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탈출하기2_단순함이 자제력을 키운다

인지심리학의 창시자로 MIT와 하버드대 교수를 지낸 조지 밀러George A. Miller 박사는 1956년 ‘Magical Number Seven Plus, Minus Two마법의 숫자 7±2’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크기의 도형들을 보여주고 크기순으로 그 도형들에게 숫자를 매기게 했다. 도형이 7개일 때 까지는 순서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했지만, 7개가 넘어설 경우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는 인간이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7±2, 즉 5~9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마법의 숫자 7’의 원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이라는 책들이 가장 흔한 예다. 전화번호는 대개 지역번호 (또는 010~019 등 통신사 번호)+국번+끝자리로 구성되는데, 이 중 지역번호를 빼면 일곱 또는 여덟자리 숫자가 남는다. 뛰어난 소설이나 드라마 작가들은 중심인물을 7명 내외로 설정하고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7명이 넘어가면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자제력’도 인지능력에 속한 능력이다.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바바 시브Baba Shiv는 인간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165명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두 자리 숫자(예:91)를, 다른 그룹에게는 일곱 자리 숫자(예:4267835)를 알려주고 이 숫자를 기억하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했다. 이동하는 통로에는 달콤하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초콜릿 케이크와, 많이 달지는 않지만 건강에는 유익한 생과일이 놓여 있었다. 학생들은 둘 중 하나를 원하는 대로 집을 수 있었는데, 일곱 자리 숫자를 외운 학생들이 두 배나 많이 케이크를 집었다고 한다. 인지적으로 조금만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우리의 뇌는 그 과제를 처리하는 데 벅차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올해는 공부를 열심히 해 학점도 올리고, 어학시험 점수와 자격증도 갖추는 건 물론, 건강에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거야. 그리고…’ 식으로 새해를 맞아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분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일 년 동안 좋은 습관 한 가지만 터득하고 나쁜 습관 한 가지만 버려도 그 일년은 알차게 보낸 해’라고 말하는 CEO도 있다. 습관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습관이 얼마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일깨워주는 한마디다.

새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 이용시간 줄이기를 제안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거리에는 스마트폰 삼매경에 푹 빠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눈으로는 기사를 검색하고, 귀로는 음악을 듣고, 손으로는 쉴 새 없이 메시지를 보낸다. 때로 멋진 광경이 보이면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쏠려 있던 집중력이 공부나 업무로 되돌아오는 데는 만만찮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이렇게 우리의 소중한 2016년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스마트폰을 조금만이라도 멀리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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