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7일 옥시 본사 압수수색 당시 사측의 과실을 뒷받침할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1995년 독일의 볼프교수가 옥시 측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였던 'preventol R80'(프리벤톨 알80)에 대해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고 전한 서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옥시 측이 문제가 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에 대해서도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옥시 측은 ‘프리벤톨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는 내부에 부유물질이 생성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자 2001년부터 살균제 성분을 PHMG로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옥시 연구소의 최모 선임연구원 등을 상대로 흡입 독성 실험을 누락한 이유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현우 옥시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들이 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억여원에 달하는 실험 비용을 아끼고 신제품을 빨리 출시하기 위해 실험을 생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대표는 그러나 "PHMG가 인체에 유해한 줄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옥시 제품 소비자 불매 운동이 확산돼 옥시의 생활용품 매출이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고도 실험 결과를 조작·은폐한 정황이 포착되자 소비자들이 옥시 제품 전체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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