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여성들은 누구나 학창시절 생리나 생리통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하나씩 갖고 있다. 생리는 여성의 몸에 관한 다소 민감한 화제이다 보니, 드러내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 속에 담아두고 있던 여성의 건강에 대한 질문을 산부인과 전문의 김소은 부원장(김포 서울여성병원)의 도움을 받아 풀어보자.

Q1 학교 가는 것조차 힘들어 집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생리통이 심한 편입니다. 진통제를 먹기도 하지만 생리 때마다 먹으면 부작용이 있을까 봐 참고 지냅니다. 생리통 때 진통제를 먹으면 부작용이 있을까요? 또 생리통 치료법은 없을까요?

A1 흔히 생리통은 단순 생리통과 병적 생리통으로 나뉩니다. 단순 생리통은 진통제로 해결되지만, 병적 생리통은 아무리 진통제를 많이 먹어도 해결이 안 됩니다. 그 원인으로는 자궁내막증식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난소종양 등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습니다. 생리통을 오래 참지 않길 권합니다. 매달 주기적인 생리 기간에 하루 한두 개 정도의 진통제는 몸에 부작용이 별로 없습니다. 약을 먹고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이 심리적 건강에 더 좋으므로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는 편이 좋습니다.

 

Q2 생리주기가 매우 불규칙합니다. 서너 달에 한 번씩 하다가 어떤 때에는 바로 다음 달에 하기도 하는 등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또 피곤하면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하혈을 합니다. 치료가 필요할까요? 생리량이 중고교 때보다 적어지는데 왜 그럴까요?

A2 생리불순이란 두 달 이상 생리를 건너뛰거나 한 달에 여러 번 하는 경우입니다. 특별한 원인은 없습니다. 각자 체질에 따라 회수가 다 다릅니다. 보통 1년에 12,3회 하는 게 정상이지만 1년에 3,4회나 5,6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리불순을 체크할 때 매달 하기보다 1년 단위로 해보세요. 그 회수가 매년 균일해서 별 차이가 없으면 전체적으로 규칙적인 생리를 한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또 생리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어 여성들이 고민하시기도 하는데요. 이는 대부분 배란기 출혈로 인한 정상적인 현상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더 정확한 원인을 알고 싶으시면 자궁난소초음파검사와 자궁경부암검사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Q3 질의 염증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평소 ‘냉’이나 이물질이 나오는 건 왜 그런 걸까요? 면역력과 관계가 있는 걸까요? 밤새 일이나 공부를 하면 냉이 많고 냄새도 심한데, 몸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그런 것인지 철야를 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A3 여성의 몸에서 냉이 분비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냉에는 정상적인 냉과 비정상인 냉이 있는데, 냉 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냉은 가려움증과 심한 악취를 유발하며 가까운 산부인과에 내원해 치료받으시길 바랍니다. 가려움증이나 심한 악취가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4 저는 업무과다로 피곤하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면서 방광염, 즉 흔히 말하는 오줌소태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럴 때면 좀 쉬면서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게 좋은지, 세균에 의한 염증이니까 항생제나 약을 처방받는 게 더 좋은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A4 방광염 즉 오줌소태 증상의 원인은 과로와 면역성 저하입니다. 피곤하거나 몸이 지쳐서 면역이 떨어질 때 자주 나타나곤 하는 증상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을 본 뒤 방광에 소변이 남는 잔뇨, 하복부통증 등 3가지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면 급성방광염이 확실하므로 산부인과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소변검사로 중증인지 경증인지 정확한 검사를 받은 후 항생제를 처방받아 드시기 바랍니다. 하복부통증과 잔뇨를 동반하지 않는 단순 빈뇨일 경우는 습관성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약을 드시지 않고 소변 습관을 고쳐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리를 귀찮게 여기거나 가볍게 넘기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생리는 마치 정교한 시계처럼 움직이는 우리 몸의 호르몬 변화에 의해 이루어진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생리의 주기와 양, 색깔 등은 여성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척도다. 또한 행복한 결혼생활과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본증상인 만큼, 이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함께 알아야 할 공통화제가 되어야겠다.

김소은
김포 서울여성병원 부원장으로 산부인과 경력 22년차의 전문의다. 환자를 진료하는 것 외에, 청소년들을 위한 성 강연과 상담에도 열심이다. 청소년들 사이에 잘못된 성인식이 팽배한 오늘날 ‘모두가 생명을 잉태하는 몸에 대해 정확히 알고 또 소중하게 여겼으면 한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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