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혁 쌤의 취업X파일

구직자라고 다 같은 구직자가 아니다. 가장 여유가 있으면서도 가장 여유가 없는 구직자가 있다. 바로 이직 준비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옛날과 달리 최근 회사에서는 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 더불어 이직과 관련해 헤드헌터라는 직업도 뜨고 있다. 취업 컨설턴트 조민혁과 함께 이직 꼼꼼하게 준비해보자!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만족스럽게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은 경우, 아마도 이 경우의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 정말 힘들게 일하지만 연봉이 적고, 그렇다고 박차고 나오자니 재취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경우. 세 번째 이미 회사를 나온 경우입니다. 대안 없이 무조건 나온 사람은 취업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결정은 여러분들의 몫이지만, 항상 강조하는 것은 혼자 답을 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취업 상담을 받을 때는 숨기는것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어야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1. 공기업 인턴 경험을 쓸지 말지 고민하는 K사원(여)
Q. 1년 정도 회사에 다니다가 재작년 12월에 그만두었습니다. 여자는 나이가 중요해서 조금이라도 일찍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에는 제 전공과 관련 없이 계약직으로 4개월간 공기업에서 인턴을 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과 공기업에서의 인턴경험이 서로 연관성이 없다 보니 경력을 써야 할지, 쓰더라도 면접관이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A.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을 쓰지 않으면 재작년 12월 이후로는 경력에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여성분들은 공백기가 1년 이상 길어지면 서류 전형에서 많이 떨어집니다. 공백기가 긴 여성은 뽑아도 얼마 있지 않아 또 그만둘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이 공기업 인턴 경험에 관해 물어보면 ‘공채가 다 끝난 마당에 일단 경력을 갖는게 맞을 것 같아서 관련된 분야는 아니지만 인턴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인턴으로 일해 봤자 제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만두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잘 보이려고, 면접관을 설득하려고 억지로 포장하면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집니다.


2. 직장 상사 때문에 힘든 H대리(여)
Q. 지금 다니는 회사로 이직을 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팀장님이 새롭게 바뀌면서 회사생활이 힘들어졌습니다. 팀장님께서 갑자기 제 직무도 바꾸시고, 보고서를 드리면 이유 없이 거절합니다. 저를 인정해주지 않는데 힘이 듭니다. 제가 이런 조건 속에서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이직하려고 합니다.
A. 그런 사유로는 재취업을 못하죠. 한마디로 상사가 나를 받아주지 않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자신이 생각했던 회사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어느 회사든 막상 다니다 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도 많이 주고, 인간관계도 괜찮은 회사는 존재하지 않아요.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허드렛일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팀장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입사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입사원이 허드렛일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리고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을 바로 인정해주는 회사 또한 많지 않습니다.
동료 때문에 정신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계속 다니세요. 현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에서 최소한 2~3년 정도는 신입사원에게 하기 싫은 일을 시키더라고요. 요즘 회사의 평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에게 하기 싫은, 어려운 과제를 주었을 때 나름 성과를 내어 가져오면 그 다음에는 그 사람이 원하는 과제를 줍니다. 일단 인정을 받을 때까지 회사를 다니는 게 좋지 않을까요?
만약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습성 때문이라면 어느 회사에서 면접을 봐도 떨어질 것입니다. 힘들다고 무작정 회사를 옮기지 말고,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보세요. 헤드헌터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헤드헌터는 주로 매출규모나 회사규모가 작은 회사를 소개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어떤 기준으로 회사의 규모가 작다는 것인가요? 이직이 어려운 이유는 첫 직장에서 생긴 기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직장에 맞추어 눈높이가 정해지니 그 아래로는 가고 싶은 직장이 없습니다. 이직할 회사를 고려할 때 절대평가를 하면 힘듭니다.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직장은 없고, 연봉도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굉장히 적습니다. 왜냐하면 이직에는 금전적인 요소 외의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이전 직장보다 연봉이 적더라도 업무 스트레스가 덜하다든지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많을 수 있잖아요? 회사를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나이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너무 고민하다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면 아예 선택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3. 면접 떨어진 후 자신감 하락 중인 J사원(남)
Q1. 저는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업무를 하고 있으며, 입사 5년차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직 준비를 시작했는데, 1차 실무면접에서 다 떨어졌습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지식이 부족하고, 같은 품질보증 업무에 지원했지만 영역이 달라서 면접에서 떨어진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차 면접에서 팁이 될 만한 사항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A. 5년이나 근무했으면 본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면접에서 떨어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경력 사원으로 뽑히려면 자신의 전공과 지원 분야가 정확하게 들어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원 분야가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이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의 성향이 회사와 맞지 않거나 면접에서 이직 사유에 대해 부족하게 답변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사원을 뽑을 때는 지원자의 재무적 효과를 입증할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만 있다면 면접에서의 답변이 부족하더라도 채용을 많이 합니다. 특히 IT 분야는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많기 때문입니다.

