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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여러분의 선택은 병사냐? vs. 장교냐?
김성훈 기자 | 승인 2016.09.05 14:39

‘군대 간다’고 다 같은 군대가 아니다. 국방의 밑바탕이 되는 병사로 입대하는 길도 있고, 부하들을 지휘, 통솔하는 장교로 입대하는 길도 있다. 물론 저마다 일장일단이 있어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병사로 갈까, 장교로 갈까’를 놓고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본 칼럼이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병사로 복무한 이동현_군대는 개성 넘치는 청춘들의 집합소

나는 휴전선 부근을 관할하는 전방부대에서 근무했다. 그래서 우리 소대는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로 들어올 때면 하루 최대 17시간씩 경계태세를 갖춘적도 있다. 게다가 박격포는 얼마나 무거운지…. 몸체만 수백 킬로그램이나 되는 포를 쏘려면 먼저 땅을 파고 포판을 설치해야 한다. 여름이라면 땅을 파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땅이 꽁꽁 얼어 붙은 겨울에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군대가 좋은 것은 힘든 일거리나 작전이 주어져도 함께할 전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명령이 내려오면 복종하는, 이른바 상명하복上命下服이야말로 군인의 본분 아닌가. “이왕 해야 하는 일, 다 같이 힘을 모으자” 하고 서로를 독려하며 으쌰으쌰 해치워버리곤 했던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물론 군대가 늘 이렇게 분위기가 좋을 수만은 없다. 혈기왕성한 남자들 끼리 생활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부딪히고 다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부대끼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쌓이고 전우애도 깊어진다.
 병사로 복무할 때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한데어우러져 생활한다는 점이다. 우리 부대만 해도 북경대나 UCLA 등에서 유학을 하다 온 사람부터 연예기획사 연습생으로 활동하다 온 사람, 휴대폰 판매원을 하다 온 사람 등 출신이 다양했다. “야,너는 사회에서 뭐하다 왔냐?” 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참 재미있고 금방 마음이 통한다. 또 좋은 간접경험도 된다. 사회에서라면 나와 성격이 맞지 않은 사람은 피하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군대에서는 싫은 사람과도 얼굴을 맞대고 함께 생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던 사람도 막상 겪어보면 저마다 독특한 맛과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처음부터 리더는 없다. 리더가 되려면 먼저 아랫사람이 되어 봐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리더가 되었을 때 아랫사람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말이나 행동을 하면 저 사람의 기분이 어떻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굳이 장교가 아니라 병사로 복무하면서도 리더0가 될 준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동현은…
입대시기 핀란드 메트로폴리아대 2학년 때 부대 및 보직 육군 열쇠부대 전투지원중대 박격포병 복무기간 2014년 7월~2016년 4월

장교로 복무한 김만재_장교가 되면 리더십이 보인다
‘병사와 간부가 같은 일을 한다면 계급을 나눌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군에 있을 때 상급자께서 책임감을 강조하며 자주 하시던 말씀이다. 일과시간에 할 일을 다 마치지 못했다면 퇴근을 미루고 밤을 새더라도 어떻게든 끝내야 한다고 하셨다. 책임감과 통솔력을 배우고 싶어 학사장교로 입대한 내게, 그 말씀은 큰 교훈이 되었다. 물론 그 상급자의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내가 군생활 하며 터득한 가장 큰 교훈은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군대든 어떤 조직이든 저마다의 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구성원도 사람인 이상 각자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생각을 조율함으로써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려갈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나 역시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중대원들과 함께 유도탄 사격훈련에 참가했던 적이 있다.
두 달 전부터 중대원 모두가 밤잠을 줄이고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준비한 끝에 훈련 당일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켜 격추할 수 있었다.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우수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 못지않게 투철한 안보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병사들을 통솔하는 장교라면 병사들보다 생각이 앞서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가 필수다. 평소 교범을 꾸준히 읽고 연구함으로써 비상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멋진 장교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묻고 의심하고, 확인하고 인정하라’라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 대한민국 장교라면 누구나 소정의 교육을 받고 자대로 오지만, 이론과 현장은 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계급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게 묻고 배워야 한다. 내가 아는 게 정말 맞는지 의심하고, 무엇이 정확한 것인지 확인하고, 잘못된 것은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계급에는 상하가 있어도 사람에는 상하가 없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면 모두에게 신임을 얻는 장교가 될 것이다.

