 ‘기적’을 맛보는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함께 셀카를 찍고, 긴긴 이야기를 나누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는…. 아버지와 딸이 너무 부럽고 마음 한켠에서 눈물이 났다. 나도 우리 아버지 생신 때 ‘생신 축하드려요’라는 문자와 함께 뜨거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다교 영상 인턴기자

 

아버지와 가까이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아버지와 화해한 이야기,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 이야기, 아버지께 드리는 이야기 ... 아버지와 관련된 다양한 사연을 A4 두 페이지 이내의 분량으로 적어 보내주시면 좋은 내용을 선정하여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본지에 소개합니다. kimkija@itomorrow.kr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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