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문화캠프 3,200명의 움직임은 언제나 질서정연하고 절제된 멋이 있었다. 술과 담배 없이도 충분히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고 진정한 우정도 쌓게 된 캠프 현장, 2주간 교사와 학생이 일사분란하게 서로 단합이 잘된 팀을 찾아 인터뷰를 했다.

Q.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나 소감을 이야기해주세요.
그랑가 로거(르완다, 22) : 학교 대표로 한국에 와서 직접 월드문화캠프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개막식을 부산 해운대 해변에서 치렀는데, 멋진 야경과 수만 명의 한국 사람들,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공연을 함께 관람했는데 놀라웠습니다. 학교 리더로 평소 어떻게 친구들과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지 고민하고 배우고 싶었어요. 캠프를 참여하며 도시 곳곳을 다니고 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진정한 우정을 경험하고,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맛본 짬뽕은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김치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더욱 건강해지는 것 같았어요.
짜오티엔밍(중국, 30) : 저는 혼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늘 팀에서 벗어날 때가 있어요. 의도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닌데, 원래 행동이 느린 편인데다가 단체 활동을 해야 하니까 항상 팀원들에게 미안했어요. 하지만 저도 모르게 찾아가는 것을 보면 신기했어요. ^^;
김민기(한국, 19) : 저는 고등학교 생활이 답답해서 자퇴를 했는데, 막상 자퇴를 해보니 제가 원하던 삶과 너무 다르게 흘러갔어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미래를 생각해보니 걱정되고 불안해졌습니다. 친구 소개로 캠프를 알게 됐는데 캠프 당일 지원해서 참석했어요. 무엇보다 부교사로 우리 반을 맡은 정주승 선생님이 한번은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제 마음과 너무 같았고 또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떻게 변화됐고 극복했는지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꼭꼭 숨겨두었던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게 됐고, 그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받아준 반 형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가 캠프에서 생각하지 못한 것을 많이 얻어갈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씽련치앙(중국, 22) : 저는 북경에서 두 번째로 큰 요구르트 공장에서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 온 건 처음이에요. 반 친구들과 지내면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껴서 좋았고, 매일 들은 강연을 통해서 문화가 다른 사람들, 낯선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해서 친구가 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영섭 : 중국인 량칭향을 만났을 때 한국 사람인 줄 착각했어요. 한국말로 인사를 주고 받았는데 그 다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외국인인 줄 알게 됐어요. 영어로 어디서 왔는지 물었는데 중국에서 왔다고 해요. 하지만 아쉽게도 서로 영어를 잘 못해서 어색해 자리를 피하게 됐어요. 캠프 개막식이 끝나고 반 친구들이 모여 얼굴을 보니 아프리카 르완다, 중국인 친구들이 있었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라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고 고민도 됐습니다. 다음날부터 친해지는 계기가 있었는데, ‘스캐빈저 헌트’라는 레크리에이션을 해운대에서 했어요. 질문자의 답에 맞는 사물을 찾는 미션이 있었는데 혼자 풀기 힘든 것이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부산 시내를 돌아다니며 찾다보니 서로 어색함이 허물어졌고, 외국인 친구들도 미션을 하나씩 풀면서 신기해했어요. 그리고 팀별 빙고 게임을 했는데 몸을 쓰면서 서로 협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구멍 뚫린컵에 100mL 물을 채워야 하는 게임이 있는데 4mL가 모자랐어요. 비옷이 생각보다 걸리적거려서 마지막에는 입지 않고 게임을 하다 보니 승부욕에 불타는 겁니다. 사실 그런 유치한 모습에도 서로 엄청 웃었어요. 우리가 정말 친구가 되어서 뭐든 허물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월드문화캠프 프로그램 중 인상적인 것이 있으면 이야기해주세요.
량칭향 : 저는 항상 지금의 저보다 더 나은 모습을 꿈꿨어요. 하지만 아무리 계획하고 노력해도 작심삼일로 끝나고는 했습니다. 저 스스로는 변하기가 어려웠어요. 매일 저녁 강연을 들으며 왜 내가 늘 작심삼일에 그치고 마는지 마음의 구조를 알게 됐습니다. 제가 계획하는 생각보다 더 강한 부정적 생각들의 유혹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마음은 마음을 통해 흐르는데, 누구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강사님의 이야기에, 제 마음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생각의 절제도 필요한 걸 알고,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리게 됐습니다.
그랑가 로거 : 저는 한국 전통춤인 부채춤이 정말 아름다워서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부채 하나하나가 모여 여러 가지 꽃 모양을 만들어내는데 신기했고 멋졌습니다.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준비한 칸타타 무대는 정말 대단했어요. 무대세트들이 3D처럼 보였고, 다음 공연도 기대됩니다.
서준영 : 돈키호테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바리톤 오바울 씨의 공연이 감동이었어요. 무대 아래서 관객과 호흡하는 장면에서 ‘손에 잡히지 않는 별을 좇을지라도 희망을 놓지 말라’는 노래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이 느껴지는 탁 트인 야외무대에서 오바울 씨의 연기와 성악은 최고였습니다.

Q. 월드문화캠프에서 유익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그랑가 로거 :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과 많은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인종차별 없이 열린 마음으로 이렇게 하나가 되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민기 : 저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아버지와 함께 급식업체에서 일했어요. 그곳에서 요리 연습도 해보았지만 부족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자유롭게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고,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니 아쉽고 너무 그리울 것 같아요.
손민규 : 벌써 헤어질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요. 헤어지면 많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 친구들도 우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의 나라로 한번 방문하고 싶어요.
량칭항 : 반 친구들과 지내면서 1차적인 생각으로 봤을 때 겉모습만 판단하고 친해지는 게 어려웠었는데 막상 마음을 열고 반 친구들과 지내면서 내 생각과 다르게 너무 좋고 잘 대해주어서 한 번보고 판단해야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열고 다가갔을 때 2차적인 생각을 통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느껴야 되는 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김철민 : 저는 모여서 공부를 하는 것도 엄청 싫어하고, 공을 차도 혼자 차고, 운동도 혼자 할 정도로 혼자 할 수 있다면 되도록 혼자 하고 싶었어요. 그런 제가 월드문화캠프를 참석하니까 함께 지내면서 귀찮고 부딪히는 일도 있지만 강연을 들으면서 요즘 사람들이 내면이 연결되어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부딪치는 부분도 있었는데 마인드강연을 들으면서 요즘 사람들은 기계하고 많이 친하다 사람의 겉모습하고 내면의 모습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의 내면이 연결이 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거 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마음이 연결되는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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