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토플러가 아내와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 ‘토플러 어소시에이츠(Toffler Associates)’는 29일 성명을 통해 토플러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회사는 그의 별세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토플러는 전 세계인에게 가장 유명한 미래학자로 ‘미래의 충격’ ‘부의 미래’ ‘제3의 물결’ 등의 저서를 통해 인류 사회의 흐름을 예측했다. NYT는 토플러가 유전자 복제, 개인용 컴퓨터(PC)의 파급력, 인터넷 발명, 재택근무 등 인류에게 큰 영향을 준 변화를 예견한 미래학의 권위자라고 평가했다.

토플러는 한국에 특별한 유산을 남겼다. 지난 2001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위기를 넘어서: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른바 ‘토플러 보고서’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19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겪은 이유는 90년대 초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됨에 따라 한국의 산업화 시대 경제발전모델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더 이상 산업화시대 경제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적인 지식기반 경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 그 선택은 현재의 모든 한국인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년 동안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인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타인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다. 선택은 다름 아닌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종속국가(dependant country)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도국가(leading country)로 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라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토플러는 이렇게 말했다. “도약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경제시스템인 지식기반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 등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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