김만재는…
입대시기 한국해양대 졸업 후 부대 및 보직 공군 방공유도탄부대 중대장, 통제 담당 복무기간 2013년 9월~2016년 5월

장교에 지원하기 전, 이 정도는 알고 가자 장교 생활은 곧 리더십 아카데미다

소·중위는 7급 공무원이다
사관생도나 사관후보생, 장교 후보생이 장교로 임명되는 것을 ‘임관任官’이라고 한다. 사관학교를 나왔건, 학군ROTC이나 학사사관·여군사관·전문사관 과정을 거쳤건 임관하면 소위 계급을 부여받는다(군종이나 의무 등은 예외). 임관한 지 1년이 지나면 중위로 진급하는데, 소위와 중위는 특정직 공무원으로 7급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28~36개월의 의무복무 기간 동안 받은 급여를 알뜰하게 모으면 제대할 때까지 약 3천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장교 후보생 선발이 괜히 치열한 게 아니다.
 선발절차는 육·해·공군 본부 및 해병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세한 내용을살펴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대로 학군·학사·여군·전문사관 등 다양한 임관경로가 있으며, 전문사관 내에도 군의무·법무·군종 등 종류가 다양하다. 대개 필기고사 및 인성검사→체력검정 및 면접→신원조회 등 3단계를 거친다. 최근에는 이화여대·숙명여대·성신여대 등 3개여대에도 학군단이 설치되어 학교별로 30명씩을 선발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여성 리더로서 활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각광받는 추세다.

대학도 군대도 과科가 있다
대학에 진학할 때 자신의 흥미나 적성에 맞는 과科를 선택하듯, 군대에도 과가 있다. 이를 병과兵科라고 한다. 병과란 군대에서 군인이 수행해야 하는임무들을 세분화한 것으로, 육군 장교의 경우 23개의 병과가 있는데, 보병·기갑·포병 등 전투병과와 화학·병기·수송 등 기술병과, 헌병·정훈 등 행정병과, 의무·법무·군종 등의 특수병과로 나뉜다. 각 병과마다 고유의 코드번호가 있는데 전투병과는 1××, 기술병과는 2××, 행정병과는 3××, 특수병과는 4××다.
 병과를 부여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는 대학 때의 전공학과이다. 병과마다 뽑는 인원수는 매번 바뀌기 때문에 1~3지망을 적어낸 뒤 인원수와 지원자수를 비교해 선발한다. 뽑는 인원보다 지원자가 많으면 관련 자격증보유 여부, 교육기간 성적 등도 함께 검토해서 선발한다.
 

지휘관이냐 참모냐, 그것이 문제로다
장교가 되면 부대에서 지휘관 또는 참모역할을 수행한다. 지휘관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부하들을 이끌고 전투를 치르는 사람으로 부대 운영의 성패나 부대원의 신상관리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
 육군을 기준으로 했을 때, 소위 임관 후 첫 보직은 십중팔구 소대장이다. 1개 소대小隊의 병력은 20~55명으로, 학교로 치면 반班의 담임이나 마찬가지다. 중위로 진급한 뒤에도 계속 소대장을 맡기도 한다. 물론 복무기간이 늘어나고 더 높은 계급으로 진급하면 중대나 대대 등 더 큰 부대의 지휘관을 맡게 된다. 참모參謀는 대대급 이상 부대에 있는 직책으로, 지휘관이 부대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좌한다. 부대의인사·재정·의료 등을 담당하는 인사참모, 각종 정보 수집과 군사기밀·보안업무를 맡는 정보참모, 전투계획과 교육훈련을 총괄하는 작전참모, 탄약과 식량 등 군수물자를 책임지는 군수참모 등이 있다. 중위로 진급하면서 참모를 맡는 경우도 많다. 예비역 육군 중위이자 <ROTC 가이드북>의 저자 한동협 씨에 따르면 ‘지휘관의 가려운 부분을 찾아 신속히 긁어주는 참모’가 훌륭한 참모다. 부대장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지시사항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서로 돕고 존중하는 장교와 부사관!
부사관은 장교와 병 사이에 있는 직업군인이다. 초임 하사가 아닌 이상 웬만한지휘관 못지않은 세월을 군에서 보냈기에 부대 내·외부 사정에 훤할 뿐 아니라 경험도 풍부하다. 그 노하우를 살려 장교가 부대를 원활하게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군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부소대장이나 행정보급관 등의 보직을 부사관이 맡는다.
 계급상으로는 장교가 부사관보다 높지만, 그렇다고 부사관을 무시하거나 하대해선 안 된다. 나이만 봐도 이들은 소·중위 등 초급장교보다 많다. 장교는 장교대로 부사관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존중하고, 부사관은 부사관대로 상관인 장교를 존중하면서 힘을 합쳐 부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람직한 장교와 부사관의 모습이다.

김성훈 기자  kimkija@ito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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