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경청 마인드

얼마 전 막을 내린 제5회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Minister of Youth World Forum)’의 조직위원회에서 일을 맡아 진행하며 포럼에 참석한 세계 각국 장·차관들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었다.
7월 16일, 해운대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개최된 이번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은 20여 개국 청소년 관련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해 인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며 협력의 장을 만드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 행사를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했고, 연합뉴스, MBN 같은 언론에서도 포럼 당일은 물론 장·차관들의 국회 방문과 같은 일정들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에서 3년째 일을 하며, 지난 2년간은 업무를 파악하고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올해에는 ‘저 분들은 어떤 마음의 세계를 가지고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한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책임지고 있을까?’ 하는 물음을 가지고 그분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제5회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에 참석해 국회를 방문한 잠비아 청소년체육부 빈센트 음왈레Vincent Mwale 장관.
제5회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에 참석해 국회를 방문한 잠비아 청소년체육부 빈센트 음왈레Vincent Mwale 장관.
장관포럼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잠비아의 빈센트 음왈레Vincent Mwale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단에 올라 부산시장 초청 오찬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부산시장 초청 오찬 때 부룬디에서 오신 장관님이 부산시장께 전통 공예품을 감사의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런데 시장님은 부룬디 장관님께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선물을 부산시에 주시는 겁니까? 저 개인에게 주시는 겁니까?’
그 말을 들으며 부산시장의 마인드가 아프리카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보통 아프리카 사람들은 선물을 받으면 당연히 자기 것으로 여기는데, 시장님은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시장님의 이런 마인드가 부정부패가 만연한 아프리카에 꼭 필요한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잠비아 장관의 연설을 들으며 적지 않게 놀랐다. 얼마든지 그냥 지나칠 수있는 말 한마디에서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자세를 발견하고 나아가 배우고자 하는 낮은 마음이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한국도로공사교통센터를 둘러보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교육과학부 베르나르 시미띠Bernard Simiti 장관(앞줄 오른쪽).
한국도로공사교통센터를 둘러보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교육과학부 베르나르 시미띠Bernard Simiti 장관(앞줄 오른쪽).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베르나르 시미띠 Bernard Simiti 교육과학부 장관은 포럼을 마친 다음날 있었던 대한전선 산업시찰에서 메시지를 전했다.
“에너지 없이 나라의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에너지는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는 전선을 통해 전달됩니다. 저는 포럼 기간에 전기가 전선을 통해 흐르듯 우리도 마음과 마음이 연결될 때 힘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이곳 대한전선은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선을 만드는 곳이니 대한민국 발전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고, 또한 그런 의미에서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게 됩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장관의 메시지를 들으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깊이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단지 청소년 문제를 물질적이고 행정적인 일이 아닌 마음의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많은 장·차관들은 하나 같이 그들을 오늘날 이 자리에 있게 한 특별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상대방에게서 배우고자 하는 낮은 마음,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으로 듣는 경청의 자세…. 장관이라는 높은 직책과는 상반된 그들의 마음을 엿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이런 마음들이 다음 세대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필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목화씨 하나가 문익점에 의해 들어오게 되고 이 작은 씨앗으로 인해 우리 민족의 겨울이 따뜻하게 되었듯, 자신에게 없었던 마음 하나를 배우고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삶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독자들도 장관들의 메시지에 담긴 낮은 마음, 경청의 자세를 각자의 마음에 이식해 보길 바란다.


최은성
월간 <투머로우> 기획이사로 마케팅 및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타고난 친화력과 집요한 섭외력을 지닌 그는 이번호에서 제5회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에 참석한 잠비아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장관들의 경청의 마인드에 대해 기고해 주었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이메일 coolces@naver.com로 문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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