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탈출하기

 
 
사회심리학자로, 플로리다주립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F. Baumeister는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초콜릿쿠키를 굽는 냄새가 가득한 실험실에 67명의 사람들을 불러놓고, 일부에게는 초콜릿쿠키를 맘껏 제공하고 나머지에게는 초콜릿 대신 무를 맘껏 먹게 했다. 그리고 30분 뒤 수학문제를 풀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초콜릿쿠키를 먹지 못하고 참아야 했던 사람들은 맘껏 먹은 사람들에 비해 수학문제를 푸는 것을 어려워했고 포기하는 비율도 높았다. 이 실험은 인간이 욕구를 절제할 때마다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이처럼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두 가지 새로운 계획을 세워 지켜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아직 내 몸에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 잡지 않은 일을 할 때면 뇌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뇌는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산소와 영양의 20%를 혼자서 소비한다. 어떻게든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뇌는 변화하기를 싫어한다.

▲ 제임스 후퍼
▲ 제임스 후퍼
이처럼 완고하고 게으른 뇌를 속일 수는 없을까? JTBC ‘비정상회담’의 미남패널이자 모험가인 제임스 후퍼는 ‘마이크로 어드벤처micro adventure’ 즉 일상 속의 작은 모험을 제안한다. 운동을 새해계획으로 잡았다면 하루 30분씩 운동장을 돌거나 헬스장에 다니는 등 거창한 일을 하는 대신 일상에 운동하는 습관을 덧입히라는 것이다.

 
 
학교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 때 한 정거장 앞서 내려 걸어가거나, 휴식을 취할 때면 스마트폰을 하거나 TV를 보는 대신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뇌가 운동에 대해 거부감을 덜 느끼기 때문에 훨씬 힘을 적게 들이면서 운동하는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하는 운동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연세대학교 체육교육과 서상훈 교수는 ‘운동은 시간 내서 하는 것, 특별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5~10분 정도 걷기만 해도 심폐지구력이 향상되고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운동생리학의 최신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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