Q2. 1차 면접에 다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함께 떨어지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올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직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 면접에서 떨어지면서 아마도 심리 상태가 조금 위축됐을 겁니다. ‘이전 직장에서 내가 적응하지 못했거나 사고를 쳤다고 면접관이 나를 의심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당연히 처음에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요즘 ‘올드 루키(다른 직장에서 경력을 쌓고 재입사하는 경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입사원보다는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경력이 있다는 것이 분명히 장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직하는 것을 자꾸 포장하려 하면 오히려 득이 되지 않습니다. 또 팀장이나 임원급 사원을 선발하는 경력 사원 채용이 아니어서 지원자에게 기대하는 수준도 높지 않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면접관이 이직 사유를 묻기 전, 자신이 먼저 자기소개에서 퇴사한 사유를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4. 2년의 공백기를 메우고 싶은 D씨(남)
Q. 저는 직장을 그만둔 지 2년 됐습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하여 2년 동안 공정관리에서 일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산업분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공정관리를 하면서 배운 것을 강점으로 보여주고 싶은데, 다른 산업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어서 어떻게 보여줄지 모르겠습니다.
A.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니 회사가 본인의 자질에 대해 검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조사했는지를 검증할 것입니다. 어떤 업종이 있고 또 그 업종에서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조사하고 준비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건 2년의 공백기입니다. 왜 공백기가 생겼고, 이전 직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면접관이 질문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백기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부분이 정리된다면 나이와 전공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10월 전까지 면접 준비를 끝낸다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러 다니세요.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전 직장에서 불만족했던 부분을 잘 정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면접관도 자신의 이력과 이전 직장에 대해 부정적이고 떳떳하지 못한 지원자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지난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리를 해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면접관들은 고도의 기술로 여러분들의 복면을 벗기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정리를 하지 않고 면접에 서면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실토하게 되어있습니다. 전 직장에 대해서 긍정적인 부분을 꼭 정리해보세요!^^

 

 
 

5.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이 안 된 O사원(남)
Q. 작년 하반기에 채용을 전제로 인턴을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면접 때 면접관이 ‘왜 당신은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안 됐습니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 때문에 면접관이 색안경을 끼고 저를 바라볼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는지 명확한 원인은 알아야 합니다. 역량은 충분했지만 성실하지 못해서 떨어졌을 수도 있고, 열심히 했지만 역량이 부족해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다는 점을 어필하면 호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원인을 모르고 노력도 안 했다면 또 떨어지겠죠.
면접 결과는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이 회사가 나를 좋지 않게 생각 한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도통 문제의 원인을 모르겠다면 ‘내 생각에는 이런 게 원인인것 같아’ 하면서 나름대로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합니다.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되지 않았다고 면접에서 떨어뜨리는 회사는 없습니다. 우선 표정을 밝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6. 지금도 좋지만 다른 분야로 도전해보고 싶은 Z대리(남)
Q. 저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외국계 물류회사 영업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불만은 없지만 더 좋은 회사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영업직이지만 물류 업무에 한정되어 있는데, 다른 산업의 영업직으로 이직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경력기술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도 궁금합니다.
A. 다른 산업의 영업직으로 이직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 친구는 식품회사에서 보석회사로 이직했습니다. 분야가 전혀 다른데 어떻게 이직했냐면, 이 친구는 식품회사에서 식품 판매만 한 것이 아니라, 보석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업무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력기술서를 쓸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력과 지원하는 분야가 잘 맞아야 됩니다. 이전 직장에서 했던 경험과 객관적인 성과물들이 지원하려는 회사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7. 이제 이직 준비 시작하려는 B사원(남)
Q.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통관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8개월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사람과 일에 치어서 이직을 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1년은 채우고 나오려고 하는데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통관 업무 말고 크게 물류 업무 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A. 두 업무의 차이가 있지만 같은 업종에서 근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8개월 정도의 경력이라도 꼭 쓰시길 바랍니다.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채용시장에서 이직자들에 대해 관대해졌다는 것입니다.
경력을 쓰는 것이 오히려 흠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자신의 경력에 당당했던 사람들이 합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자신의 경력을 십분 활용하라고 조언 드립니다


도움말 | 조민혁

한국외대 법학과와 연세대 GMBA를 졸업하고 2006년에 POSCO 채용팀에 입사하여 발표면접, 토론면접 등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현재 (주)윈스펙 아카데미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스펙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꿈과 비전을 잃고 방황하는 이 땅의 수많은 구직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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