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도 전문성도 No! 이제는 도전정신의 시대다

2011년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으로 코스타리카에서 활동했다. 출국하기 전, 내 마음은 ‘나는 무엇을 하든 얼마든지 잘할 수 있어’ 하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해외봉사단 활동 중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간단한 청소 하나도 두세 명이 힘을 합쳐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 스타일대로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런 나를 지켜보던 다른 단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우리 7명이 같이 일하다 보면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거야.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더 크고 멋진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서야 ‘나는 무엇을 하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혼자 일하면 자기 한계 내의 일밖에 할 수 없다. 여럿이 힘을 합치면 보다 큰 일, 새로운 일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의 시작임을 알았다. 이 가르침은 이후 내 학교생활, 대인관계에 교훈이 되었고, 취업을 준비할 때도 큰 지침이 되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면 ①자기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②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할 수 있고, ③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전략적으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졸업을 앞두고 3월부터 여러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했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한 곳에도 원서를 넣었다. 지원자 모두 만만찮은 실력과 스펙을 갖추고 있으며, 해외파도 상당수인 유명 회사였다.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자기소개로 1차 인성면접을 시작했다. ‘저는 문제해결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납니다’라고만 이야기했다면 다른 지원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역량이 부족합니다.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무를 처리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약점을 스스로 들춰내는 것 같았지만, 막연히 ‘열심히 하겠다’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기를 계발해 회사에 기여할지 포부를 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끝으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 ‘마지막 한마디’ 시간. 컨설팅업무는 강도가 높아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함께 면접을 본 지원자들도 체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

“전 체력이 강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해외봉사를 하며마음이 육체의 피곤을 이긴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밤새 공연을 연습하고 문서작업을 해도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전해줄 것’이라는 마음에 지칠 줄을 몰랐습니다. 컨설팅을 향한 열정과 배우려는 마음이 피곤을 이길 힘을 줄 겁니다.” 면접관들도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런 마인드를 토대로 2차 역량 면접, 3차 최종 면접까지 모두 통과해 합격할 수 있었다.

 
 
기업마다 인재상은 다르지만, 결국 뽑고 싶은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들 한다. 내 생각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란, 부족함을 인정하되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선후배와 힘을 합쳐 이를 채워가는 사람이다. 입사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다. 그런 부족함이 나를 더욱 도전적으로 살게 한다.

글 | 김지영(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현재 회계법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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