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난민들이 착용했던 구명조끼 1만4천여개로 독일 베를린 도심에 위치한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을 뒤덮은 설치미술 작품을 공개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한 난민들이 실제로 착용했던 구명조끼들로 이 건물의 웅장한 기둥 6개를 장식했다. 작가는 “바다 건너 유럽으로 향한 중동 난민들의 고난을 알리기 위해 작품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유럽 난민 사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달 초에는 지난해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 살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을 따라 해 주요 외신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에 설치된 작품(출처=아이웨이웨이 SNS)
▲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에 설치된 작품(출처=아이웨이웨이 SNS)
지난달 말에는 덴마크의 난민 귀중품 압수 결정에 항의해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진행 중인 개인전을 취소하고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모조리 철수시켰다. 당시 덴마크 의회는 난민들의 소지품 중 1만 크로네(174만원)를 초과하는 귀중품을 경찰이 압류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이웨이웨이는 중국 정부의 강압 통치에 맞서온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다. 세계 미술 평론가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을 만큼 예술가 정신이 투철하다. 2005년부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에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08년에는 쓰촨성 지진으로 사망한 초등학생 5000명을 상징하는 책가방들로 독일 뮌헨의 미술관인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 설치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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