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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섬처럼 살던 하숙생 ‘꽁꽁 숨긴 마음을 열다’
신요한 캠퍼스 리포터 | 승인 2017.01.18 12:20

학교를 서울에서 다니느라 나는 하숙을 하고 있는데 하숙집살이가 꽤나 재미있다. 하숙집에는 나를 포함해 16명의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다. 학생, 회사원, 군인, 엔지니어 등 직업도 다양하다. 서로 다르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하는 가족 같다. 같이 밥 먹고, 같은 방에서 자고, 청소도 집수리도 모든 것을 같이 하면서, 혼자 살 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누린다. 하숙집 주인아저씨는 특별한 분이다. 아버지의 친구이신데, 자상하시고 나를 아들처럼 대해준다. 때로는 야단도 치시는데, 밥을 잘 먹지 않거나 방 청소를 잘하지 않을 때, 말없이 귀가가 늦을 때 “느그들, 집에서 쫓겨날래?” 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신다. 그런 면도 있는가 하면 밤 10시에 치킨으로 우리를 위로해주시는 좋은 분이다.
 그런데 어느 날 행복한 하숙생활에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큰 수술을 받게 된 나는 가정형편상 수술비 걱정을 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학기엔 학교 장학금도 못 받아서 하숙비를 낼 수 없었다.
 내 마음은 자연스럽게 위축됐고 나를 바라보는 주인아저씨의 눈빛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느꼈다. 한 상에서 밥을 먹어도 눈치가 보였다. 주인아저씨가 집을 나설 때까지 방에 있다가 방을 나갔고, 밤늦게 주인아저씨가 주무실 때가 돼서야 내 방으로 들어갔다. 같은 지붕 아래 살지만 함께 사는 게 아니었다. 나는 주인아저씨의 가족이고 싶었고, 아저씨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반대로 주인아저씨와 잘 지내는 다른 하숙생들과도 멀어지면서 나는 그 집에서 혼자가 되었다.
 하숙집에만 들어오면 어둡게 지내던 내가 변하게 된 건 같은 방을 쓰던 친구에게서 들은 말 한 마디 때문이었다.
“넌 네가 얼마나 주위에서 사랑을 받는지 몰라. 네 마음만 아는 이기적인 놈이야.”
 처음엔 친구의 말에 발끈했지만 이내 내가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알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묵묵히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하루는 주인아저씨에게 찾아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제가 하숙비를 제대로 못 내는데 그것 때문에 제가 미우시죠?”그런데 주인아저씨는 내가 생각하던 것과 다르게 표현하셨다.
“난 한 번도 널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어. 사람이 어려울 때도 있는 거지. 넌 내 아들이야.”
그날 나는 그 말 속에서 주인아저씨의 진심을 알았다.
‘나를 미워하지 않으셨구나. 오히려 나를 생각해주셨구나’ 그제야 수면 아래 잠겨 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수술 후 입원했을 당시 우리 부모님은 해외에 있었는데, 아저씨는 부모님을 대신해 ‘잘 부탁드린다’며 간병인에게 전화를 해주셨다. 돈이 없어서 사먹지 못하고 참고 있을 때 아이스크림 사먹으라며 돈도 쥐어 주셨다.
 표현과 방식은 투박했지만 분명 나를 자식처럼 사랑하고 계셨다. 아저씨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니 마음의 벽이 눈 녹듯 사라졌다. 지금은 정말 아들처럼 목욕탕을 같이 가서 아저씨 등을 밀어드리고 배고프면 ‘맛있는 것 주세요~’ 하고 아저씨를 찾기도 한다.
  ‘함께’라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힘이 되는 말이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해야 한다. 가족, 친구 혹은, 하숙집 아저씨처럼 가까이에 있는 사람부터 말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마음을 꽁꽁 숨긴 채 외로운 섬처럼 사는 사람이 참 많다. 나처럼 주변 사람들과 마음으로 만나 행복해지면 좋겠다!

신요한(중앙대학교 일어일문과)
3학년으로 본지 캠퍼스 리포터다. 소소한 행복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항상 손에 수첩을 들고 다니며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신요한 캠퍼스 리포터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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