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9시 52분 37초(한국 시각). 지구로부터 48억㎞가량 떨어진 태양계 끝에서 보낸 신호가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제센터에 도착했다.

무인(無人)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가 명왕성 탐사를 무사히 마쳤다는 보고였다. 2006년 1월 지구를 떠난 지 9년6개월 만이었다. NASA 과학자들은 이 신호에 '집에 전화 걸기(Phone Home)'란 이름을 붙였다. NASA의 뉴호라이즌스 비행 책임자 글렌 파운틴은 "오늘 우리는 뉴욕에서 골프공을 쳐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골프장에 홀인원을 시킨 것과 같은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뉴호라이즌스는 미지(未知)의 존재였던 명왕성의 실체를 밝혀내고 있다. 명왕성에 근접해서 보내온 사진에서는 붉은색인 명왕성의 남반구에 폭이 2000㎞에 이르는 밝게 빛나는 '하트' 모양의 지형이 보인다.

NASA는 이 지형이 영하 230도의 명왕성 표면에 얼어붙은 가스 얼음 덩어리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행성이 둥그런 원 궤도를 도는 것과 달리 명왕성은 찌그러진 타원 같은 형태로 태양을 공전한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현재 명왕성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지는 궤도에 있기 때문에 가스 얼음이 녹으면서 점차 하트 모양이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왕성 표면에는 3000m가 넘는 얼음산들이 있으며, 이들이 형성된 지는 1억년 미만인 것으로 보인다고 나사가 밝혔다. 뉴호라이즌스 관측팀의 존 스펜서는 지금까지 들어온 사진 중에는 충돌 크레이터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는 명왕성의 표면이 지구 등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에 비해 매우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왕성 탐사를 마친 뉴호라이즌스는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인 '카이퍼벨트(Kuiper Belt)'를 향해 초속 14~16㎞의 속도로 날아가고 있다. 카이퍼벨트는 태양계 끝에 얼음 덩어리와 소행성들이 거대한 구름처럼 모여 있는 곳이다. NASA는 뉴호라이즌스가 앞으로 1년 정도 날아가면 카이퍼벨트에서 새로운 소행성 등을 만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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