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오르기 전 무대 위 사막엔 아리랑 글자가 휘날리듯 일렁인다. 마치 세찬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억새풀같은 민족혼이 퍼져나가는 듯하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마음에 한이 맺힐 때도 불렀던 아리랑. 무대 위에 퍼지는 아리랑은 그렇게 아픈 역사를 어루만지고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잡으며 민족의 희망의 정신과 위대함을 노래한다.

날짜 9월 5일까지
시간 화-금요일 8시 / 토요일 3시, 7시 30분 / 일요일 2시, 6시 30분
장소 LG아트센터
문의 02-2005-0114
티켓가격 VIP석 130,000원 R석 11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12권에 이르는 조정래의 장편 대하소설 <아리랑>이 뮤지컬로 탄생했다. 3년에 걸쳐 기획된 이 공연은 방대한 원작소설 중 감골댁 가족사 중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로 재편되어 무대에 올랐다.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의 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로, 지울 수도 없고 지워서도 안되는 응당 마음에 기억해야 할 한이 담긴 우리나라의 역사를 그려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흥이 날 때도 고통스러울 때도 부르던 민족의 희로애락이 담긴 아리랑이 퍼져나가면 관객들의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공연을 보고 나면 한국인이라면 역시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뮤지컬이 제맛이란 마음이 든다.
19인조 전통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어쿠스틱한 선율로 전해지는 아리랑은 더욱 친숙하게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다. 그리고 현시대의 춤의 흐름에 우리 민족의 역사를 춤사위로 녹여냈다. 무대는 한국의 미를 잘 살려내었다. 마치 한복의 미가 느껴지는 듯한 무대는 아리랑과 잘 어우러져 30개가 넘는 장면 체인지에도 불구하고 끊김없이 이어진다. 희로애락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듯한 무대조명은 절제미를 표현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을 극대화시켜주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표현한다. 의상 또한 당시의 한국과 일본의 의상이 섬세하게 재현되어 관객을 완벽하게 과거의 시대로 데려가준다.
 
 
 
 
뮤지컬 <아리랑>은 12권의 소설을 극본안에 담는 것으로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3년에 걸쳐 완성된 대작 아리랑은 ‘그것이 바로 우리 민족 정체성의 뿌리이고 핵심이다’라는 작가 조정래의 말처럼 식민지배하를 극복하고 살아냈었던 역사를 바라보며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단결하고 응집시키는 큰 역할을 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연출 고선웅과 배우들 또한 뮤지컬 <아리랑>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애국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 어느때보다도 더욱 그들의 연기혼의 진심이 느껴지는 듯 하다.
양반출신 송수익 역에는 서범석과 안재욱이,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닌 양치성 역에는 김우형과 카이가, 한국의 강한 여성을 나타낸 방수국 역에는 윤공주와 임혜영이, 감골댁 역에는 김성녀가, 평범하지만 큰 아픔을 가진 차득보 역에는 이창희와 김병희가 무대 위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열연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